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칠레 FTA 설명회 © 연합7일 한국무역협회는 무역회관에서 '한.칠레 FTA 의미와 주요 내용'을 주제로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 ||
한국과 칠레간의 자유무역협정(FTA)과 일손 문제 등으로 농민들의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벼 타작과 과일 수확 등의 늦가을 걷이로 한창 바쁜 시간을 들에서 보내고 있지만, 일손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벼 타작을 콤바인으로 할 경우, 한 마지기에 7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벼를 걷어 들이기 위해서는 다시 볏짚 묶는 기계를 추가로 써야 한다. 농민들로서는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탈곡기를 사용하는 경우, 돈은 적게 들지만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 이때는 벼를 자르고 말려서 모으고 타작을 해야 한다. 최소한 3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이 모든 작업이 다 끝나고 나서 이런저런 인건비에 비료와 농약값 기계 사용료 등을 빼고 나면 농민에게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다른 농사도 마찬가지이다.
농업 또한 일반 사업처럼 투자를 한 후, '투자한 돈 - 매출액 = 순이익'의 공식을 이용해 이익을 내는 것은 마찬가지이만, 일반 사업가의 그것과 비교할 바가 못 된다. 일반 직장인 연봉의 30%에도 못 미치는 재정 상태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일 뿐이다. 농가의 부채가 날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약간의 이익이라도 있다면 다행이지만, 배추나 무 등.. 밭 작물의 경우 수해 등으로 인해 본전도 찾지 못 하는 타격을 입고 나면 회생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렇게 어려운 농업인을 외면하는 정부의 일관 되지 못한 갈대 정책에 농민들은 또다시 코너로 몰리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과 칠레간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내년 상반기에 발효되는 경우 "우리나라는 쌀, 사과, 배 등 21개 품목을 자유화 대상에서 완전 제외"키로 했다고 한다. 당사자인 농민에게는 사전에 어떤 안내나 상의 한번도 없이 농민의 생활이 달린 중요한 안건을 이렇게 결정해 버릴 수가 있단 말인가.
이 협정의 핵심은 공산품과 가전제품을 많이 내다 팔기 위해서 국가 식량안보와 국민 건강안보권을 일정 부분 포기하겠다는 조치인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의 희생을 강요 하는 처사이고 농민의 목을 조이며 이제는 농사를 그만 두라고 하는 권고와도 같다는 생각이다.
우리 민족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옛부터 농업과 농업인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해왔다. 농사를 산업의 기반에 두어 온 것이다. 본(本)이라 함은 뿌리란 뜻이요, 시작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에만 한정되는 것도 아니다. 인류 역사를 통해서도 농업은 언제나 산업의 시작이요, 뿌리였다. 그런데, 그런 농업을 이렇게 무시하고 천대해도 되는 것인가?
일 년 내내 뼈 빠지게 땅을 일궈도 도시 직장인 임금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는 걸 모르는 게 아니다. 그러나 농사를 업으로 여기고 묵묵히 일하면서 우리의 국토를 지켜가고 있는 그들, 깨끗한 쌀과 다양한 먹을 꺼리를 매일 우리의 식탁 위에 올릴 수 있게 해주는 그들.. 그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때, 우리의 삶 또한 그 뿌리를 잃게 된다는 사실을 당국자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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