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싸움'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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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싸움' 목소리 크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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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양립은 존재하고, 그것을 합일해내는 것이 의회정치다.

민중을 대변하는 국회의원들이 신성해야 할 국회에서 멱살을 잡고 욕설을 하며 시장잡배들처럼 싸웠다. 더구나 한 쪽에서는 U.대회가 개최되고 있어서, 어린 선수들이 국익을 위해서 분투하고 있는데, 그것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자기들끼리 치고 받고 싸웠다.

그러한 장면들이 영상매체에 방영되어서, 외국인들은 물론이고, 어린 손자들까지 보았다. 너무 기가 막혀서 얼른 채널을 까버리고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욕을 퍼부어서 해결이 된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하는 뜻을 이해하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다.

어느 나라든지 욕설은 있고 그 것을 전혀 사용 안 하기도 쉽지는 않다. 하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욕설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 이유는 마음속으로는 같이 욕설을 하고 싶지만 절제하고 참아서 국민들의 지표가 되려고 해서다.

그래서 침묵으로 대신한다. 욕설은 새로운 마음을 정화시키는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친 정서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후회하게 된다. 욕설을 하고 나면 후련할 것 같지만, 그 뒤에 남는 것은 소화불량에 걸려서 설사를 한 것 같은 기분에 빠지게 된다.

욕설 중에 가장 지독하고 더러운 욕은 남녀의 성기와 관련한 욕이다. 제미x을놈, x할놈, 같은 욕들이다. 아주 질이 나쁘고 수양정도가 낮은 사람들이 하는 욕들이다. 그런데 그러한 욕들을 지도자들이 공석에서 거침없이 해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세상에는 무수한 욕들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얼마나 덜 사용하고 절제하느냐가 그 사람의 인격과 관련이 있다. 그러한 욕들 중에 형벌과 관련한 것은 '육시할', '우라질', '오라질', 같은 것이 있고, 우라 질은 오라 질이 변해서 생긴 것이다.

'오라' 라는 말은 예전에 도둑이나, 죄인을 묽던 굵고 붉은 줄을 말하고, '오라지다'는 죄인의 두 손을 뒤로해서 오라 줄에 묶인다는 타동사다. '주리를 틀다' 역시 한자어 주뢰(周牢)가 변한 말로서 죄인을 심문할 때 두 다리를 묶고 그 사이에 두개의 붉은 막대기를 끼워 비틀던 형벌이다.

'넨장 맞은'은 '네 난장을 맞을'이라는 말이 줄어서 생긴 것이다. '난장'이란 신체의 부이를 가리지 않고 곤장으로 마구 치는 것이다. 또한 벌과 관련한 욕설로 가장 흔한 것이 '염병할, 지랄하네'라는 욕이다. 염병은 전염병의 일반적인 뜻이지만 그 중에 특히 장티푸스를 말한다.

지랄병은 간질을 말하는 것으로 이러한 욕설은 그 병에 걸려서 죽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렇게 보면 '지랄하네'나 '염병하고 자빠졌네' 같은 말도 상당히 지독한 욕이지만 별 생각 없이 마구 사용하고 있다. 심술쟁이나 심술 꾼 같은 말에 '새끼'를 같이 사용하면 비속어가 되어서 험한 말이 된다.

'쟁이'를 접미어로 사용한 말들로는 욕쟁이, 심술쟁이, 변덕쟁이, 미장이, 무두장이 또드락 장이 사주쟁이, 관상쟁이, 뚜쟁이 같은 것이 있다. '쟁이'는 원래 놋그릇을 만드는 천인을 말하고, 이러한 '쟁이'가 속어로 변한 것이 많다.

'꾼'은 씨름꾼, 장사꾼, 일꾼, 지게꾼, 짐꾼, 땅꾼, 장타령꾼, 흥정꾼, 부림꾼, 살림꾼 같은 말이 있다. 이러한 '꾼'도 습관을 의미하는 '쟁이'나 '꾸러기'와 비슷한 구실을 한다. '보' 라는 말을 접미어로 사용하면 뚱보, 땅딸보, 울보, 째보 같은 말이 되고, 이 말에 '놈'이나 '새끼'를 덧붙이면 타인을 하대하거나 욕하는 언어로 변한다.

