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가 정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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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자가 정권을 잡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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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정권'에서 얻은 교훈

 
   
     
 

날씨는 점점 쌀쌀해지고 있지만, 대선 정국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누가 지도자로 선출되는가에 따라, 국가의 거시적인 방향과 분위기가 좌우될 것입니다. 또한, 지도자의 인격과 사상과 의지와 결정은, 지도자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일반 국민들의 생활에 미세하나마 알게 모르게 구체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는가, 하는 것은 국민 각 개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선택일 것입니다. 저는 오래도록 '바로 이 분이 지도자감이다' 하는 사람이 없어서 방황하는 부동층이었으나, 이제 결심을 굳히고 있습니다.


1. DJ지지자들을 향한 유감

대선이 다가옴과 동시에, DJ정부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DJ지지자들 중에는 DJ를, 자신의 친아버지 이상으로 존경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거의 종교적인 경외의 대상이라고 할 정도이지요. 같은 사람인데,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광경일 수 있습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성공해야 하겠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DJ께서는, 자신을 존경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야 할 특별한 의무가 한 가지 더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은, 집권 초·중반에 이르기까지 'YS는 나라 망친 대통령'이라고 집요하게 공격하면서, '우리는 준비된 정권'이라던, DJ정부가 성공한 정권이라고 보십니까?

"DJ!" 하면, 기나긴 세월 동안 동고동락해온 정서적 동일시를 인해, 거의 본능적으로 긍정을 할 수밖에 없는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DJ정부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습니다.


2. DJ정부의 오류


첫째, 의료보험문제를 봅니다.

의료개혁을 하기 전, 치과에서 스켈링할 때 15,000원 냈습니다. 그런데, 의료개혁이란 걸 한 다음, 50,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의료보험료가 내렸냐? 그것도 아닙니다. 많이 올랐습니다. 약물 오남용을 줄인다던 취지는 완전히 실패하고 있습니다. 동네의 서민적 약국은 망했습니다. 기업형 약국과 다국적 제약회사는 대박 터졌습니다. 의사와 약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서로 깊은 갈등에 빠졌습니다.

의료개혁을 반대하는 의사조직을 달래기 위해 의보수가를 48.9%나 급격히 졸속인상을 해주다보니, 동네의원의 건강보험료 진료비 수입이 의약분업 실시전인 2000년 상반기보다 평균 64% 증가했습니다. 중·대형 병원에서 월급쟁이로 일하던 의사들이 너도나도 돈 되는 개업 전선에 뛰어들어 의료구조가 기형적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감기 등 가벼운 질환은 환자가 지금보다 진료비를 더 내고 암과 같은 중병은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건강보험 본인 부담금 제도가 바뀔 계획이라고 합니다. 재정적자를 줄여보려는 땜질 처방인 것입니다.

이제 묻습니다. 개혁을 한다면 뭔가 좋아져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좋아진 것이 있습니까? 요즈음은 의료보험료를 못내는 서민들의 재산을 열심히 차압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그런데,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의료개혁 하기 전 2,000만 원 가량 내던 의료보험료를 의료개혁 한 후 180여 만 원 낸다고 합니다.

이게 서민깃발을 내건 정부에서 할 짓입니까? 이건희 회장의 2,000여 만 원은 일반인이 볼 때 많은 액수이긴 하지만, 그 분은 2,000만원 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서민은 몇 만 원으로 벌벌 떨면서 사는 사람들입니다. 서민을 위한 정부라더니 왜 서민을 쥐어짭니까?

수십 년 동안 나름대로 사회에 맞춰서 입지를 굳혀 온 제도를, 왜 제대로 된 검토와 준비도 없이 확 바꿨습니까?

