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구, 신당 협상 끝내 결렬
민주 신·구, 신당 협상 끝내 결렬
  • 김판수
  • 승인 2003.08.27 1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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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류, 28일 당무회의 강행-구주류, 실력저지 불사

^^^▲ 민주당 신·구주류의 길고 길었던 신당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민주당 신·구주류의 길고 길었던 신당협상이 27일 최종 결렬됐다. 신당 창당을 둘러싼 신주류와 구주류의 갈등을 봉합하고 타협을 이끌기 위해, 마지막으로 모인 조정대화모임은 결국 ‘옥동자’를 낳지 못한 채 사실상 모든 활동을 접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신·구 양쪽은 기존의 주장만을 되풀이했다. 신주류는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진로를 결정하자’고 주장했지만, 구주류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해, 신당논의 수임기구를 만들자’고 맞섰다. 타협점을 찾기에는 서로를 갈라놓은 강의 폭이 너무 넓었다.

따라서 향후 민주당의 신당 추진 여부는 당무회의를 열어 전당대회 개최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쳐,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의 손에 결정되는 방법만이 남았다. 그러나 전당대회 개최에 대해 구주류가 강력 반발하고 있어, 당무회의부터 심각한 마찰이 예상된다.

당무회의 충돌 예고

정대철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타협이 무산됐다”며 협상 결렬을 선포했다. 정 대표는 이어 “내일 당무회의를 열어 신·구주류간 안을 놓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발언은 당무회의를 강행하겠다는 뜻으로, 민주당의 갈등이 더욱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주류는 ‘조정대화모임에서 타협에 실패한 이상, 당무회의 결정을 통한 전당대회로 당의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주류는 ‘당무회의 표결 자체가 민주당을 소멸시켜 신설합당을 하겠다는 정치적 음모’라고 규정하고 있다.

^^^▲ 민주당 박상천 최고위원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신주류의 김원기 고문은 “방법은 당무회의에서 양쪽 주장을 내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며 “의제도 조정기구가 합의 도출을 못했기 때문에, 당무회의가 결정하는 수밖에 없다”고 당무회의 강행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구주류의 박상천 최고위원은 “당무회의에서 표결한다는 것은 민주당을 소멸하는 신설합당을 하겠다는 것이고, 전당대회 의제 결정은 신설합당에 유리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당무회의 표결은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 최고는 신주류가 당무회의를 강행할 때의 대응에 대해 “정대철 대표가 날치기를 할 지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해, 강행시 강력 저항을 예고했다.

그러나 김원기 고문은 “그것 자체를 막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그런 일이 없길 바라고 없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 고문은 “박 최고도 법을 아는 사람인데, 그런 짓(실력저지)을 하겠느냐”고 덧붙였다.

신설합당 개념 대립
-구주류, 합법적으로 민주당을 해체하자는 ‘정치적 음모’
-신주류, 정치개혁의 선결과제인 지역구도 타파 위한 것


이날 회의에서는 고성이 여러 번 오고 갈 정도로 서로간의 입장 차이가 심각하게 드러났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회의 후 “고성이야 여러 번 있었지”라고 말해, 회의 분위기가 상당히 과격했음을 시사했다.

이렇게 회의가 난항을 거듭한 것은 신설합당에 대한 신주류와 구주류의 견해 차이 확연했기 때문이다. 구주류는 여전히 신설합당에 대해 ‘민주당 해체’로 받아들이고 있고, 신주류는 ‘지역구도를 깨는 최고의 방안’으로 보고 있다.

박상천 최고는 “신설합당은 합법적으로 민주당을 해체하자는 것으로, 합법적으로 민주당을 소멸시켜 민주당을 그쪽(당밖 개혁세력)에 인수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음모’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원기 고문은 “군사정권 이래 강화된 지역구도 틀이 깨지지 않는 한, 정치개혁이 안 되기에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신당은 내년 총선에서 제1당이 되고자 하는 인식도 배경이 됐지만, 본질은 지역구도정치를 타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주류, 신설합당 후 ‘자리’ 걱정
-신주류, 100% 안전장치는 불가능


신·구 양쪽이 신설합당에 대한 개념의 차이로 설전을 벌이며 신당논의의 결렬을 가져왔지만, 사실상 타협 실패의 근본 원인은 신설합당 후 구주류의 기득권 보장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신설합당이 되면 밖의 정당과 민주당이 동등한 자격에서 지구당 개편대회를 열게 돼 있다”며 “전 지구당에 걸쳐 대의원은 600명으로 잡을 때, 그쪽은 300명이 똘똘 뭉치고, 우리는 300명 중 지구당 위원장에 반대하는 쪽도 있다”며 불안감을 표시했다.

^^^▲ 민주당 김원기 고문
ⓒ 사진/뉴스타운 고병현 기자^^^
또한 박 최고는 “당밖 정당이 국회의원이 20석 정도 되는 실체 있는 정당이라면 1대1로 할 수 있지만, 실체도 없는 정당과 그렇게 할 수 없다”며 “거기는 어중이떠중이로 숫자를 채운다”고 합당 대상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김원기 고문은 “(구주류가) ‘결국 문호를 열면 밖의 세력이 몽땅 들어와 점령당한다’는 지나친 생각을 하는 듯 하다”며 “정당 전체를 뒤엎을 세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서로 협의해 하자는 것인데,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고문은 또한 “기득권 가진 민주당 모든 사람들이 1%의 불안도 없이 안전장치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말이 안 되는 ‘억지 논리’인지는 본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구주류의 주장에 못마땅해 했다.

김원기 고문, 구주류에 강한 불만 표출
-“인내에 인내를 해왔다”


이날 협상이 결렬되자 김원기 고문은 “새로운 지역주의 틀을 벗어나고 총선에서 1당이 되는 당 기반을 확보하는 목적 때문에 인내에 인내를 해왔는데, 오늘로써 그런 모든 노력들이 전혀 성과를 못 얻어 참담하다”고 밝혔다.

김 고문은 또 그동안 아껴왔던 구주류에 대해 불만도 토로했다. 그는 “엊그제 ‘전당대회 하기’로 합의에 도달했다”며 “신설합당이냐 흡수합당이냐를 의제로 붙이는 것으로 합의하고 결말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고문은 “그런데 (구주류가) 다시 원점으로 돌려 지도부 선거를 하자고 한다”며 “아무리 해석해도 그동안 논의과정상 억지이고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신당 추진을 사실상 무산시키자는 뜻”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또한 김 고문은 구주류를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의존해 기득권을 지키는 세력’으로 공격했다. 그는 “지역주의를 선동하고 의존해 자기 기득권을 지키는 일은 하면 안 된다”며 “정치적으로도 국가 장래를 위해서도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고문은 탈당문제와 관련해서는 “탈당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이 가부간 선택해 줄 텐데, 결과에 승복해야지 승복 않고 탈당하면 국민이 용납 안 할 것”이라며 일부 강경파의 탈당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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