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동북부의 부동산 개발 선두도시인 다롄시최근 버블 우려에도 블랙스톤이 고급 아파트 건설에 투자해 눈길을 끈다. | ||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추가 압박 예고에도 불구, 큰손들이 연이어 '거액 배팅'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미국의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홍콩 재벌 리카싱 등 국제자본들이 주도하는 '바이 차이나' 붐이 침체된 중국 부동산시장 분위기에 새로운 변수가 될 지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우선 25일 중국 금융투자보(金融投資報) 등은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부동산세 도입이 임박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신문들은 쉬린(徐林)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금융기구 사장이 24일 세제 개혁 포럼에서 언급한 내용을 인용, 이같이 밝혔다. 이 포럼에서 쉬린 사장은 "정부는 부동산세 도입에 대해 계속 연구 중"이라 언급했었다.
그 간 중국 정부는 상업용 부동산에만 가격의 70~90%를 과표로 적용해 1.2%의 재산세를 부과해 왔다. 이 제도가 주거용에 추가 도입될 경우 시장 분위기는 다시 한 번 싸늘하게 식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산세 시범 시행지역으로는 베이징, 상하이, 충칭, 선전 등 4개 대도시를 유력하게 거론해 왔다.
특히 지난 21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는 "6,450만가구에 이르는 미분양 주택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변수"라며 "부동산 가격 인상을 주도하려는 악의적 투기세력들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의 변함없는 시장 압박 의지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외 큰손들은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부동산 대출규제를 강화한 14일 이후 불과 4일 만에 리카싱(李嘉誠ㆍ82) 회장의 청쿵(長江)그룹이 다시 거액의 부동산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청쿵홀딩스가 토지 경매 입찰에 참여, 호만틴(何文田)과 홍함 지역의 부지 2곳을 각각 41억 홍콩달러와 35억1천만 홍콩달러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매입액수도 당초 예상금액인 35억5,000만달러와 22억달러를 크게 초과해 더욱 공격적인 투자로 해석된다. 이같은 점으로 미루어 리카싱 회장이 보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낙관" 그 자체이다.
또한 지난 달 홍콩 정부의 고급 주택부지 입찰 경매에서 난펑개발과 워프홀딩스가 103 마운트 니콜슨 로드 부지를 매입하면서 시장 최고 예상가인 104억 홍콩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최근 낙찰된 부지들은 대부분이 홍콩 내 최고의 고급주택 건설용지들이라는 점이 더욱 눈길을 끈다.
한편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최근 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그레이트 이글의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계약했다. 현재 그레이트 이글은 랴오닝성 다롄시(달리안시)에 4백여 룸의 고급 호텔을 포함한 1천여 채의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최근 블랙스톤은 인도 등 개발도상국에 의욕적으로 투자해 왔으나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롄 지역의 경우 중국 동북에서는 가장 발전한 지역이면서 동시에 최근 부동산 버블 우려가 크게 대두된 투자 유의지역의 하나로 꼽혀 왔다.
이처럼 중국 정부의 초강도 규제와 큰손들의 배팅이라는 '엇박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큰손 투자자들의 거침없는 배팅 행보는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대한 확신을 배경으로 중국 정부의 시장압박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