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대하며 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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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기대하며 일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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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위한 카르텔

^^^ⓒ 박선협^^^
일. 사람이 일과 일터를 지속해 나감에 있어 필요 충분한 기대치는 무엇일까? 무엇을 기대하면 좋을까? '연고', '직장의 친구', '개인적인 매력', '교양', 이런 것들을 의지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면 다른 무엇도 기대하지 않고 '운(運)'에 맡기는 것은 어떨까? 그외에도 '지성', '재능' 등등. 기댈 만한 것은 다양하게 생각될 것이다.

오랜 세월 일하고 또 일하고 일에 치어 일에 대해서 아무런 정열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말해보란다면, '연고'와 '직장의 친구', 이 두 가지가 기대치라고 단정해서 말할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의 능력, 지성, 흥미, 학력, 근면성 등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환상이나 착각에 빠지는 것은, 젊은이들에게만 있는 것으로 생각될 것이다.

나아가, 그런 사람들은 젊은이들이 믿고 있는 것은 단지 허상이나 무지인 것이고, 젊은 혈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교하려 든다. 그러면, 우선 이러한 요소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선은 '연고'다

사장의 아들이라는 것만으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장이 되고 만다. 어제까지는 다만 수하물의 운송계였는데, 혹은 사장의 영애令愛와 결혼한 것이 단초가 되어 중역으로 발탁된다는 등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널려 있다.

그러한 후계자의 아들이나 대릴 사위들은 일 솜씨도 뛰어나지 못한데도, 다른 어떤 사원보다도 태도가 뻣뻣하고 코만 높은 부류일 경우가 흔한 것이다. '연고'란, 단순한 출생의 우연에 다름 아니다.

다음으로 '직장의 친구'다

개인적인 연줄, 이것은 지위를 획득하여 유지하고, 나아가 승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어떤 회사에 A라는 사람이 근무한다고 가정하자. A씨는 자기가 근무하는 회사에 결원이 생겼다는 얘기가 귀에 들어왔다.

A씨에게는 많은 친구가 있다. 그리하여 그 친구 중에서 누군가가 A씨의 회사에 입사하기로 되었다. 그 친구에게도 다시 많은 친구가 있다. 친구가 친구를 부르는 일이 되풀이 된다. 그리하여 그들은, 어느 정도의 보장과 승진에의 희망을 품은 채 그곳에서 활동할 수가 있게 된다.

다음으로 '개인적인 매력'이다

검지 손가락 하나로, 키를 하나하나 토닥토닥 찾아가면서 찍고있는 타이피스트가 있다. 그녀에게는 타이피스트로서의 적성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매우 젊고, 예쁘다. 그런 그녀는 어느 날, 예쁘다는 점만으로 사장비서에 발탁된다.

그녀의 타이프 솜씨는, 사장 비서가 되고서도 변함없이 숙달되지 않는다. 그러나 예쁘다는 그녀의 '개인적인 매력' 덕분에 급료는 오르고, 회원제 고급 클럽에 다닌다든가 다이아몬드를 몸에 지닐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의연히 타이프의 솜씨는 숙달되지 않고 있다.

또한, 사람인상이 좋다는 것 만인 젊은 사원이 선배를 따돌리고 승진하는 일도 있다. 기분 좋은 죠크를 연발하고, 접대골프로 접대매너에 철저할 수 있다는 요령마저 '개인적인 매력'의 하나다.

다음으로 '교양'이다

교양의 정도는 회사나 관청이나 몽땅 왜곡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은 열심히 공부하고 각별한 노력으로 박학다식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에 반해서, 별반 학력도 없고 다만 억지가 센 사람이 껑충껑충 출세하거나 한다. 그리고, 전혀 교양이 없는 사람이 몇 백만이라는 사람들에게 명령을 하는 예도 있다. 교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제까지나 윗 사람아래서 죽어라 일만 하는 사람도 있다.

다음으로 '근면'이다

'근면'도 교양의 경우와 비슷하다. 현실의 쓰고 단맛을 체험한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근면이란 것은 별 볼 일없는 것으로 치부되고 만다. 그런 사람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곤죽이 되도록 일하는 거야? 요령 좋게 하지 않으면 손해본다'는 등 핀잔을 하면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젊은이에게 찬물을 끼얹기 일수다.

그러나 젊은이는 자기의 신념을 꺽지 않고 잔무에 잔무를 겸하여 자기직무 이상의 일을 계속한다. 그런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그가 평소 매우 경멸하고 있던 요령 좋은 팀원이, 계속해서 실적이 별로라고 보았는데 자기보다도 높은 급료를 받고 있는 것에 신경이 거슬리게 된다.

거기서 비로소 '불공평하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지금까지 열심히 일한 나는 도대체 뭐란 말이냐'고 불평하게 된다.

다음엔 '흥미'다

결국, '흥미'도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 가정 사를 뒤돌아보지도 않은 채 라이벌 회사와의 경쟁에 밀릴세라 날밤을 새며 지낸 사람이 있다. 회사 비젼을 진검승부 연구하여 제안서를 작성하고, 그것을 상사에게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서 퇴짜를 받는 경우도 있다.

