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6일 심야시간대 인적이 없는 야산에 설치된 송전탑 아래에서 대형 천막을 치고 억대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로 박모씨(38세, 서울 관악구 하대동) 등 운영자 2명과 상습 도박자 오모씨(39세, 경남 진주시 하대동) 등 일당 45명을 검거, 오씨 등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현장에서 판돈 8760만원과 도박에 사용된 화투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충남 아산 등지의 야산 숲속에 도박장을 은밀히 개설한 뒤 회당 수백만원씩 억대의 판돈을 걸고 하루에 100여 차례 이상 속칭 '딜도박' 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박씨 등은 야산에 설치된 송전탑은 수리ㆍ보수를 위한 진입로가 마련되어 차량출입이 가능하고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을 악용, 충남 아산ㆍ당진 등 야산 5개소를 옮겨 다니며 자정 이후 심야 시간대에 송전탑 아래 대형 천막을 치고 도박장을 열어 서울과 경기, 충남, 전북, 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모집한 도박꾼들을 봉고차 등을 이용해 도박장까지 직접 실어 나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도박판을 관리하는 '하우스장'과 도박장 주변 망을 보는 '문방', 화투패를 돌리는 '딜러', 도박을 주관하는 '총책', 도금을 관리하는 '병장', 도박행위에 참여하는 '찍새', 찍새들을 모집하는 '모집책' 등 사전에 역할분담을 철저히 하고, 도박장 내 조명에 필요한 별도 발전시설 및 단속을 피하기 위한 무전기까지 갖추고, 천막 내부의 불빛이 외부로 절대 유출되지 않도록 도박장 관리에도 세심한 신경을 쓰는 등 매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청 광역수사대 양철민 대장(경정)은, "이번 단속은 지난 6월 신규 창설된 충남청 제1기동대(대장 최정우)와의 합동 작전을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며,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새벽 3시 불빛 한 점 없는 야산 숲속을 도보로 30분 이상 우회하여 도박 현장에 진입하는 어려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준 제1기동대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 대장은 또, "최근 경기불황 장기화 위기 등에 편승, 서민들의 소위 한탕주의 심리를 이용하는 불법도박이 지속 성행하여 이로 인한 피해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충남 전역에 대해 도박행위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을 대상으로 추가범행 및 공범 등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