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태는 '미니전쟁'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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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태는 '미니전쟁'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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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함 발포, 천안함 침몰 직후 북한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작전

 
   
     
 

4월 7일 천안함 군민합동조사단의 발표내용을 보면 당시 상황은 미니전쟁 상태였던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중상자 1명만 뺀 나머지 47명의 생존한 해군 승조원들이 응했던 4월 7일의 기자회견 내용을 종합해보면 내부 요인은 절대(?) 아니고, 외부 공격에 거의 100%의 무게가 실려져 있다.

그 지역에서 외부 공격을 받았다는 결론만 가지고도 그 ‘외부’는 북한 말고는 없다. 법원에서는 증거로 판단하지만 군에서는 가장 먼저 정황으로 판단하고 그 판단은 존중된다. 전문 참모들의 정보분석도 중요하지만, 맥아더로 상징되는 노병의 직관, 지휘관의 직관도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다. 노병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직관이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

이해를 위해, 좀 쑥스러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필자의 경험 하나를 인용하고자 한다. 1996년 9월 18일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이 강릉해변 바위에 좌초됐다. 잠수함이 왜 침투했는가에 대해 언론들이 군사전문가들을 불러 그들의 판단을 국민에 전했다. 수많은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TV에 나와 침투목적을 요인암살과 사회교란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필자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

필자는 이렇게 진단했다. “강릉 지역에는 8개의 매우 중요한 군사시설들이 오밀조밀 배치돼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평소 간첩들은 이 군사시설에 대해 사진도 찍고 접근로와 내부 배치에 대한 요해도를 그리고, 주요 시설물에 대한 콘크리트 조각을 떼어내 비닐에 넣어 북으로 보낸다. 강릉에 온 잠수함에는 대령이 있었다. 간첩들이 보낸 자료들의 정확성을 파악하기 위해 대령이 넘어온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는 사회가 필자의 군사평론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필자의 진단이 많이 생소하긴 해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가볍게 수용했다. 그런데 민간인의 제보로 이광수가 생포 됐다. 이광수가 침투목적을 진술했는데 그 진술내용이 필자의 진단 내용 그대로였다. 이로부터 필자는 한동안 강릉스타로 불렸다.

전쟁에서 노병의 직관, 분석전문가의 직관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이광수가 생포되지 않았다면 필자의 직관은 한낱 소설로 취급됐을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직관을 강릉잠수함 사건에 이어 두 번째로 천안함 사태에 대해 표현했다. 매복 등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기습 전략에 의해 어뢰공격을 받은 것이라는 요지의 시나리오를 사태발생 다음 날인 3월 27일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잠수함의 수중 매복시간은 극히 짧다. 그래서 북괴가 매복에 의한 기습을 계획하려면 가장 먼저 천안함의 이동계획을 미리 알아야만 한다. 이런 정보가 없으면 매복 시간과 매복 장소를 정할 수 없다. 우연히 타이밍이 일치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래는 4월 7일 합동조사단에 내놓은 자료다.

1. “천안함은 작년 11월10일 대청해전 이전에는 백령도 서방의 경비구역 내에서 기동했으나 같은 달 24일 2함대사의 지침에 의해 백령도 서남방 지역으로 조정된 경비구역에서 작전했다.”

3월 26일 천안함이 피격지역으로 가동하게 된 것은 피격 2일 전인 3월 24일에 2함대 사령부에서 결정된 지침에 따른 것이라는 뜻이다. 조사단은 이 지침이 누구에 의해 작성됐는지, 천안함의 기동계획이 혹 유출되었는지에 대해 조사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 함장과 22전대장과의 통화 내용(핸드폰, 10:32-10:42분)

피격시각은 3월 26일 오후 9:22분으로 공식화 되었다. 4월 7일 발표에 의하면 사고 당시 함장이 오후 10:32분부터 10:42분까지 2함대사 22 전대장과 핸드폰에 의한 통화를 했다. 통화 내용에는 함장이“뭐에 맞은 것 같다. 연돌(연통)이 안 보인다. 함미가 안보인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한마디로 외부로부터 얻어맞아 매우 빠른 속도로 침몰하고 있다는 뜻이다. 함정의 후미에 있는 배의 거대한 연통이 순식간에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발표에 의하면 폭파 직후 불과 1분 만에 선미부분이 물에 잠겼다 한다. 이는 물체가 서서히 무게에 의해 가라앉는 방법으로 가라앉은 것이 아니라 폭파의 힘으로 출사하듯이 내리꽂힌 것으로 생각된다.

