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긴장감, 그리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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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긴장감, 그리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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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로또 복권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복권을 산다면 월요일에 살 것이다. 이천원 주고 복권 한장 사서 지갑에 넣어둔다면 그 기대가치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내내 행복해 할 수도 있다. 물론 결과가 나온 다음의 그 좌절감은 기대감과 비례하겠지만.

로또 구입이 일종의 레저활동으로 생각되는 시점에서 굳이 그렇게 돈 들이지 않고도 그만한 스릴과 노력(?)의 대가를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자신이 조금이라도 글쓰기에 흥미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인터넷신문을 이용하면 된다. 기자회원으로 등록한 후 뭔가에 대해 글을 쓰려고 시도하다 보면 그간 놓쳤던 기억들이나, 관심이 없었던 것들에 정을 주게 된다. 그렇게 사사로운 글쓰기가 웹화면으로 태어나는 순간 본인의 객관적 가치를 인정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물질적 보상과 함께.

글쓰기에 흥미가 없다면 좀 더 재미있고 유익한 퍼즐 맞추기를 하면 된다. 일간 신문이나 주간 잡지에 보면 퍼즐 맞추기 코너가 있다. 간만에 국어사전을 꺼내놓고 이래저래 맞추다 보면 상식도 느는것 같고, 소일하는 재미도 있다. 거기다 평소 별로 써 볼일 없었던 우편엽서에 자신의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정답을 오려 붙여 우체통에 넣을 때는 일종의 성취감마저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필자는 한 경제신문의 퍼즐 맞추기 코너에 응모해서 14만원권 주간 경제 잡지 구독권을 얻었다. 유용한 경제잡지를 절대 돈 주고는 사 볼 형편이 아닌지라, 매주 꼬박꼬박 집으로 날아오는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만약 자신이 노래를 잘한다면 '도전, 주부가요스타'나 '노래자랑' 프로그램에 출연해도 좋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실력과 배짱이 있어야 하는 만큼 거기에 대한 보상도 후한 편이다. 물론 예선 통과가 결코 쉽지는 않다고 한다.

필자가 과거에 일상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가장 많이 이용했던 방법은 라디오에 사연 보내기였다. 군복무중에 결혼을 했던 터라 아내와의 물리적 이별을 어떻게든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념일을 챙긴다든지 꽃다발로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는 돈이나 시간이 있어야 했고, 둘 다 허락되지 않는 군생활에서 그것을 해결해준 곳이 방송국이었다.

군인이라는 신분이 가지는 일종의 동정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보내는 사연에 대해 꼭 선물과 함께 방송 때 소개해 주었다. 군에서 방송을 들은 동료들이 뭐하는 짓이냐며 따가운 눈총을 주기도 했지만 아내가 받은 화사한 꽃바구니와 식사초대권 등을 생각하면 충분히 참을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 밖에도 요즘은 다양한 기업 마케팅의 일환으로 많은 이벤트들이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는 주부들의 애환을 담은 편지를 선별해 김치냉장고를 주기도 하고, 다달이 집으로 날아드는 전화요금 고지서에도 각종 상품을 건 이벤트들이 무수하다. 심지어 라면 한 봉지를 사도 그 뒷면에는 고객참여 이벤트라는 명목으로 상품을 준다고 소개하고 있다.

필자는 이같은 것들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상의 자그마한 것들에 내 손끝을 묻혀 일말의 기대감을 가지는 것, 그것이 복권 한장 떨렁 사놓고 돼지 꿈이나 꾸길 바라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바쁜 일상의 틈새 속에서 나의 조그만 관심들을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삶에 활력을 주고 긴장과 기대감을 가지는데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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