둘째,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이 어떻게 도입되었나를 생각해보십시다. 자영업자들에게 조사와 검토도 없이 정부가 임의적으로 판단하여 수입을 정하고는 연금보험료를 책정했다가, 전국적인 반발을 사지 않았습니까? 심지어 아무 직업도 없는 가정주부들에게도 일방적으로 수입과 연금보험료를 멋대로 때린 경우가 어디 한둘이었습니까? 초반부터 얼마나 준비가 졸속이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4인 가족인데, 100여 만원 정도 벌어서 생활하는 서민가정이 있다고 합시다. 앞으로 매년 연금이 1%씩 올라서 9%까지 간다고 하는데, 9만 원 국민연금 내면 먹고 살 수 있습니까? 그런데, DJ정부의 입장은 '홍보가 덜 돼서 그렇다'였습니다. 그리고, 한 동안, TV와 신문에서 연예인을 동원하여 연금을 내면 어떻게 노후가 편해지는지 홍보하는 광고가 판을 쳤습니다.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안정된 노후생활, 그걸, 누가 바라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일반적인 서민은, 하루 하루, 혹은 한 달 한 달, 빠듯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2002년 8월 현재,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부채는 총 380조 원에 달합니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차입가구당 평균 대출금액이 5,000만 원 정도인데, 이것은 가구당 연간 가처분 소득인 2,700만 원의 2배에 해당하는 액수입니다.

또한 현재 신용불량자는 280여 만 명에 이르는데 계속 증가추세입니다. 카드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으며 카드빚으로 인한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10년 20년 30년 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형편이 아닙니다. 아무리 홍보해도 나올 돈이 없습니다. 누구처럼, 노후에 호화저택을 신축하여 이사갈 수 있는 돈이 없습니다.

서민을 위한다는 말을 왜 했습니까? 서민을 위해 깃발을 내걸었다고 자랑했으면, 서민의 실정을 세심하게 헤아린 정책을 시행해야지요.

셋째, 교육개혁입니다.

DJ정부의 교육정책을 보면서, 저는, 이 정권의 핵심 구성원들이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화에 헌신했다는 것을 비참하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교사들, 개개인은 모두 자존심을 지닌 인격체입니다. 나는 학교교사가 아니며, 학교 다닐 때 좋은 선생님만 만난 것은 아니지만, 교사를 마치 이리저리 짜 맞출 수 있는 무생물을 대하듯이 개혁과 청산의 대상으로 삼았던, DJ정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어느 스승의 날, 서울에서 전체 초등학교를 휴교한 적이 있습니다. 이게 뭡니까? 모든 선생이 촌지나 밝히는 파렴치범이라도 된다는 겁니까? 그날, 교사들이 집에서 놀면서 어떤 생각을 했겠으며, 휴교의 의미를 이해하는 아이들은 선생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게 되겠습니까? 교사와 학생을 이간질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5월 15일이 마음에 안 들면, 학년이 바뀌는 2월 15일쯤으로 스승의 날을 정해서, 순수한 감사의 여지를 만들기라도 했어야지요.

그뿐입니까? 슬쩍 여론 몰이를 해서, 나이 많은 교사를 싹 쓸어서 교단에서 내쫓았습니다. 퇴직교사들에게 지급하는 연금이 바닥나자 나가려던 교사를 다시 붙잡기 시작했고, 어느 날 갑자기 교실짓기를 시행하더니 교사가 모자라자 쫓아냈던 교사를 기간제 교사로 불러들였습니다. 불러들일 것이면, 가만히 두지, 왜 들었다 놓습니까? 사람을 들었다 놓으면, 무슨 물건 취급하는 것 같아서 얼마나 기분 나쁜지 모릅니까?

전교조 교사를 민주화 공로자로 인정하면서, 비전교조 교사들과 미묘한 갈등이 생기게 했습니다. 어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전교조 때문에 일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고백을 직접 들었던 적도 있습니다. 교사에서 교장이 되기까지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20-30여 년의 교육경험도 있습니다. 이제 교장이 되어, 그 동안 쌓은 경륜을 펼치려 하는데, 전교조가 너무 나선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부심이 대단하여 무슨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의 얘기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전교조가 참교육을 한다기에 좋은 줄만 알았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님을 알았습니다.)

