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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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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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후라(マフラ)

찬바람이 불기시작하며 목에 두를 목도리를 챙기기 시작한다. 인체의 체온을 조절해주는 곳은 목이다. 더울 때는 기린처럼 목을 길게 늘이고 얼음 물수건으로 목을 닦아내어 체온을 시키며 추울 때는 거북이처럼 목을 바싹 움츠리며 목도리나 옷깃으로 목을 감싸 체온을 높여준다.

외기온도 변화로 목의 체온이 떨어지면 혈액순환장애로 콧물, 재채기 등이 엄습해와 감기로 이어진다. 감기에는 약이 없다. 체온조절이 최적의 요법이다.

몸이 오싹하며 한기를 느끼면 감기의 시초이다. 이때 임시방편으로 <헤어드라이>로 목 뒤편에 있는 (大椎)를 따듯하게 해주면 즉시 효과를 본다. 외출 시 <헤어드라이>를 가지고 다니기가 불편하면 핫팩(hot pack)이나 뜨거운 물수건으로 그곳을 따듯하게 해주면 효과적일 것이다.

겨울철 보온용으로 이용하거나 봄가을 액세서리(일본식 발음-악세사리-アクセサリ)로 이용하는 목도리를 가리켜 거의가 <마후라>라 부른다.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먼 옛날 일제 시대 부터 불러온 말이라 국적이 분명치 않은 외국어이다.

본래의 말은 머풀러(muffler)인데 일본글이나 발음으로는 도저히 표현을 못한다. 그래서 일본이 겨우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것이 마후라(マフラ-Mahura)이다. 그러면서 이를 일본어순화어로 받아들인 것이다.

목도리의 일본말은 에리마끼(えりまき-襟巻) 또는 구비마끼(くびまき-首巻)라야 하는데 외래어를 좋아하는 일본인은 새로운 문물을 끌어들이면서 왜곡되게 우리에게 전달한 것인데 우리는 그 내용도 모르며 지금에 이르기까지 흉내 내고 있는 것이다.

본디 말인 머풀러는 목도리뿐이 아니고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소음기(消音器)도 머풀러라 한다. 자칫 목에 걸치는 목도리와 소음기를 착각하기 쉽다.

<마후라>를 한국 사람에게 뿌리 깊게 심어놓은 것은 1964년도에 제작된 영화 <빨간 마후라>이다. 이 영화 주제가<빨간 마후라>는 국민의 애창곡이 되다시피 했다.
이때부터 <빨간 마후라>는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빨간 마후라>라 부르게 된 이유는 한국 전쟁 당시 강릉지역에 주둔했던 제10 전투비행전대 에서부터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표현하는 말은 같되 내용이 전혀 다른 얘기도 있어 재미삼아 몇 줄 적어본다. 대서양에 면한 유럽 국가 포르투갈(Portugal)의 수도 리스본 북서쪽 약 30Km 지점에 마후라(Mafra)란 도시가 위치한다.

이곳에 18세기경 왕 죠안5세가 건립한 마후라 궁전과 사냥을 위해 만들어놓은 마후라 공원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혹시 대화 중 전후관계를 따지지 않고 말하다가는 착각 할 수도 있다.

우리 국어사전에 표기된 머플러(muffler)를 보면 목도리, 소음기, 권투용 장갑이라 고 돼있다. 어떤 것을 쓰던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지만 <마후라>라는 일본의 조언(造言)만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머리속에 뿌리 깊게 각인된 의식이 하루아침에 고쳐지리라 생각은 않지만 혹시 말할 기회가 있더라도 한번쯤 가다듬어 고쳐나가겠다는 각오는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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