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 한나라당 '공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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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 한나라당 '공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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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 고립화를 지향

충청권 대표적 정치기반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지난 9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진당 인사의 총리 기용 등 입각에 대해 “정치 구조적으로 가령 우리가 특정 정책 목표나 정치상황에서 연대·공조한다고 하면 그런 틀 위에서 총리고 장관이고 하는 것은 좋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어 “그런 것 없이 그냥 한 두 사람 빼가는 식으로 하면 선진당으로선 사실 별로 유쾌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당이라는 정당이 있는데 청와대에서 우리 당 사람을 기용한다고 하면 우리당이 뭐가 되겠느냐.

우리는 지금 분명 야당인데 우리가 여당이 되는 거냐, 제2의 한나라당이 되는 것이냐”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심대평 대표 등 충청권 총리설이 거론되자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무엇인가”라며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정책 목표나 정치상황에서 공조의 틀’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지만, 이 총재의 적극적 입장은 한나라당과 선진당간 연대의 공간을 넓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최근 충청권 최대 현안인 세종시 건설사업을 비롯, 비정규직법·미디어법 등 주요 이슈에서 양당이 호흡을 맞춘 것을 감안하면 연대·공조의 구체적 움직임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선 연대’가 가시화된다면 유사한 사실상의 ‘소연정’ 형태가 될 수 있다. ‘보수’(이념), ‘충청’(지역)이 외견상 매개고리다.

‘한·선 연대’의 가시화 여부는 이달 중 예상되는 개각을 통해 나타날 전망이다. 일각에선 개헌 논의를 고리로 한 양당 사이 유의미한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보수와 충청을 매개삼은 인위적 연대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한·선 연대’의 최종 성사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만만치 않다. 보수 진영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고립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친박의 경계와 반발도 걸림돌이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김종필이 이끌었던 충청권 정당 신민주공화당은 거대여당 민주자유당의 일원이 되었으나 김영삼 집권 후 쓴 눈물을 마시며 '자유민주연합(자민련)'으로 재탄생, '충청도 핫바지론'으로 동정표에 기대, 원내 3당이 되었다. 하지만 김종필은 다시 호남-충청연합인 'DJP연합'을 통한 권력욕을 드러내다 팽을 당해 끝내 정치권에서 소멸되어 갔다.

30년 민주투쟁을 재산으로 삼았던 영남민주화 세력의 본산이었던 통일민주당은 김영삼의 권력욕에 의해 군부독재세력과 야합하여 여당이 되었고 김영삼 본인은 대통령까지 지냈으나 이후 그 세력은 지금 흔적도 없다. 또 현재 한나라당에 미미하게 존재하고 있는 잔존 인사들도 민주화 세력의 후예라고는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다.

지금도 지역연대를 꿈꾸는 사람들은 '호남고립화'를 통한 정권의 연속성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또 그럴 수 있을 것이다. 호남지역민과 호남출신 분포는 대한민국 인구의 20% 정도일 뿐으로 소수이기 때문에 이 소수를 왕따시키면 80% 정권이 될 것이라는 꿈, 어찌보면 이는 꿈이 아닐 수도 있다.

현재의 민주당 지지도가 딱 이 수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1990년에 했던 이 시도는 단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깨어졌다. '호남고립화'를 통한 3당합당 당시 무려 218석을 보유했던 거대여당 민자당은 2년 뒤 1992년 총선에서 과반에도 못미치는 149석을 얻는데 그치며 특히 1995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민주당에 내주고 만다.

그리고 다시 이듬해 치러진 15대 총선에서는 139석을 얻는데 그쳤으며 서울과 수도권 전체를 신생정당 새정치국민회의와 양분했다. 더구나 영남세력과 연합했던 충청세력은 다시 자민련으로 분화되었고 1997년 대선에서 'DJP연합'으로 7년 만에 '영남고립화'를 시도하여 정권창출에 성공했으나 2년 뒤 연합이 깨지면서 2000년 총선에서는 원내교섭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 신세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지금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이명박과 이회창은 또 호남 고립화를 통한 정권의 영속성을 추구하기 위한 이름으로 '보수적 가치를 공유하는 세력까지의 연대'라는 거창한 논리까지 가져다 부치며 '호남고립화'를 감추려 한다. 원내 170석 정당이 18석의 정당과 연합 188석을 만들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란 꿈같은 그림의 완성을 위해 이들은 지금 물밑에서 야합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영남-수도권-충청연합을 통한 호남고립화가 성공하면 지금도 소수인 민주당 쯤이야 문제도 아니다. 특히 조중동을 비롯한 영남패권주의를 신봉하는 보수언론이라는 강력한 우군도 있다. 여기에 188석의 거대한 힘으로 미디어법, 특히 사이버모욕죄가 신설된 인터넷 통제법을 통과시키면 인터넷도 완전하게 재갈을 물릴 수 있다. 무소불위의 힘이 자신들에게 생긴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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