넷째, 햇볕정책입니다.

남한에서 누가 교류와 화해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각자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DJ정부는 지나치게 북한 지도부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DJ정부하에서, 정말 해괴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8.15방북단에서는 김일성 동상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참배하는 이가 있었으며, 교수라는 자가 "만경대 정신 이어 받아 통일 위업 이루자"고 했습니다. 전쟁의 비극적인 상황에서 목숨 바쳐 싸웠던 군인들과 북한 체제 그 자체를 찬양하는 학생들이 공항에서 이념갈등으로 대립했습니다.

월남전 참전 군인들을 용병으로 매도하면서 명예를 비참하게 짓밟는 일이 벌어졌고, 민주화 유공자들에게 돈 잔치를 하면서 참전 군인들이 더욱 소외감에 빠지게 했습니다.

고(故) 이승복 소년이 정말 공산당이 싫다고 했겠냐, 싫다 했으면 초등학생이 뭘 한다고 공산당이 싫다고 그랬겠냐, 그것은 오보였으며 소설작문이었다며, 30여 년 전의 순박한 산골 소년의 참혹한 죽음의 의미를 뒤집어엎으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그걸 왜 파헤칩니까? 이승복의 동상이 녹슬면 녹스는 대로, 세인의 기억에서 잊혀지면 잊혀지는 대로 그냥 두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걸 파헤쳐서 뭘 얻으려는 것이었습니까? 해괴하고 잔인하고 못된 짓이었습니다.

잔뜩 퍼주는 상황인데, 서해에서 북한이 선제 도발을 범하고, 일부 언론사는 우리 어부들이 맞을 짓을 좀 했다고 하고, 우리가 지원하는 것이 무기구입에 사용되지 않도록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하면, "그럼 전쟁하자는 거냐!"하는 협박이 정부와 여당 측에서 튀어나왔습니다. 얼마 전에는 수천 억 원을 가지고 북한과 경천동지할 뒷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가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조사가 흐지부지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북한 핵 개발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연변 시장 바닥을 배회하며 땅바닥에 떨어진 음식 부스러기를 주워먹는 '꽃제비'들과 북한에서 굶주리고 있는 주민들의 인권은 철저하게 외면되었습니다. 이런 판국에,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가 중국을 방문했을 때, 중국의 장쩌민 주석에게, 탈북자 문제를 거론하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상황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신선한 희망을 느꼈습니다.

일각에서 외교적으로 껄끄러운 얘기를 꺼낸 것은 결례라는 비판이 있었으나,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가, 어렵게 마련한 대화의 자리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만큼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라는 것이, 이 총재의 인식이었겠지요. 저는, 이회창 총재의 인식에 동의합니다.

통일? DJ정부는 자신들의 대북정책에 문제제기를 하면 "반통일세력!"이라고 배척했는데, 지금 어떤 통일의 분위기가 구축되었습니까? 북한이 핵개발 했다는데, 평화통일의 방향으로 진전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까? 국내에서 충분한 여론 수렴도 없이 반대자를 수구냉전세력으로 매도하면서 일방적으로 추진했던 햇볕정책이 성공했다고 할 수 있습니까? 햇볕정책의 궁극적 목적이 평화통일이었다면, 최소한, 핵 개발 문제만 가지고도, 햇볕정책은 완전히 헛수고였으며,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정책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상대가 햇볕정책을 쓴다고 해 오면, 듣는 쪽에서는 기분이 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불쾌한 기색하나 없이 앞에서는 화해의 몸짓을 하면서 챙길 걸 최대한 챙기면서, 뒤로는 얻어온 자금으로 여유가 생겨 무기개발 하면서 정권유지를 더욱 힘차게 했습니다. DJ가 정치 9단이면, 김정일은 정치 10단입니다. DJ께서 어떤 의미로 김정일을 식견 있는 지도자라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김정일이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 식견이 대단한 인물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진 것도 별로 없으면서 미국을 향하여 큰소리치는 걸 보면 부러울 정도입니다.