"뭐에 맞은 것 같습니다."(최원일 함장)
"뭔 거 같애?"(22전대장)
"함미가 아예 안보입니다."(최 함장)
"어디? 함미 어디부터?"(22전대장)
"연돌(연통)이 안 보여요, 고속정이나 RIB 빨리 조치해 주십시오."(최 함장)
"생존자는?"(22전대장)
"58명이고 다수가 피를 흘리며, 못 일어서는 중상자가 2명입니다."(최 함장)

위 통화 후, 22전대장은 직감적으로 북한을 의심했을 것이고, 함대사령관 역시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는 함대사령관이 긴급히 속초함을 작전이역으로 투입한 사실에서도 잘 드러나 있으며, 속초함이 이상 물체에 대해 사격을 한 사실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국방장관이 함대사령관의 건의를 받아들여 사격을 명한 사실에서도 잘 드러나 있다. 국방장관이 사격하라고 지시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당시 상황을 ‘북에 의한 기습과 우리의 대응’ 이라는 전투 패러다임으로 인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의 추측은 군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3. 속초함의 긴급출동과 의심되는 표적에 대한 전투사격

4월 1일자 일부 언론에는 “속초함, 대북경계지시 받고 발포”, “천안함 폭발 후… 北반잠수정 소행으로 판단해 ‘격파사격’” 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있다.

“해군 초계함인 속초함(1200t급)이 지난달 26일 밤 인근의 천안함 침몰 현장에 가지 않은 것은 천안함 침몰 이후 해군의 대북경계 지시에 따른 작전을 수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속초함이 사고 당일 오후 10시 57분 76mm 주포를 5분간 발사한 이유는 레이더에 나타난 물체를 북한의 반(半)잠수정으로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는 31일 “속초함은 천안함 침몰 직후 인근 해역에 있었지만 해군이 내린 대북경계 지시를 받고 천안함 사고현장에 가지 않았다”며 “지시에 따라 (1시간 반 동안) 임무를 수행하다 레이더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미확인 물체를 발견하고 발포했다”고 밝혔다. 다른 군 관계자는 “속초함이 당시 레이더상의 물체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의 반잠수정으로 간주해 발포한 것” 이라고 밝혔다. 이는 속초함이 우연히 레이더에 잡힌 물체에 사격한 것이 아니라 북한군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긴장 속에서 레이더에 나타난 물체를 북한에서 침투한 반잠수정으로 판단하고 사격했음을 보여준다. 군 관계자들의 증언은 속초함의 발포는 천안함 침몰 직후 군 당국이 이를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초계작전을 편 결과였음을 확인해 준다.

4. 당시는 북한과의 전쟁 상황이었다

2함대 사령부는 피격 2일 전인 3월 24일에 천안함의 경계구역을 변경했고, 피격은 그로부터 2일 후인 3월 26일에 발생했다. 3월 26일은 북한이 그 지역 ‘사격구역’에 대한 사격기간이 종료되는 3월 29일을 불과 3일 남겨둔 시간이었다.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22전대장-함대사령관-국방장관에 이르기까지의 관련자들은 모두 당시를 전투상황으로 인식했다.

그리고 대통령에게도 이런 인식을 그대로 보고했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소행에 대해 의심을 품어야 할 대통령은 바로 그 시각에서부터 내부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 가능성이 높다며 군 지휘부를 윽박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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