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 대한 패러디는 어디까지 허용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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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 대한 패러디는 어디까지 허용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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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의 패러디사진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 부시 미 대통령이 렌즈 두껑이 닫힌 것도 모르고 쌍안경을 보고 있다.
ⓒ WIRED^^^
 
 

부시 대통령이 렌즈 두껑이 닫힌 것도 모르고 쌍안경을 보고 있다. 교실에서 책을 읽는 학생들을 멍하니 보고 있지만 상하가 뒤집힌 책을 들고 있다. 로즈장학금을 받고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아이비리그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사가 풀린 듯한 정치지도자들의 모습이다.

이 사진들은 다 진짜일까?

온라인상에 퍼지는 정치정보 중 가짜사진은 다반사로 만들어진다. 섬세한 가공 기술을 보이는 것부터 조잡하고 정밀도가 떨어지는 것까지 여러가지지만, 디지털로 가공된 사진은 정치에 대한 의사표명의 하나로 유행되고 있다.

"정밀한 사진조작은 전체적으로 앞으로도 점차 확대되어 나가는 현상이다"고 패러디 사이트 gwbush.com을 개설한 잭 액스리씨는 말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대통령에 관한 가공된 멀티미디어 작품이 다수 게재되어 있다. 정치적인 디지털 합성사진의 대상으로서 부시 대통령이 가장 잘 다루어지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

부시 대통령이 "촬영된" 사진 중에는 책을 거꾸로 든 모습 뿐 아니라 마리화나의 수연통을 손에 들고 있는 모습이나, 바보도 할 수 있는 정치(Politics for Dummies)를 열심히 읽는 모습, 앨 고어 전 부통령과의 올누드 사진 등도 있다.

스티브 데그리브씨가 친구에게 장난삼아 만든 "W걸즈"는 여체와 부시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묘하게 설득력 있는 사진을 모은 곳이다. "W걸즈"는 지금까지 "에스콰이어"지나 인터넷의 여러 사이트에 게재되고 있다.

"어도비 포토샵"등의 사진 편집 소프트를 이용함으로써 지금까지 없던 현실을 각색하는 일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유권자들에게 다가오는 정보, 그리고 거짓의 정보, 가 늘어남에 따라, 사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은 이제껏 이상으로 곤란하게 되었다. 
 

 
   
  ^^^▲ 책을 거꾸로 들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의 합성사진^^^  
 

데이빗 미켈슨씨는 "도시전설 레퍼런스 페이지"의 개설 멤버 중 한 사람이다. 이 사이트는 이같은 인터넷상의 날조 정보를 바로잡는 중심적 존재가 되어 있다.

미켈슨씨는 의심되는 사진을 분석하여 "애매한 부분, 어긋난 부분", 그 외 "디지털합성의 흔적"을 찾는다. 미켈슨씨가 분석한 사진의 대부분은 언뜻 보기에도 가짜지만 그 중에는 매우 설득력이 있고 진짜인 것처럼 유통될 것같은 것도 있다. 책을 거꾸로 들고 있는 부시대통령의 사진도 그 중 하나다.

gwbush.com의 액슬리씨는, 현실과 허구의 사이의 애매한 영역이 넒어져감에 따라, "수년 후에는 누구나 사진을 무시하게 될 것이다"고 말한다. 미켈슨씨의 의견은 그러나 다르다. "사진합성은, 사진기술이 발명된 이후 계속 행해져온 일이다. (사진을) 믿는 사람이 믿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에 설득력을 갖게 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 의심하는 사람이 사진에 의해 설득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사진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워싱턴 대학의 바바라 워닉교수(미디어비평)은, 저서 "디지털시대의 비판력: 테크놀로지, 레토릭, 공공의 이익" (Critical Literacy in a Digital Era: Technology, Rhetoric, and the Public Interest)에서, "패러디 표현이 전국적인 선거운동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는 일은, 많은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워닝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2000년 미대통령 선거 이후, 선거운동은 "어떤 정보가 항간에 나도는가를 조사하고, 그 정보를 봉인하도록 노력하는 것"에 공을 들이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신중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같은 정보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그것이 바로 부시 진영이 대통령 선거에서 처음으로 저지른 실수였다.

2000년 선거운동 기간 중, 부시 진영은 공격에 사용될 수 있는 인터넷의 도메인명이 대항 세력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많은 도메인을 등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가 없을 것 같은 gwbush.com은 지나쳐버렸다. 액스리씨는 1999년 4월에 반장남 삼아 이 도메인으로 사이트를 개설하고, 풍자적인 뉴스나 인터넷 기사 등을 게재했다. 부시 진영이 가까스로 여기에 주의를 돌린 것은, 마약 사용력이 의심되는 당시 부시 후보를 풍자한 gwbush.com/Amnesty2000.htm 등의 기사를 통해서였다.

 

 
   
  ^^^▲ 바보도 할 수 있는 정치(Politics for Dummies)를 열심히 읽고 있는 부시의 모습^^^  
 

1999년 5월의 기자회견에서 액스리씨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어느 정도까지 허용되는가"라고 질문을 받은 부시 후보는, "자유에도 한도를 둬야 한다"고 난처하게 대답하고, 액스리씨를 "쓰레기 수집가"라고 불렀다. 부시 진영의 변호사는 액스리씨에 대하여 게재 중지를 요구하고, 급기야 미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소했다. 2000년 중반까지 "gwbush.com"는 한 달 30만 방문수를 기록했다.

이 기사에 대해 화이트하우스에 이메일로 커멘트를 구했지만 회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디지털 합성사진이 어느 정도 정치적영향력을 미치는가를 산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나, 이러한 사진은 중상모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CNN의 정치토론프로그램 "크로스파이어(crossfire)"의 사회자이며,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고문이었던 폴 베커러씨는 이메일로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풍자나 패러디 장난은 좋아한다. 그러나, 합성사진을 진짜처럼 퍼뜨리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러한 사진은 패러디가 아니다. 거짓이다." 베커러씨는 덧붙여서, 일부러 합성사진으로 바보처럼 만들지 않아도 "부시 대통령은 이미 현실의 세계에서 어리석은 일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W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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