 
   
     
 

3. 민주당의 정체

민주당을 구성하고 있는 의원들 대부분은 과거 군사독재 시절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입니다. 모두들 일신상의 영달보다는 자유와 인권이 존중되는 세상을 이루기 위해 온갖 고초를 마다하지 않는, 높은 도덕성을 지닌 것 같습니다. 민주당 구성원들 스스로 도덕성이 높다고 자부했기에, 개혁을 추진하면서 문제제기자들을 향하여 "반개혁 세력, 보수꼴통"이라고 비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민주당 구성원들의 아이덴티티가 높은 도덕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까?

DJ의 측근들이 숱하게, 정권을 잡고 있는 동안 '한 탕 해 먹자'는 부패와 비리와 결탁했습니다. 전임 대통령의 아들을 그렇게 비난하더니, 두 아들이 감옥에 들어가 콩밥먹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한 명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특별처분으로 풀려났습니다. 과연 감옥에 들락거리는 사람들만 부도덕합니까?

대선 가도에서 경쟁 상대인 이회창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런데, 김대업 테이프는 무엇이었습니까? 정말 비참하게 졸렬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도덕성을 지닌 지성인들이 할 짓이었습니까? 무슨 풍, 풍, 풍이 있었지만, 대부분 허풍 공작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제, 민주당이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칠 때, 진짜 늑대가 나타났어도 믿을 수 없는 형편입니다.

저는, 노무현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후, YS를 찾아가서 과거에 얻어 찬 시계를 자랑하면서 박종웅 의원을 염두에 두고 '부산시장을 낙점해달라'고 했을 때, 부산·경남 지역 선거에서 한 석도 못 건지면 '재신임받겠다(이런 말은 함부로 할 말이 아닙니다)'고 공언했을 때, 그렇게 공언하고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이 별로 올라가지 않자 '부산 사람들이 나를 죽이려 한다'고 발언했을 때, 노무현 후보는 원칙에 충실한 정치인이라는 평가에 회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들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민주당의 한 대표조차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노무현 후보의 책임이 크다고 분석할 정도입니다.

저도 한때는 노무현 후보가 대단히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믿고 있었으며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할 때마다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노무현 후보에 대한 이인제 의원의 평가가 현실을 제대로 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노무현 후보가 국정의 최고 지도자가 될 그릇이 아니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은 노무현 후보를 국민경선으로 뽑고 나서, 민주정치발전에 큰 획을 하나 그었다며, 한나라당에 대해서, "너희들도 국민 경선 해라"하고 소리치고, 한나라당도 국민경선으로 이회창 총재를 후보로 선출하자, "무늬만 국민경선"이라고 비꼬지 않았습니까? 그만큼, 국민경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민주당이 진정, 도덕성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라면, 국민경선으로 선출한 노무현 후보로 뭉쳐서 끝까지 가야 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민주당이 어떻게 돌아갑니까? 철새가 되어 정치적 생존을 위한 날개짓을 하고 있는 자가 어디 한둘입니까? 반노파, 탈당파, 정몽준과 단일화파, 국민통합21 입당파, 한나라당 입당파, 신당추진파, 단일화 추진한다면서 탈당한 모임이 신당 추진으로 분위기가 바뀌자 다시 탈퇴파, 관망하며 눈치보기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관전하는 입장에서도 머리가 돌 지경입니다.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이인제 의원이 후보로 결정되었다면 이 같은 혼란이 있었을까요?

