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자단 가운데 일부 북측 기자들이이 24일 오후 대구 유니버시아드 미디어센터(UMC)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던 민주 참여 네티즌연대, 북핵 저지 시민연대 등 민간보수 단체와 물리적 충돌을 벌이는 사태가 발생해 많은 이들을 우려하게 하고 있다.
이들 시민단체는 이날 '김정일 타도하여 북한주민 구출하자', '김정일이 죽어야 북한동포가 산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 유감 성명 발표 사과와 북한 선수단 및 응원단에 대한 보도가 편파 보도라고 주장하며 중단을 요구했다.
경기장에서 취재를 마치고 기사 송고를 위해 UMC로 들어오던 북측 기자들은 이들의 시위광경과 플래카드를 목격하고 '어서 치우라'고 항의하며 기사 송고실로 이동했다가 북측 기자단 대여섯명이 다시 광장으로 내려와 몸싸움을 벌였고 이 와중에 다리 부상중인 탈북자 지원 독일인 의사 노르베르트 폴러첸(45)씨가 쓰러지기도 했다고 한다.
한편 보수 단체 측은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북한의 테러행위"라며 "정부에 대해 사과와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고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시위를 가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고?
보수 우익단체도 자기 할 말을 할 권리가 있다. 참고로 보수 우익 단체의 주장은 상당한 논리적 근거를 가진 부분도 적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제발 보수단체들은 지금 잠시 입 다물고 있어야 할 때다.
지금 대규모 시위를 벌인다면 북한은 틀림없이 어떤 형태로든 보복을 해 올 것이며 그 보복은 지금 펼쳐지고 있는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경우 대회의 가치가 떨어져 대회에 엄청난 기대를 해 온 대구 민심이 크게 흔들릴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뿐만 아니라 적어도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만큼은 남북 간의 화합과 협력의 분위기를 유지해야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린 상황을 감안할 때 한반도에 대한 세계인의 불안한 이미지를 어느 정도 벗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세계적으로 북한 핵 문제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북한 발(發) 세계 안보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조금씩 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점에서 적어도 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만큼은 충돌을 자제해야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인들이나 한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외국인들도 안심할 것이고 앞으로 있을 6자 회담도 비교적 안정적인 방향으로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결국 대중들의 지지를 받아야 보수 운동이 설득력을 갖고 정치적 영향력을 발 휘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지금 불경기와 사회 혼란으로 지친 국민들이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보면서 북한과의 화해 무드가 일단 이뤄지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쓸데없는 대립의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보수 운동의 대중적지지 유도란 차원에서 매우 적절치 못한 것이다.
보수단체가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위험한 발상이다. 이렇게 될 경우 보수단체는, 특히 보수단체를 혐오하는 일부 젊은 세대들이나 이해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상당수의 대구 시민들에게 맹렬한 반발을 받을 수 있다.
대구가 한국 보수 우익에게 상당한 가치를 가진 지역이라고 생각할 때 일단 보수단체들은 대구 시민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상당한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볼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노력해야 하며 일단 대회가 끝난 이후에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를 온건한 방법으로 설득해서 대구 시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보수단체, 사회 혼란 가중시키면 안 된다
덧붙여 생각할 부분은 현재 화물연대와 기타 노조의 파업 사태 등으로 국정 혼란이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는 상황에서 보수단체까지 나서서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일으켜 더욱 더 국민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문제의 전말을 지켜볼 때 보수단체가 대규모 시위 사태를 일으킬 경우 공권력이나 사상을 달리하는 반(反)보수 단체와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단체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경우, 사실상 북한의 책략으로 궁지에 몰린 한국의 보수 우익세력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몰락의 길로 추락할 수 있다.
지금 한국의 인구 구조는 보수 우익에게 대단히 불리한 구조로 되어 있다. 사회의 핵심 주도 계층이 기성세대에서 2030 세대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한국 현대사의 특성과 한국의 사회 문화적 환경 상 2030세대는 보수 우익에게 적대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거나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일부 보수 우익의 모험주의적인 행동은 전체 보수 진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이 분명하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운동의 최대 가치는 대중성이란 부분을 상기하고 대중들의 기호와 이해관계에 현실적으로 부합할 수 있는 보수 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보수 우익은 '개구리'를 기억하라
지금 보수 우익은 북한의 책략에 빠져 있다. 여기서 북한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일 경우 북한은 대구 민심과 남측의 반(反)보수세력의 민심을 이용해 보수 우익에게 타격을 가할 것이다.
이미 지난번 인공기 소각 사태로 보수 우익은 북한의 책략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북한이 휘두른 칼에 배를 찔린 격이다. 지금 보수 우익이 할 수 있는 선택은 일단 잠자코 이번 대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번 대회가 무사히 끝난 후에 북한 문제가 아니라 현 정부의 국정혼란 책임을 가지고 보수 운동을 벌여도 충분한 성과를 얻을 수 있으며 지난 인공기 소각사태에서 입은 타격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전체 보수 우익에게 호소한다. 지금 더 이상 소수 '애국 보수'의 모험주의적 행동에 동참하지 말라. 지금 보수 우익이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은 모험주의적 행동으로 해결될 수 없다.
현실을 냉정히 보아야 사회 문화적 주도권을 상실하고 주요 지지계층 마저 고령화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지금의 위기에서 탈출해 새로운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개구리'는 멀리 뛰기 위해 그만큼 다리를 바짝 움츠리고 힘을 모은다. 다리를 최대한 움츠리지 않으면 멀리 뛸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보수 우익은 '개구리'의 그것처럼 다리를 최대한 움츠리고 간교한 북한의 책략을 피하고 실력을 비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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