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 300여명 생존권사수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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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민 300여명 생존권사수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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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철연, 중앙본부 개소식 및 철거민투쟁 승리대회 가져

지난 10월 2일 7개 지역철대위 470세대 주민 1,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정식으로 출범한 빈민해방철거민연대(아래 빈철연, 상임대표 정성래) 소속 회원 300여명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림시장 앞에서 '빈철연 중앙본부 개소식 및 방림시장 생존권사수 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방림시장에 대한 재개발계획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 빈철연 소속 회원 300여명은 22일 오후 도시빈민들의 생존권을 요구하며 3시간 동안 가두시위를 벌였다
ⓒ 석희열^^^
 
 

이날 투쟁 결의대회에서 정성래 빈철연 상임대표는 "빈철연은 기층대중을 중심으로 하는 철거민의 삶 속에서 승리를 담보하는 기층 중심의 조직"이라고 소개하고 "어떠한 경우에라도 승리한다는 신념으로 자본과 권력에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면서 "철거민 등 도시빈민들을 위한 제대로 된 대안세력으로 거듭나겠다"며 기존 전철연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투쟁 결의대회 후 곧바로 방림시장 일대와 거리를 행진하며 3시간 넘게 시위를 벌였다. 거리행진을 마친 300여명의 철거민들이 오후 4시경 방림시장 앞에서 정리집회를 하려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이 길을 비켜줄 것을 요구하며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으나 빈철연측이 집회를 빨리 마무리한다는 조건으로 서로간에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 빈철연 사무실 개소식에 앞서 집회 참가자들이 고사를 지내고 있다
ⓒ 석희열^^^
 
 

이들은 정리집회에서 투쟁발언을 통해 "서초경찰서와 방배경찰서가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를 비호하며 두둔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어떤한 일이 있어도 우리 철거민들은 강철같은 대오로 방림시장을 사수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한 투쟁의 한 길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결의한 뒤 빈철연 중앙본부 개소식 및 현판식에 잇따라 참석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923-6번지 (주)방림산업 내의 방림종합시장에 입주해 있는 상인들의 생존권 투쟁은 지난 93년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 문중끼리의 소유권 분쟁이 불거지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주)방림산업 천금동 대표이사와 7년간의 소유권 분쟁에서 1심과 2심에서 패소한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가 2000년 2월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는 승소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이들 종친회가 같은 해 7월 소유권 이전과 함께 (주)방림산업과 입주 상인들에 대한 대대적인 건물 철거 및 명동소송을 진행하면서 입주 상인들의 기나긴 생존권 싸움이 본격화되었다.

입주해 있던 상가로부터 쫓겨나게 된 상인들은 곧바로 방림상가철대위(위원장 김주홍)를 구성하여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에 맞서 생존권 투쟁에 나섰다. 방림상가철대위는 2001년 12월과 2002년 1월 당시 방배경찰서 정보과장과 서초구청 산업과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천씨 종친회측과 3차례의 협상을 벌였다.

이들은 협상을 통해 △천씨 종친회측은 상인들에게 방림시장을 판다 △상인들이 살 수 없을 때는 상인들이 추천하는 시행사나 건설회사에 팔 수 있다 △방림시장 내 상인들의 임대차 계약기간을 2004년 12월 31일까지로 한다 등의 합의를 이끌어냈다.

 
   
  ^^^▲ 이들은 방림시장에 대한 재개발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방림시장 일대를 오후 늦게까지 행진했다
ⓒ 석희열^^^
 
 

하지만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측이 상인들과의 약속을 깨고 지난 8월 14일 방림시장을 일방적으로 건설회사인 대동글로벌(주)에 팔아넘겼다고 방림상가철대위측은 밝혔다.

방림상가철대위 김주홍 위원장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서로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이 일을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천씨 종친회측과 대동글로벌(주)에서는 강제집행이라는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상인들을 내몰려고 한다"며 "우리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직 임대차 계약서상의 임대기간을 보장해달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방림상가철대위는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는 강제집행을 즉각 중지할 것 △서초구청은 방림시장의 종합대책을 즉각 밝힐 것 △영양천씨 방배동 종친회는 임대차 계약기간인 2004년 말까지 상인들에게 임대기간을 보장해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방림시장 60여개 상가 250여 상인들은 지난 8월 이후 상가를 완전 철시하고 방림상가철대위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강제철거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24시간 밤낮으로 대기하면서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힘든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 이날 집회 후 밤 늦게까지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방림상가철대위 주민들
ⓒ 석희열^^^
 
 

한편 하왕십리 1-4재개발지역의 하왕십리철대위의 한 주민은 "지금 하왕십리 재개발지역 주민 8세대 30여명은 살던 집이 강제로 철거되어 전기와 수도 공급도 다 끊어진 천막에서 집단으로 이 추운 겨울을 촛불로 지새고 있다"며 "가족들도 다 뿔뿔이 흩어져 집집마다 이산가족이 되었다"고 울먹였다.

이 외에도 빈철연 소속 안암철대위, 황학철대위, 도봉철대위, 부천소사철대위 주민들도 길게는 수 년에서 짧게는 수 개월까지 생업을 포기한 채 천막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이들 철거민들의 겨우살이는 어느 것 하나 풍족한 것이 없다. 이 차가운 겨울이 그래서 이들에겐 천형처럼 고달프고 힘겨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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