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송사, 어떻게 볼 것인가
대통령의 송사, 어떻게 볼 것인가
  • 박선협
  • 승인 2003.08.14 13: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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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니 별 일을 다 본다'는 사람들이 있다. 유독 특이한 경험을 하였을 때 내뱉는 말이다. 설마 그런 일이 생기리라곤 상상도 못했을 보통 사람들에겐 이런 독백이 자연적으로 터져 나올 정황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송사(訟事) 앞에서 망연자실함을 느끼는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제껏, '송사'와는 담을 쌓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어릴 때 부터 귀가 닳도록 들어온 터다. 본의 아니게 한두 번 바로 그 송사의 변두리를 부닥뜨려 보았던 경혐을 가진 필자는 그 당시, 소위 법조계 주변에서도 '송사는 막가파의 무덤'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그 불문율이 과시 그릇된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주어 담았던 적이 있다.

우선 송사에는 반드시 이기고 지는 사람이 있게 마련인데 그것을 1심에서 3심까지 치루다 보면 시간은 물론이고 경제적 피폐현상이 발생함은 물론, 그에서 덕을 보는 사람은 변호사밖에 없는 지경이 되어 당사자는 결국 허탈증세에 매몰되는 것이 상례로 되어 있다.

유사언어의 반복, 확인, 증거의 판별, 그리하여 그곳엔 양자의 주장이 있을 뿐 대화란 없는 세계다.
누가 더 진실에 가깜게 접근했느냐를 재판하는 판사는 그래서 법의 잣대로 재단할 뿐, 피도 눈물도 없는 세계란 말이다.

그 결과를 통해 나타나는 승리자의 쾌감 하나는 유별난 것이 있어, 마치 마리화나를 흡입한 증세를 겪듯 황홀경에 몰입하게 된다고는 하지만 남는 것은 별반 없어 돈잃고 사람잃고 시간잃는 결과를 맛보게 된다는 것이다.

정치란 무엇인가?

흔히 정치란 신뢰를 기초로 한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라 이른다. 그것이 법률에 기초하는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지만, 그에 의존하는 것은 그야말로 '마지막 카드'라는 것이 상식이다. 우선은 대화하고 서로의 응어리가 있으면 풀기 위한 최선을 방책을 강구해볼 일이다. 극과 극은 통하게 마련이라서 풀지 못할 정치의 세계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관계다.

정치는 그것을 하라고 있는 것이다. 상대를 '틀린 세력'으로 규정하여 게임을 벌이는 적자생존적 '송사' 이전에 상대를 '다른 세력'으로 인정하여 공존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정치의 요체로 삼는 것이 고금동서의 정략이다. 익히 들어 온 소문에 다름 아니다.

신뢰란 그래서 나와 다른 각도를 세운 사람을 경계하되, 그 들과의 경쟁 페이스를 존중하는 곳에 자리잡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독불장군형 정치 속에선 뿌리를 내릴 수가 없는 데서 유래한다. 상대를 누르고 '정의'를 실현코자 할 때 취하는 '송사'가 '신뢰'의 아성을 구축하기가 매우 난처하고 어렵다 함은 삼척동자라도 모르지 않을 예사다.

단순한 이벤트성 송사라기엔 이번의 대통령 송사는 그 상징하는 의미가 미약한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 그 하나는 현직 국회의원과 4대 주력 일간지가 그 상대라는 점이다. 둘째는 자그마치 30억이라는 '승리보상금'이 시사하듯 일반 국민이 가늠하기는 천문학적 액수라는 점에서다. 더구나 그것의 성립을 위해 1천여만원의 인지대를 현금으로 지불한 점이다.

'정의'의 실현을 목표로 한 것이라면 '단돈 1만원'을 걸고 '송사'를 벌였다면 문제를 보는 국민의 시각은 그야말로 심기일전 청신감이 터져 올랐을 것이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송사'를 통해 승리금으로 살 수 있는 자리도 아니며, 꼭 그만한 돈을 받아내고자 할 무슨 절박한 사정이 있는 자리도 아니지 않은가?

'대의명분'을 얻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고, 그것을 대통령은 필요로 했던 것이라 본다면 꼭 그렇게 거액을 걸었어야 하느냐는 것이 참 애석한 사항이다. 우선은 정치력을 발휘할 '대화와 타협'의 기틀을 다리 놓는 노력을 보여주었어야 했다는 점은 이미 주절주절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윗글의 행간에 자명히 드러났다.

대통령이 변호사 출신이어서 법리에 밝은 것은 좋은 일이다. 논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는 것 또한 장려할 일이다. 그래서 '검사'와의 대화, 공무원과의 대화, 지자체장과의 대화, 각계각층과의 대화'를 선호하고 그것을 통해 국정철학을 전도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부국민이 느끼듯 '대통령의 언변'이 지난세월 변호사의 경륜에서 오는 '말의 기교'로 치부될 소지를 간과하고 있지나 않은가? 라면서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기회닿을 때마다 올려온 소이가 여기에 있다. 참모가 있고 마땅히 그들이 한몫을 감당토록 하기만 하면 만사가 통하게 마련인 이치를 방기하지나 않았을까를 염려해 온 기우가 그래서 여전히 유효한 것을 어쩔 수가 없다.

무릇 사단의 발생을 미연에 예방하는 방략을 펼치는 것으로 정치를 새우는 것을 치자의 으뜸덕목으로 삼는다. 발생이 불가피 했을 때 법의 준거를 살피기에 앞서 전후좌우 그 원인을 삼제할 인과관계부터 따져보는 것 또한 귀중한 척도에 다름 아니다.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송사'를 자처하고 나섰을까? 범인의 눈으로 헤아릴 수 없는 울울한 심중을 짐작하려 하나 잡히는 것이 없는 안타까움을 달랜다.'현직 대통령으로서 사상 초유의 송사'라는 '역사적 기록'이 도하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이 현실을 즐거월 해야할지 슬퍼해야 할지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언론이 아무리 짓고 까불어도 유아독존 대통령 길을 가고야 만다'는 기고만장한 대통령과 함께 사는 어린 백성이 앓는 가슴앓이쯤 무슨 대수이겠느냐는 확신이 있다면, '기회에 불법적 행태를 확실히 잡아놔야 겠다'는 의기가 충천해 있다면, 그동안 '무관의 제왕'인양 무소불위의 칼날을 날려 온 관행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의감이 있다면, 그리고, 반드시 그것은 '송사'로 해결함으로써 국민에게 통쾌감을 올리겠다는 각오에서 결코 물러설 수가 없다면, 우리 국민은 얼마나 많은 '송사천국'을 겪어야 될 것인지 자못 가슴이 막힌다.

8.15 청명한 햇볕 아래 어째 이런 일, 저런 모습들이 사흘이 멀다하고 쿵쾅거리는지. 아무리 살아남기 위한 '코드 맞추기' 연습을 즐겨 배워야할 시국을 흘러가는 민초의 세상이라지만 남의 일이 아닌 것을 어이하리, 차마 어이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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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꾼 2003-08-14 21:36:32
구경은 구경인데 나중에 누구에게 되돌아 올꼬,안그래도 사납게 변해가는게 오늘의 인심인데, 결코 대화로 매듭을 풀수 없었는지? 구경은 구경인데 썩 기분 좋은건 아닌 구경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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