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죄하는 훙하이그룹 궈타이밍(郭台銘) 회장 종업원 연쇄자살 사태로 팍스콘은 임금 30%를 일괄 인상했다. | ||
평온하던 중국 노동계에 노조설립과 파업과 임금인상 등 노동운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팍스콘의 연쇄 투신자살 사태가 잠잠하던 중국 노동계의 뇌관을 건드린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종업원들의 투신자살을 고민하던 팍스콘(푸스캉)의 타이완 모기업인 훙하이그룹(鴻海科技集團)은 결국 지난 1일 임금 30%를 인상하는 파격적인 대안을 내놨다. 파업이나 협상을 거치지 않고 자발적으로 임금인상 안을 발표한 팍스콘의 결정은 일파만파로 중국 노동계에 임금인상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이어서 팍스콘은 발표 후 5일만인 6일, 다시 "오는 10월까지 급여를 2천 위안(미화 약 293달러)으로 추가 인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 100%가 넘는 엄청난 인상안을 발표하는 데 두 번이나 정책을 변경하는 등 팍스콘은 극도의 불안한 경영노선을 노출했다.
지난달 17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던 포산 혼다 부품공장은 24% 임금인상 안으로 조업재개에 나섰다. 혼다 역시 최근 중국 노동계의 거센 요구에 밀려 팍스콘에 이어 파격적인 인상폭을 적용했다.
최근 중국 노동계의 시위와 파업은 주로 외국계 기업들로부터 일어나고 있다. 장쑤(江蘇)성 니콘 카메라 업체에서 지난달 초 임금인상 시위가 벌어졌으며 충칭과 베이징 지역까지 노동계 시위는 확산일로에 있다.
지난달 28일 베이징 현대자동차의 협력업체인 성우하이테크에서도 파업이 발생했다. 다행히 주말이라 별다른 차질없이 파업이 마무리되었으나 회사측은 15%라는 큰 폭의 임금인상 안을 받아들였다.
성우하이텍은 이번 15% 인상에 이어 오는 7월에 다시 10%를 인상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총 25%의 임금인상으로 사태가 수습됐다. 이번 성우하이텍의 협상은 앞서 일어난 동종기업인 혼다의 파업 사례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이달부터 베이징시는 최저임금을 800위안에서 960위안으로 무려 20%나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상하이시는 4월부터 최저임금을 960위안에서 1,120위안으로 인상했다. 중국의 총 31개 성시(省市) 가운데 11개 성시가 최저임금을 평균 17% 인상했다.
이에 앞서 광둥성은 4월에 근로자 최저임금을 21% 인상해 이미 5월1일부터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광저우일보가 보도했다. 중국 인력자원 사회보장부는 올해 경기회복에 따른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5일 중국 중화전국총공회(노총)는 타이완을 비롯한 외자기업들에게 노동조합을 설립하도록 요구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총공회가 주요 외자기업들에게 보낸 서면 통지는 “노동자가 대우를 받으면서 일하게 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도록 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통적으로 노조활동이 미미했던 중국은 이제 더이상 파업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특히 노동활동은 중국 내 글로벌 기업들에게 더욱 민감한 경영 이슈로 대두됐다. 이제 노사관계의 주도권이 기업으로부터 노동자들에게로 옮겨가는 중국 산업계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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