가장 많이 쓰는 욕은 성기와 관련한 욕이고, "야 개새끼야" 하는 욕도 많이 쓴다. 욕은 반드시 상대가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상대가 없어도 하고,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한다. 그래서 네 편과 내편이 생기면서 욕을 하게 된다.

모든 사안에는 양립이 존재한다

사람은 혼자 살수가 없기 때문에 다툼이 생기고, 의견이 다르게 나타나서 모든 것에 양립이 존재한다. 그래서 합의라는 것이 생겼고, 토론문화가 생겼다. 수직적 수평적 관계에서, 네 편과 내편, 청군과 백군, 여성과 남성, 죄익과 우익, 동관과 서관이 그런 연유로 생겼다.

이러한 양립은 토론문화에 있어서 반드시 존재한다. 만약에 그것이 필요 없다면 전부찬성이거나 전부반대여서 민주주의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된다. 좌익과 우익도 양립에서 나온 말로 처음에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와는 전혀 다른 뜻이었다.

프랑스 말의 관행이 영어와 일어를 거쳐서 들어온 말로 왼쪽(gauche)이 급진적, 혁신적 정파를 의미하고, 오른쪽(droite)이 점진적, 보수적, 정파를 이미 하는 것이었다. 국민회의가 열렸을 당시에 의장 석에서 오른쪽은 왕당파의원, 왼쪽은 혁명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앉았던 것에 유래한다.

따라서 그 당시의 좌익과 우익의 의미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의미와는 다르다. 또한 이조시대에 문관은 동편에 무관은 서편에 마주보고 서 있어서, 문무를 동관과 서관이라고 불렀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들의 입지를 가르는 것에 불과하였다.

따라서 현재의 양편 가르기 역시 어떠한 명분의 이름을 붙였어도 결국은 편의상의 구도가 된다. 그러한 본질적 문제를 가지고 네 편 내편을 가르고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욕설을 하는 것은 결국 의회주의의 기본을 모르는 소치가 된다.

목소리가 크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말은 인격을 반영한다. 아름다운 말을 골라서 하는 것은 인격을 높이는 것이고 상대를 존중하는 뜻이 된다. 욕을 한다고 자기의 품위가 올라가는 것도 아니며, 목소리가 크다고 이기는 것도 아니다.

대화를 통해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지만 욕설이 난무하는 것은 자기 인격수양의 부족이다. 언제나 필요한 말을, 적시에 부드럽게, 이해하도록 말하는 것은, 말하는 사람의 지식수준과 관련이 있다.

배우지 못한 사람일수록 말이 거칠고, 아무런 말이나 거침없이 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게 되다. 그래서 선인들은 '입을 열면 침묵보다 뛰어난 것을 말하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은 침묵이 금이지만 말을 해야 한다면 침묵을 능가하는 말을 할 때만 말을 하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각자 자기가 놓여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간다. 홀로 사는 것이 아니고 협동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러한 협동은 언어를 통해서 합일이 일어나고 행동화 될 때에 이루어진다. 절대 다수가 그렇게 할 때에 아름다운 문화와 문명을 창조하게 된다.

1970년대 중반에 정부 주도로 '국어사랑, 나라사랑'이라는 표어 아래 국어순화운동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관 주도적이어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요즘 그때를 생각하게 된다. 그 이유는 그렇게 했던 그 당시 상황보다도 지금이 훨씬 더 심각하게 나쁜 언어를 사용하고 있어서다.

사람들이 범용으로 쓰는 말도 그렇고, 매스컴과 pc통신의 쌍소리들이 그 때 보다도 더 험악하다. 세계화와 국제화를 외치면서 지도자들 역시 그러하다.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리고 있는 기간만이라도, 욕설이 없는 좋은 말 쓰기를 보여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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