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대통령^^^ | ||
하지만 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불만 표시는 그만큼 언론시장이 자유화됐음을 의미하고 ‘권언유착’의 고리가 끊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과거 군부독재에서의 ‘언론 탄압’은 이제 ‘언론 자유’로 바뀐 것이고, 지난 정권의 언론과의 밀월관계가 청산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권력자가 언론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있다면, 공개적으로 언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이유가 없고, 과거와 같이 권력과 언론이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언론과 각을 세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노 대통령의 말처럼 ‘권력은 권력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고, 언론은 언론의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이 노 대통령이 바라는 권력과 언론과의 관계이며, 이는 언론 탄압시기를 지나 ‘권언유착’ 관계에서 태동한 보수언론의 진보진영 탄압이 원인이 된 것이다.
보수세력의 진보진영을 죽이려는 ‘색깔론’이나 각종 이념공세가 보수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보수세력의 마음에 안 드는 반대 편 세력에 대한 ‘흠집내기’에 보수언론이 선봉에 섰던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의 언론과의 ‘담쌓기’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과거 언론과의 관계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재정립하지 않는다면, 다음 정권 역시 이 문제로 또 다시 언론과의 각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지금은 분명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의 ‘언론과의 대립각’은 보수언론이 자청한 일
군사정권이 끝나고 김영삼정권이 들어선 이후, 언론과의 마찰이 생겨났다. ‘권력의 시녀’로 기생해온 일부 언론은 문민화라는 자유화 속에 ‘언론 자유’를 강력히 외쳤지만, 여전히 권력에 기생하며 사세 확장에만 힘을 쏟았다.
즉 언론 자유화는 급속히 진행됐지만, 자유는 자율이 되지 못하고 방종으로 흘렀다. 방종은 ‘낮의 대통령과 밤의 대통령’이 공존하는 언론 권력까지를 만들어냈고, 그 언론 권력은 점점 더 썩어갔다.
또한 언론 권력은 보수세력과 ‘이심전심’으로 말을 하지 않고도 서로의 마음을 읽고 있었고, 보수언론은 알아서 보수세력이 원하는 바를 세상에 설파해 나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보수세력이나 보수언론이나 이해관계가 같기 때문이다. 모두 다 기득권 세력이라는 태생적인 공통점이 있었다.
결국 노 대통령으로서는 이러한 그릇된 언론에 대한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중요한 것은 노 대통령의 이러한 관계 재정립이 단순히 노무현정권의 편안한 길을 위해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분명 보수언론이 자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언론도 더 썩지 않으려면 환부를 도려내야 하고, 그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언론의 하향 평준화
노무현 대통령의 대언론 정책은 ‘언론의 하향 평준화’라 할 수 있다. ‘하향 평준화’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시절부터 진행되었다. 인수위 시절 노 대통령은 미국식 ‘브리핑 룸’으로 기자실을 개편했다. 이어 청와대 역시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브리핑 룸’ 전환은 그동안 정부 권력 취재에서 소외됐던 수 많은 중·소형 언론에 취재기회를 제공했다. 일부 거대 언론에 의해 과점됐던 정보가 모두에게 공개됨으로서 굳이 거대 언론을 펼쳐들지 않아도 어디서고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언론의 평준화’인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렇게 모든 언론에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정보에 있어서는 ‘평준화’에 성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 ‘평준화’가 ‘상향 평준화’가 아닌 ‘하향 평준화’라는 것이다.
‘브리핑 룸’에서 일괄적으로 알려지는 대변인의 브리핑이나 몇몇 인사의 공식적인 발언을 제외하고 깊은 얘기를 들을 기회는 점점 차단되고 있다. 기자들 사이에 ‘기자가 아니라, 타이피스트’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이슈를 선점하라
노무현정권의 언론정책 중 하나는 ‘이슈 선점’으로 보인다. 노무현정권도 그렇지만, 신주류 역시 이슈를 먼저 선점함으로써 늘 언론의 중심에 서 있다. 언론 지면을 보면, 사실상 정치에 관한 기사는 대부분 노 대통령과 민주당의 얘기로 채워져 있다.
이는 보수언론이 더 심한 상황이다. 지면을 노 대통령 비판과 최근까지 진행된 민주당 신당 논란으로 거의 채우다시피 했다. 이는 노 대통령과 집권당에 대한 비판을 위한 기사였지만, 결과적으로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국민의 기억에서 실종케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오죽하면 원내 제1당의 대표 경선 과정의 기사들이 ‘집권당의 신당 놀음’에 밀려 제대로 보도조차 안 되는 상황이 되었다. 보수 언론이 노무현 정권과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자신들과 한 배를 타고 있는 세력을 물 속으로 밀어넣고 있는 것이다.
즉 정치분야(본지 9월 14일자)와 마찬가지로 보수세력과 보수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스스로 ‘자충수’를 두고 있다. 앞에서 마구 공격하지만 사실상 얻는 게 없고, 공격에 전력 투구하다보니 내 세력을 돌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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