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엔 이라크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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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엔 이라크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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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벡텔사, 이라크 농업 예산 3.4배 혼자 가져가

 
   
  ^^^▲ 한 이라크 시민이 폐허가 된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 사진/economist.com^^^
 
 

조지 W.부시 미 대통령이 드디어 유엔을 등에 업고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 하고 있다.

그동안 명분도, 정당성도, 합법성도, 도덕성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라크를 침공하고 지난 5월 1일 군복을 입은 채로 에이브러함 링컨호 선상에 전투기를 타고 나타나 보무도 당당하게 주요한 전쟁 종식을 선언했다.

부시의 그러한 전쟁 종식 선언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게릴라전을 유도해낸 꼴이 됐다. 이라크전은 이제 제2의 베트남전이 돼가는 양상이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이라크 전에 관한 미국의 사전 계획이 부실했음이 이미 밝혀졌고 향후 이라크 치안 유지 및 이라크인에게 정부 이양 작업도 설왕설래하고 있는데다 부시의 내년 대선에 가장 큰 골칫덩어리로 등장해버린 이라크를 다룸에 있어 부시가 줄기차게 밀고 왔던 일방주의적 행태가 전혀 이라크에 먹혀들지 않자 이제 다자주의적 틀을 빌려다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 하고 있다.

겉으로는 유엔이 주도하는 듯한 멋진 다자주의 포장지를 뜯어보면 그 속에는 역시 일방주의, 독선이라는 알맹이들이 그대로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다자주의의 포장지 재료로 한국군 파병이 사용돼야 한다고 미국은 한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금 이라크는 콩고보다 소득 낮아

외신을 종합해보면 지금 이라크인들은 자금, 안보 관리를 위한 어떠한 외국군대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일부 임시과도정부에 참여한 파와 그의 지지자들은 미군을 지지하지만, 일부는 미군보다는 유엔군이 좀 더 낫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라크 일반 국민들은 원칙적으로 외국 군대의 이라크 주둔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어차피 미국 주도의 전쟁이 벌어진 만큼 하루 빨리 이라크인들에게 정부를 이양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 이라크는 경제적으로 완전히 황폐해졌다. 1979년 사담 후세인이 정권을 잡았을 때 이라크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호주보다도 더 높은 상태였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10년 가량의 경제 제재조치로, 그리고 이번 이라크 전쟁으로 말미암아 1인당 국민 소득이 아프리카 콩고보다도 낮은 상태로 전락해버렸다. 무엇이 이라크를 이렇게 피폐시켰겠는가.

과거 7년 동안 유엔은 이라크 석유 예산을 집행, 분배하는 역할을 담당해오며 석유-식량 교환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 석유-식량 프로그램도 오는 11월이면 기한이 만료된다. 그러나 11월 만료 이후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어 보이는 것이 문제이다.

미국의 미국을 위한 이라크 재건 계획

부시 미 대통령은 이미 미 의회에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재건 비용으로 870억 달러(우리돈 약 104조원) 승인 요청을 한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 비용 중에서 200억 달러(24조원)는 2004년 말까지 이라크 개발 사업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금에 대한 사용 권한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 물론 미국의 돈이므로 미국이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라크 내각들은 이와 같은 미국의 계획에 심한 비난을 쏟고 이라크 내각은 미국의 그림자 내각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는 찬밥신세가 됐다고 허탈해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예산 (돈의 출처가 어디든 간에)에 대해 이라크인들은 전혀 관계하지 못하게 돼있다. 유엔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2004년도 이라크 예산은 130억 달러(15조 6천억원)가 배정될 것으로 보이며 이 예산의 대부분은 석유 대금에서 사용되고 약 10억 달러(1조2천억원)는 운영비와 관계자들의 임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 예산 200억 달러는 이라크 내각은 손도 못 대고 이라크 주둔 최고 행정관 폴 브레머(Paul Bremer)가 전적으로 예산을 집행한다는 것이다.

이 예산의 대부분은 파괴된 건물 및 사회간접시설(Infrastructure)의 재건에 사용되고, 그 중 66억 달러(7조9천억원)는 전기시설에, 20억 달러(2조4천억원)는 유전시설 복구에 쓰일 것이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폴 브레머가 선택한 미국 회사만이 이라크 미래의 기초를 닦게 한다는 것이다. 이라크 석유는 이라크인에게라는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엔과 유럽연합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반대 주장에 그칠 공산이 크다.

