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정건영 선생, 소설집 '낯선 시간 위에서'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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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건영 선생, 소설집 '낯선 시간 위에서'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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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상흔과 처참함을 대변한 작품

작가 정건영 선생이 소설집 “낯선 시간 위에서”를 펴냈다.

이 소설집에는 표제작 “낯선 시간 위에서”와 “호아글레이·호아글레이”, “굿바이 베트남”, “베트남의 혼령”, “달을 삼키다”, “하노이 통신” 등 여섯 편의 주옥같은 중, 단편이 수록돼 있는데, 제대 무렵 해병대 장교로 월남전 파병에 지원한 작가의 생생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단편 중 “호아글레이․호아글레이”는 전쟁 속의 이별과 그 후의 재회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아홉 살 소녀였던 렁은 비록 육신은 노파를 모습을 하고 있지만 , 전란의 폐허를 딛고 일어서서 아이들의 천진한 웃음꽃을 피워내고 있는 한, 무자비한 포탄의 역경을 이겨내고 싹을 틔어 꽃을 피우고 있는, 바로 그 아름다운 호아글레이로 승화된 채 다시 태어나 있다.

제 33회 한국소설문학상 수상작인 “낯선 시간 위에서”는 전쟁의 참상과 그 후유증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와 흥미를 유발시킨 수작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인 이덕화 선생은 ‘여행 중, 중간 중간 인물들의 개인 삶의 이력을 곁들이는 서술과정, 여행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 가벼운 흥분 속에 인물들의 삶이 객관화되면서 타인의 인생과 자신의 인생이 겹쳐지는 과정을 겪게 된다. 김시운의 자살은 역사와 시대가 만들어 낸 인물들의 타자이면서 바로 인물들 자신이다. 작가는 여기에 ‘기시감’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에게 반복되고 있는 역사적 수레바퀴의 역설적 표현이랄 수 있다.’라고 해설하고 있다.

김세창 예비역 대위는 작가와 같은 청룡부대에서 참전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호아글레이·호아글레이”를 여러 번 읽으면서 격한 오열을 참을 수 없었다며 ‘이 작품은 실화이고 화자는 바로 자기’라고 말하면서 ‘이 작품처럼 본인은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당시 아홉 살 베트남 소녀 렁과의 관계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고, 자주 베트남을 방문해 그 가정을 돕고 있는데,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는 한 과정이라고 실토하고 있다. 모범이 되는 휴머니즘이다.

정건영 선생은 작가의 말에서 ‘전쟁은 참혹했습니다. 일례로 짜빈동 전투를 보면, 기습해온 적과의 교전에서 그들의 시체 200여구가 네 무더기로 쌓였고, 교통호는 피로 개울이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시취는 눈이 매울 정도였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찾아볼 수 없는 참상이었습니다. 시체 정리할 때 손·발이 남아돌았습니다. 기지에 침투한 월맹군이 그것을 떨어뜨리고 도주한 것입니다.

총구 앞에서의 무방비한 생명들, 그 총구 앞에서 소설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아무런 역할도 할 수 없지 않은가. 나는 심각하게 번뇌했고, 절망했고, 60년대 70년대라는 도도한 문단의 흐름을 그저 물끄러미 쳐다보며 방관자로서 지내왔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의 무지를 깨달았습니다. 소설의 역할이란 총구보다는 더 근원적이고 심오한 내면에 있다는 본질을 재인식한 셈입니다. 이렇게 방관자가 된 것도 전쟁의 후유증임을 깨달았습니다.’라고 전쟁의 처참함을 대변하고 있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볼 때 누구나 한번 쯤, 월남파병에서 일어난 전쟁의 상흔을 목도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일독을 권한다.

질긴 인연인지 참전 후부터 현재 한국에 온 이주여성들에 이르기까지 베트남과 우리와의 관계는 여러 모로 전생의 인연처럼 지속되고 있다.

정 선생은 천안에서 태어났다. 대전고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81년 <소설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임진강>이 당선, 문단에 데뷔했다.

그 뒤 <가위눌림>, <편안한 잠>, <승계> 등 많은 단편을 발표했으며 <골패>란 문제작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장편소설 <시장의 우상>, <벽속의 풍경화>, 중편소설 <빈 그네 소리>, <공과 색의 그림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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