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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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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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나(はる=春+な=菜)

입춘이 지나고 보니 한결 봄기운이 감돈다. 지난 초겨울 담가놓은 김치도 이제는 문내가나니 햇것이 그리워진다. 어느 날 점심 식사를 위해 단골식당엘 들르니 신세대 주인아줌마가 이름 모를 채소를 다듬어 겉절이를 무치고 있었다.

한눈에 보아 채소의 싱싱함과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식욕을 감돌게 했다. 다듬고 남은 겉대를 보니 유채(油菜)같아 유채냐고 물었더니 <하루나>라고 대답한다. 유채와 <하루나>가 다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 <하루나>가 <봄동>이냐고 물으니 그것도 아니라며 <봄동>은 새끼 배추라고 했다. 정말로 헷갈린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본래 <하루나>라는 말은 일본말 같은데 말만 들었지 실제 현물을 보지를 못했기에 이번기회에 확인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의 어원을 찾아보니 <하루나>라는 말은 없다. 하루(はる-春= 봄)라는 말과 나(な-菜=나물)라는 2개의 단어가 어울린 합성어인데 일본말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우리들만이 쓰는 말이다 보니 왜정 때 한국 사람들이 임의로 만든 <봄나물>을 뜻하는 것 같았다.

채(菜)는 우리말로 푸성귀, 나물, 남새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어에서는 <아부라나>(あぶらな-油菜)라고도해 유채(油菜)를 뜻하고 있다. 유채는 우리 옛말에<평지>라고도 했다. 결국은 유채나물이 <하루나>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렇다면 <새끼 배추>라고 한 <봄동>은 무엇인가? 우리말 사전에 <봄동>이란 말은 없다. 근래 백과사전에는 올라있는데 이는 품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노지에서 겨울을 보낸 지스러기(지치레기의 본말) 배추를 말한다.

결구(結球-속이 차는 것)가 되지 않고 옆으로 벌어져 일반 배추와는 모습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재배되는 채소는 모양이 투박하지만 <봄동>은 제철 채소에 비해 맛이 진하고 영양분도 풍부하다.

또한 일반 배추에 비해 잎이 조금 두꺼운 편이지만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고 아미노산이 많아 맛이 고소하며 향도 진해 겨우내 까칠해진 입맛을 살리는 데 좋다.

또한 찬 성질을 지니고 있어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으며,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와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다. 칼슘과 비타민C가 풍부하며 특히 항암 및 항 노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배추에 비해 30배나 많다고 한다.

김장배추보다 수분 함유량이 많아 겉절이용으로 제격이다. 목포,·완도,·신안 등 전남지역 해안가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잎은 푸르고 얇으며 속이 노란 것이 좋다. 지금은 상업적으로 9월 하순 부터 10월까지 김장배추씨를 뿌려 양산을 한다는 특이한 배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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