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미국의 제 2언어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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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미국의 제 2언어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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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

미국의 인종, 공공정책연구소(EPPC)의 한 연구원은 로스엔젤레스 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지금과 같이 이민의 물결이 계속되면 2050년에는 미국 내 히스패닉 계의 인구가 백인보다 많아지게 되어서 미국이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각종 언어집단으로 나누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이민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여러 언어의 사용을 허용하지 말고, 학교교육에서도 이들에 대한 영어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사실 미국 내 히스패닉 계 인구의 성장세는 매우 빠르다

라틴아메리카협의회(Latin America Association)가 밝힌 바에 따르면 1999년 미국에 거주하는 히스패닉 인구는 약 3천1백만이었다. 그해 미국인구가 약 2억7천2백만 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미국인구 중 히스패닉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11.4%에 달하는 것이다.

1990년부터 1999년 사이에 미국 내 전체 인구는 9.2% 증가했으나, 히스패닉 인구는 37.3%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EPPC 연구원의 주장처럼 2050년에는 히스패닉계의 인구가 미국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게 될 수 있다. 현재 미국 50개주 중에서 히스패닉계가 10만 명이상 거주하고 있는 곳이 26개주에 이르고 있고, 1백만 명 이상 거주하는 주도 7개 주나 된다.

최근 미국 내 히스패닉 계 인구증가의 원인은 멕시코 계통의 인구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멕시코 정부는 현재 미국 내에 체류하는 멕시코 태생의 인구가 합법, 불법을 포함하여 총 800만 명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940년대와, 1950년대에 쿠바의 어려운 경제사정 등을 이유로 쿠바인들이 대거 미국으로 이주한 것과 비슷한 현상이 현재 멕시코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내에서 각종 허드렛일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히스패닉계의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현재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고졸이상의 상대적 고학력자들이다. 거듭되는 페소화위기와 구조조정의 여파로 멕시코 내에는 많은 고학력 실직자들이 생기고 있다. 최근 25년간 멕시코의 최저임금은 매년 평균 3%가량씩 감소해왔다고 한다.

이러한 요인은 다른 중미국가들에도 마찬가지다. 멕시코와는 다르게 국경을 접하고 있지 않은 중미국가에서 미국으로 입국으로 입국하려면, 육로로 멕시코의 길고 긴 영토를 통과하여 미-멕 국경을 통과하는 방법 외에는 정식으로 비자를 얻어서 미국에 들어가는 것밖에 없다.

이들 중미국가들에서도 미국비자를 얻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다. 따라서 비자를 얻기 쉬운 상대적 고학력자들이 미국으로 입국하게 되는 것이다.

중미국가에서 미국으로의 인구유입 역시 고학력자들이 취직할만한 산업의 발달이 이들 국가에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미국가들의 경상수지균형을 이루는 데 미국에 체류하는 사람들이 가족들에게 송금하는 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년 중 계속 조금씩 달러에 대한 환율이 떨어지다, 중미 카톨릭 국가에서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를 전후하여 미국에 체류하는 사람들의 본국가족들에 대한 송금이 몰리면 환율이 급상승하는 일이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저임금 고학력 노동자에 대한 수요와, 멕시코와 중미의 경제 구조적 요인이 합쳐져서 미국으로의 히스패닉 인구의 지속적인 유입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원인이 된다. 더구나 최근의 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히스패닉 계통의 경제적 지위가 빠른 속도로 상승되고 있다고 한다. 허드렛일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히스패닉의 이미지와 다른 결과는 상대적으로 고학력 이민지들이 많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현재 멕시코에서 급격히 유행하고 있는 미국 내 원정출산 붐도 미국 내 히스패닉 계 인구증가에 한몫을 한다. 국경부근의 멕시코 인들은 치지방문을 목적으로 국경에서 40km 이내의 미국 내에서 3일간 체류하는 방문비자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연합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멕 국경에서 9.6km 떨어진 쿨라 비스타의 스크립스 메모리얼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 2067명 중 507명의 부모가 외국인이었다고 전했다.

최근의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은 히스패닉의 유입을 일정한 수준에서 막으려는 정책을 이제 수정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과 멕시코 정부는 현재 약 3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멕시코국적 불법체류자의 신분을 합법화해주는 조약을 준비 중이다.

미국이 협상타결의 조건으로 멕시코 연방정부 재정의 1/3을 충당하고 있는 거대 국영석유회사인 ‘페멕스’ 사에 미국기업의 지분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멕시코 정부가 반발하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거의 500만에 이르는 미국 내 멕시코 국민의 체류를 합법화 해준다는 것은 분명히 히스패닉 계에 대한 미국의 이민정책이 바뀌어 가고 있는 조짐이라고 보기에 충분할 것 같다. 멕시코 정부도 역시 이민과 국적에 관한 정책을 수정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멕시코 태생의 사람이 외국시민권을 택하면 자동적으로 멕시코의 국적을 포기하도록 하는 정책을 크게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NAFTA에 따른 경제적 국경의 개방은 의도했던 아니었던 결과적으로 미국으로의 인적교류를 증가시키고, 값싼 양질의 노동인구를 필요로 하는 미국으로의 히스패닉 계통 인구유입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귀결지어지고 있다.

비록 미국 내에서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겠지만, 경제적 기초가 요구하는 인구 흐름의 큰 방향은 이미 정하여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히스패닉 계 인구의 증가는 거주하는 흑인들과 백인들과의 인종문제와는 또 다른 갈등요인을 가지고 있다. 흑인들은 독특한 자신들의 문화적 특성을 유지하며 백인들과 갈등을 겪고 있기도 하지만, 수세기에 걸쳐 오랫동안 미국 내에 거주하여 왔기 때문에, 보다 큰 안목으로 보면 언어나, 음식, 주거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거의 완벽한 미국인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들 자신도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미국인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최근 미국으로 급격히 유입되기 시작한 히스패닉 계 인구는, 미국 내 거주하는 한국계 이민 1세대들과 비슷하게 언어적응이나 문화적 적응 뿐 아니라, 자신의 아이덴티티에 있어서도 미국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국남부의 특정한 주에 많은 수의 히스패닉의 거주하기 때문에, 이들이 미국문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크게 하지 않아도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기반이 된다. 물론 이민기간이 길어질수록 이들도 미국사회에 차음 동화되어 가겠지만, 이들의 인구 증가의 속도가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미-멕시코 전쟁으로 텍사스를 빼앗기고, 아리조나, 켈리포니아등 현재 멕시코보다 큰 영토를 미국에 넘겨야 했던 멕시코 인들은, 어쩌면 원래 자신들의 영토였던 곳에 이제 자신들이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젠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된 것 같은 미국 내 히스패닉 계 인구의 증가가 장차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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