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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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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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カラン=수도꼭지)

우리가 마시는 식수는 예전에는 우물에 의존하다가 1930년대에 접어들며 처음으로 일제에 의해 상수도를 시설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당시의 상수도는 시내중심의 평지에 일본인의 편의를 위해 시설하였기 때문에 한국인이나 변두리 또는 고지대의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해방 후 6~70년대만 해도 수도가 일반화 되지 못하고 특수층 에만 설치되었기 수도가 있는 집을 우러러 보았고 이런 집을 부자로 여겼으며 집을 사고파는데도 집값의 차가 천양 지차였었다.

그러던 것이 생활과 문화수준의 향상으로 오늘날에는 비록 밥은 굶어도 수돗물만은 아낌없이 사용하며 사는 세상이 됐다.

화장실의 수세식 변기에는 오줌 한 방울만 누어도 물을 흘려 내려야하니 얼마나 개화하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되었는가?

이토록 편리한 대신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이에 따른 시설에 손 볼일도 자주 생겨 수돗물 사용 시 수도꼭지를 좌우 또는 상하로 움직이는 과정에 마모와 손괴가 발생해 보수를 하게 된다.

이에 대한 보수비도 만만치 않다. 재료값이 수천원에서 수 만 원 짜리까지 있으며 이의 탈착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작은 돈은 아니다.

이럴 때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직접 부속을 사다가 교체하기도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기술자를 불러 보수를 하고 공사비를 지출해야 하니 부담은 가중된다.

여기서 유통되는 수도꼭지를 수도 기술자들은 전문용어로 ‘가랑(カラン)’이라한다. 그래야 알아듣고 의사소통이 된다.

이 ‘가랑‘이란 말은 일본에서 건너온 말인데 일본말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다. 본래의 어원은 ’네덜란드‘ 어의 ’크란(kraan)에서 나온 말인데 일본사람의 발음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어 ‘가랑’이라고 발음 한 것 같다.

수도꼭지를 영어로는‘퍼셑(a faucet-미 ~ faucet, tap)’ 이라고 하며 일본말로는 ‘쟈구찌(じゃぐち-蛇口)’라고 하는데 글자풀이를 하면 ‘뱀 주둥이’란 뜻이 된다.

이토록 일본사람들은 자기나라 고유어가 있음에도 왜 발음도 제대로 안 되는 네덜란드 말을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본인들은 원래 외국어 쓰기를 좋아한다. 요즈음 일본엘 가보면 거의가 외국어를 따다 쓴 간판들이다.

‘크란’이란 네덜란드 말로 학(鶴)을 뜻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수도꼭지의 모양이 학이 목을 빼고 물을 쪼아 먹는 형상과 닮았다 하여 나온 말은 아닌지 모르겠다.

흔히 대중목욕탕이나 가정의 수도꼭지 또는 가스관의 꼭지에 이르기 까지도 ‘가랑(カラン-kraan)’이라 부르고 있는데 옳은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불러야 하는가? 우리말 사전에 ‘수도꼭지’라 올라있으니 그렇게 불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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