한편, 회사의 발전 같은 것은 전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자기의 출세나 얼굴 알리기만 신경 쓰는 사람이, 보란 듯이 출세하게 된다. 그럴 때, 회사의 일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사람들은 흥미가 위축되고 마는 듯한 기분을 맛본다. 또한 일에 대한 흥미가 지나칠 만큼 깊은 나머지, 그것을 이해하지 않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연막을 치고 바라보게 되는 사람도 흔히 있다.

다음은 '지성'이다

이처럼 낱낱히 환상이 깨어지는 모습을 보고 나면, '지성'도 우리가 일을 함에 있어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회에는 형편없는 시시한 규칙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어느 회사에서는 어린이마저 질리고 말 플랜이 당당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 장면을 보면, 지성이 있다고 해서 무슨 가치가 있는 것일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리석은 계획에 결정이 내려지는 것에 대해 일일이 화를 내기보다는, 일체 지성 같은 것을 버리고 떠나서 바보처럼 지내는 것이 낙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재능'이다

사회생활에서 이런 순 엉터리 기준으로 승진이나 승급이 행해지는 것을 보노라면, 개인의 재능도 그다지 호 평가받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세상에서는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개인의 재능에 정당한 평가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재능도 없는데 승진하는 사람이 있는 한편에서,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사원 그대로 있는 사람이 있다. 또한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보직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실정을 생각하면 일을 함에 있어서는 재능도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렇게 검토해 본다면, 일의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운'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능력을 인정받는 것도, 인정받지 못하는 것도 결국은 '운'인 것이다.

경륜을 쌓은 사람들이 보더라도, 직업을 얻고, 유지하고, 그리하여 자기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치는 것은 무엇인가 특별한 헤아릴 수 없는 힘에 의하여 장악되고 운행되는 것으로서, 인간의 힘으로는 컨트롤할 수 없는 것처럼 생각될 것이다.

그렇다. 우리들 인간은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굴러들어 오는 모든 우연, 그 불확실성을, '운명'으로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누구나 노력하고 있다. 출세하기 위해서는 차림새에 신경을 쓰고, 지각없이 출근하고, 일이 밀리지 않게 쉴새없이 노력하고 있다. 그리하여 발 디딜 틈 없는 짐짝 만원전차, 콩나물 시루 버스에 올라 집에 오고 다시 다음날도 한결같이 출근한다.

동료를 조금이라도 앞지르기 위해 통신교육이나 학원문전을 찾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중에서 좌절하고 만다. 일 밖 교육은, 나날이 다양한 우연에 부딪치는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별로 제몫을 다하지 못한다.

우리들은 병이 덧날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이 병에 걸린 나머지 요양휴가나 유급휴가도 모두 쓰고 말았다. 그러나 병상의 회복기미는 생각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직장을 잃고 말았다. 또한 병에 걸리지 않았다고는 하더라도 생각지도 않았던 음모나 중상으로 희생되어 직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잘것없는 일에 부대끼다 그 바람에 무능자로 낙인찍혀 사직 당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가령, 잘 나가는 일터라 하더라도 누구나 언젠가는 정년이 닥치고, 하릴없이 느느니 '예전에는 얼마나 신체나 두뇌회전이 빨랐던가'를 회상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만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운명은 불확실한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골Goal'은, 평화스럽게 매일을 보내는 일이다. 그러나 이 '골'까지 이르는 것은 극히 소수의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 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일꺼리에 걸 맞는 일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일을 계속하게 될 것인가, 어떻게 하면 행운세가 자신에게 휘돌아 들것인가를 생각하게 될 뿐이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경우 가장 놀라운 일이 현실로 닥아서게 되고 마는 것이다.

선망의 표적인 부자라 하더라도, 지금은 세금의 과부하가 걸려 홀딱 줄고 말았다. 머리 좋은 회계사를 고용하여 법률을 쉬 뒤집을 수는 없다. 나라는 헌법에 바탕을 두고 우리들에게 평화와 안정을 약속하고는 있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국내외 정세는 도무지 평화스럽게 생활할 수는 있을 것 같지가 않은 생각을 가지게끔 엄청난 법안들이 차례차례 국회를 통과하고 있다.

나날이 생활하는 가운데 끊임없이 새로운 위협이 우리들을 부지부식간에 휩싸고 있다.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것 같은 사회에 있어서는, 인간은 조직의 톱니바퀴처럼 변모하고 있다. 그리하여 한 대로 몇 천명 분을 움직일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었다고 전해들을 때마다, 혹시 '직장을 잃게되는 것은 아닌지?'라고 깜짝깜짝 놀라지 않으면 안된다.

가지가지 다양한 정보가, 교통기관이나 가로의 광고판, 신문이나 잡지, 라디오, TV등 수 만가지 미디어를 통하여 우리들을 들볶아대고 있다. 그 물품이 얼마만큼 좋은 것일지라도, 실제로 그것을 만든 현장 사람들이 손에 넣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렵다.

가난한 사람들은 추석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번듯한 프리센트를 어린이들이나 아내에게 사서 주지 못하는 자기의 처지를 부끄럽게 여긴다. 또한 기실은 오버코드가 필요한데 '코드는 내년에 구입하자'고 참고 만다.

세월이 지나면 우리들은 나이가 들고, 한번 잃어버린 젊음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우리들은, 행복한 미래를 약속하여 주는 일이나 일터, 반대로 미래를 붕괴시킬지도 모를 사건들에, 매일매일 직면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행운만을 기대하며 산다는 것을 수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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