미 벡텔사, 이라크 농업 예산 3.4배 혼자 가져가

이라크는 옛날의 이라크가 아니다. 사담 후세인이 사라진 것만이 달라진 게 아니다. 세계 제2위의 석유자원 보유국이라는 막강한 자본 자원이 있으면서도 아프리카 콩코 보다도 못한 경제적 핍박 속에 처해 있다.

그러나 미국의 관심은 일반 이라크 국민 먹여 살리기보다는 그들의 이익 챙기기에 돈을 쏟아 부을 예정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도 황폐해진 이라크 경제 재건에 나서겠다는 대외적 명분을 말하고 있지만.

이라크 농업은 더할 나위 없이 피폐해져 있다. 미국의 예산 사용 계획을 보면 200억 달러 중 겨우 1%인 2억 달러(2천400억원)만을 농업분야에 쓰겠다는 것이다. 가장 시급한 먹거리 준비에는 미국이 별 관심이 없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대 농장주들의 로비에 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의 대 농장주들은 이라크 농업이 발달하는 것을 그대로 놓고 보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1% 예산은 이라크 농업을 몰살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살펴보면, 이라크 인들은 미국의 재건 계획을 보면서 공포감까지 느끼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건설회사인 벡텔(Bechtel)이 이라크 재건 건수 75건 중 41건인 54.6%를 차지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약 6억8천만 달러(8천160억원)로 이라크 농업에 쓰겠다는 예산의 3.4배를 1개회사가 가져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좀 심하게 말하면 이라크에는 농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국, 이라크에서 분파 조장

지금 이라크에서 미국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반미 감정 등 나쁜 감정은 미국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주장이 많다. 이라크 바트당 당원들은 모든 일자리에서 쫓겨나고 있다.

한 예로 키루쿠크(Kirkuk)지역의 500여명의 민간인들은 교육관계 일자리에서 해고 됐으며, 1300명은 석유업계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무도 그러한 불법 해고나 강제 축출 등에 대한 정식 재판도 할 수 없는 처지여서 먹고살기 위해 분노에 찬 해고자들은 약탈과 강도 짓을 저지르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다.

반면 미국은 폭 넓은 공공사업을 펼쳐가고 있어 내년 말까지는 60%실업이 20%로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테크노크라트들은 미국이 일자리 청소나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행위에 분노를 참지 못한 이라크인들이 터어키로 수출하는 석유 파이프라인을 불사르며 대미 항전을 했고 여러 곳에서 게릴라식 대미 투쟁을 벌이고 있다.

치안 문제도 흐리멍텅한 상황에 머물러 있다 한다. 지금 이라크는 크게 6개 분쟁의 소지가 있다. 종파인 시아파, 수니파, 기독교파 및 민족 문제인 아랍계, 쿠르드 족, 투르크멘족 등 6개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이다. 지금까지 이라크에서는 소수파인 수니파가 사담 후세인의 후광을 받아 권세를 누렸으나 사담이 사라진 후 나머지 종파들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많은 이라크인들은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레바논에서 프랑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미국이 이라크 미래 분파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한다.

현재 이라크에서는 치안 공백이 아주 심해 분파별로 자기들의 생존을 위해 무장을 하고 있다. 이라크 성지인 나자프의 경우 공식 이라크 경찰 2500명 중 오직 400명만이 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치안 공백은 종파별, 민족간 생존 및 권력 대열에 끼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어 6개 분파간 충돌을 막을 장치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로 남아 있다.

상처뿐인 이라크

이라크에서 지금 정치 사다리를 오르고 싶은 이라크 지도자들은 대부분 미국이 임명한 자들로 이라크 일반 국민들은 그들을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제5열 분자(매국노)들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무장 저항단체들은 미국이 사수하고 있는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로켓 추진 유탄 발사기 등으로 게릴라식 총격전을 벌이고 있어 매일 미군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반면에 임시 과도 정부 관리들은 모든 대표단이 흡족할 만한 새로운 헌법 제정에 여념이 없다. 여기에서도 쿠르드 족, 시아파, 수니파 들이 격론을 벌이고 있다. 쿠르드족 대표는 미국 스타일의 연방국가를, 시아파는 미군이 떠난 후에 논의하자고 격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권력을 잡기 위해 미국의 신임을 얻고자 하는 파와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미군 없이 이라크인 스스로 결정하자는 등 민생 문제엔 관심조차 없다고 외신은 전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이라크인들은 어디에 무엇을 문의하고 해결하며 살아가야 할지 그저 황망한 상황 속에서 상처만 앉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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