‘산도라지’와 같은 ‘인간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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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라지’와 같은 ‘인간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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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24일)보문산에 올라 느낀 감정

^^^▲ 얼마 전까지 종(鐘)모양의 꽃 모양새를 자랑하던 ‘산도라지’
ⓒ 송인웅 ^^^
도라지만큼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식물이 없는 것 같다. 다년생 식물이다 보니 “100여년 이상 오래 묵은 장생(長生)도라지가 발견됐다”고 언론에 뜨기도 한다. 마치 “100여년 이상 장수하신 노인들이 많다”는 장수마을을 소개하는 것과 진배없다.

“도라지를 심은 땅은 보통 3년이면 땅이 척박해져 수명을 다 한다”고 한다. 인삼 재배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재배지를 옮기지 않아도 100여년묵은 산삼이 또 장생(長生)도라지가 발견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 결국 오래된 산삼과 자연산도라지가 희귀성과 효험에서 각광받는 이유다. 같은 과(科)에 속하는 산삼이나 도라지가 당초 뿌리박은 터를 옮기지 않고도 오래 살아남았다면 “얼마나 많은 영양분을 축적하며 살아남았을까?”를 생각해 보면 “오래된 도라지가 사람에게 얼마나 좋겠는가?”는 두말할 필요 없다.

도라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감기다. 산삼대용이라고 할 장생도라지는 특히 기관지 질환에 좋은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도라지에 풍부하게 함유된 사포닌이란 성분 때문이다. 사포닌 하면 인삼과 산삼이 생각날 것이다. 도라지 역시 사포닌이 풍부하다.

이러한 도라지는 양지바른 산기슭에서 잘 자란다. 산의 남쪽 7부 능선의 인적 드문 길을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며 걷다보면 마주보며 3-4개의 잎이 나 있다. 대개 하나가 발견되면 그 주위에 많이 퍼져 있다. 즉 씨(種)로 퍼진다. 그러나 간혹 혼자만이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도 간혹 독불장군이 있는 이치와 같다.

^^^▲ 점차 노란색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는 산도라지
ⓒ 송인웅 ^^^
^^^▲ 거의 노란색옷으로 갈아입은 산도라지
ⓒ 송인웅 ^^^
^^^▲ 점차 노란색 옷은 떨어지고 겨울잠을 자기 시작할 산도라지
ⓒ 송인웅 ^^^
얼마 전까지 종(鐘)모양의 꽃 모양새를 자랑하던 ‘산도라지’도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가도 한낮에는 더운, 전형적인 가을 날씨가 되면 옷을 갈아입는다. 옷 색갈이 점차 노랗게 단풍들고 나면 다른 나무들처럼 묵은 옷은 말라서 떨어질 것이다. 그리곤 내년 봄이 올 때까지 잠을 잘 것이다. 봄에 다시 푸르른 싹을 피우기 위해서다.

인간의 일생도 마찬가지다. 한창 좋을 때도 있고 시들어가는 때도 있다. 그리곤 다음을 위해 쉬기도 한다. 그러면서 연륜을 쌓아간다. 연륜이 있는 인생이 대우받듯 몇 년, 몇 십 년을 견뎌낸 장생도라지가 대우받는다. 장생도라지에 말로 표현 못하는 산삼이상의 효험이 생기듯 마음을 비우고 살다보면 어느새 존경받는 어른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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