나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지 않지만, 민주당에 속해 있는 의원들은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든 올라가든, 노무현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민주정치의 발전이라던 국민경선의 의미를 살려 가는 것이며 정치도의이지 않습니까? 하긴, 민주당의 어느 중진 의원조차, 국민경선의 내막을 "까발려버리겠다"고 했으니, 국민경선이란 것이 내팽개쳐도 별 볼 일 없는 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걸 가지고 뭘 한나라당에 왈가왈부했는지 쓴웃음이 날 뿐입니다.

민주당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민주주의?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난 다음 시행했던 각종 정책과 작금의 민주당의 모습으로 미루어 보건대, 민주화에 목숨을 걸었던 궁극적인 목적은, 결코 민주주의의 구현이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민주화 운동, 그것은 정권을 잡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입니다. 민주당의 궁극적 가치는 정권잡기였습니다.


4. 교훈

오래 전 데카르트(1596-1650)는, 그의 <방법서설>이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가를 재건하기 위하여 그 토대부터 송두리째 변혁하고 뒤집어엎는 계획을 꾸민다는 것은 매우 부당하다. 학문의 전체 체계나 학교에서 학문을 가르치기 위해 세워놓은 질서를 확 바꾸는 것도 부당하다… 공공의 체제와 같이 거대한 것들은 한 번 쓰러지면 다시 세우기가 매우 힘들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지탱하고 진정시키기가 어렵다…"

바로 그것입니다. 한 개인이 담배 피던 습관을 고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인데, 여러 사람이 어우러진 조직을 뜯어고치는 일은 오죽하겠습니까? 기존 질서에 아무리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조직이 클수록 급진적인 개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나름대로 기존 질서에 성실하게 적응하며 삶을 가꾸어온 사람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인해 그 조직이 그만큼 지탱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들의 저항을 반동이라고 배척할 것입니까? 이들은 함께 감싸안고 이끌어가야 할 조직의 구성원이 아닙니까?

저는 DJ정부를 지켜보면서, 이렇게 배웠습니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지향하면서 고칠 것은 고쳐 나가야 한다. 그러나 급진 개혁은 현명하지 못하다. 조직이 클수록, 급진주의자가 권력을 잡으면 조직은 뒤죽박죽 된다. 보수주의자가 결정권을 갖되 진보주의자의 비판에 의해, 점진적인 개선을 이루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시행착오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바람직한 개혁을 구축하는 최선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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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2002-11-12 17:58:52
아적도 디제를 진보라 생각하면 안되지...
이따의 대다수 진보척하는 , 이런 놈들을 수구 진보라 해야되나?
암튼 지 멋대로 진보라 부른 다고 진보가 되냐.

딴나라 2002-11-12 18:49:13
누가 김대중이 진보주의자라고 이야기했는가. 김대중이 야당생활을 할 당시에는 진보적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지금은 지독한 수구주의자라고 밖에 생각할수없다.
기자는 괜히 아전인수적인 해석을 해서 조중동과 같은 신문의 기사를 쓰지 않기를 바란다.

그냥 2002-11-13 22:24:12
보수주의자만 정권을 잡으라고? 그러면 다들 보수하려고 하지 그럼 누가 비판만 하려고 진보하겠습니까? 이렇게 답을 정해 버리면 왜 정당이란걸 나눠야하는지부터 회의가 생기니 생각을 좀 더하시고 글을 쓰셔야 하겠습니다

류무수 2002-11-14 10:13:55
그냥이라는 아이디를 쓰신 분께.

누가 진보를 하려고 하냐고요?
나름대로 정권을 잡을 목표로,
보수가 전통을 지키는데 집착하여
놓치거나 소홀히 하는 사회발전의 방향을 일깨우고 성취하고자 하는 이들이
진보를 하겠지요.
그리고, 누가 말리더라도, 보수가 정권을 잡아야 한다는 정답이 제시된다 할지라도, 언제나 진보는 있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 진보의 목소리는 매우 필요하고 소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권은 보수가 잡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견해입니다.


단세포 2002-11-15 16:52:42
dj가 대통령 된 것은 어찌되었건, 대한민국의 수치야..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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