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속셈은 6자회담이 아니라 미.북 담판과 다자간 비핵화 놀이
원자바오의 방북에 北이 이처럼 야단법석을 떠는 것은 중국의 경제원조라는 선물보따리에 군침을 흘리고 중국이 핵 등 국제문제에서 북과 '혈맹의 공조'를 지속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주체와 자주를 입에 달고 살면서 '독불장군 행세'를 해 오던 북이 이처럼 비굴한 자세로 환대하는 모습에서 옛적 조선시대에 영은문(迎恩門)까지 세워 놓고 국왕이 직접 淸國 사신을 맞이하던 '事大'의 환영(幻影)을 보는 듯, 씁쓸할 다름이다.
그런데 우리 당국은 이번 원자바오의 방북을 바라보면서 6자회담 재개라는 김칫국부터 마시려드는 것 같다. 그러나 북은 2차 핵실험에 이어 '6자회담 폐기'라는 덫을 놓고 한미양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걸려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5월 25일 2차 핵실험 후 북은 이미 7월16일 이집트에서 열린 제15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입을 통해 반기문 UN사무총장 면전에서 6자회담의 종말을 선언한 이래 이를 기정사실화하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북은 지난 18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다이빙궈(戴秉國)를 맞은 자리에서 '양자회담과 다자회담을 병행할 의사'가 있음을 김정일 입을 통해서 내 비침으로서 핵관련 '대화의 새 틀'짜기에 나섰다.
그러면서 북이 내세우는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북에 대한 주권 존중과 김일성의 한반도비핵화 유훈'타령이다. 이를 뒤집어 말한다면 北 핵개발은 북의 주권문제이며, 이미 두 차례나 핵실험을 마친 北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미.중.러 핵 강국과 동등한 자격으로 한반도 비핵화문제를 논의함에 있어서 한국에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는 미국과 우선 대화로 주한민군을 철수 시키고 한반도비핵화 문제는 한국은 제쳐놓고 미.중.러 핵보유국 끼리 천천히 논의해 보자는 이야기이다.
김정일 입에서 나온 양자대화는 남북간대화가 아니라 미.북 직접담판을 의미하며 다자간 대화 역시 기존의 6자회담이 아니라 핵보유국끼리 비핵화놀이를 벌여보자는 것으로 후진타오가 친서를 보내고 원자바오가 방북을 했다고 북 입장이 달라 질 것은 없다고 본다.
문제는 미국이 '북 핵보유 인정, 6자회담 종결, 비핵화회담 새 판짜기'라는 덫과 올가미를 어떻게 피할 것이냐 와 대한민국이 얼마나 일관되게 '비핵개방3000'대북정책 원칙을 고수하고 의연하게 대처 해 나가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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