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색에 물든 우리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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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색에 물든 우리말-(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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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스와 마호병

^^^▲ 차단스=찻장^^^
어느 날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아이들이 저희 엄마에게 ‘차단스’안에 있는 ‘마호병’을 꺼내 더운 물을 가득 채워달라고 부탁을 한다. 이 말을 한 아이들이나 듣는 엄마 모두가 어느 나라 말인지 조차도 모르며 우리나라말 인양 태연스럽게 소통하고 있었다.

한참을 국적불명의 말을 듣고 나니 일본말도 한국말도 아닌 일본말+한국말의 합성된 변질어(變質語)이었다. 이는 비단 우리 가족뿐이 아니고 우리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변질된 말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답답할 뿐이었다.

‘차단스’

‘단스(たんす-簞笥).란 일본말로 우리말로는 장롱이나 옷장을 말 한다. 우리네 집안에 장롱이 있듯이 일본인들에게는 ’단스‘가 있다.

차(茶)란 우리말이며 일본말로는‘자(ちゃ-茶)’라고 우리와 비슷한 발음을 한다. 일본 사전에도 ‘자단스(茶簞笥)’란 말은 없다. 아마 우리말의‘차’와 일본말의 ‘단스’를 합성한 단어 같은데 한국 사람들이 만든 것이 분명하다.

‘차단스’란 차나 찻잔을 넣어두는 장롱을 일컫는 말 같은데 그 옛날 어려웠던 시절 우리네 형편에 아무 집에나 있던 것이 아니었고 여유 있는 생활을 하며 새로운 문화를 받아드렸던 신여성들이 사용하던 말이었으니 고급스런 호칭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말로는 ‘찻장(茶欌)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오랜 세월 이렇게 굳어버린 호칭을 하루아침에 고친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습관이란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한번 길들여진 버릇은 좀처럼 시정이 어렵다.

^^^▲ 마호병=보온병^^^
‘마호병’

6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온 ‘마호병’이라는 물병이 있다. 겉과 속을 이중으로 만든 병(甁)으로 외부 온도를 차단 시켜 더운 물을 넣으면 보온이, 차가운 물을 넣으면 보냉이 유지되어 외출을 하거나 야외에 나갈 때 자랑삼아 들고 다녔던 병의 일종이다.

그 작용이 요술쟁이와 같이 마법의 작용을 해 일본사람들이 이를 출시하며 마호빙(まほぅびん-魔法甁)’이라고 하였는데 이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마법의병‘(魔法의 甁)이다

‘마호’는 일본말로 ‘마법’이란 뜻이고 우리말의‘병’을 그대로 합성 변질시켜 지금 우리들이 부르게 된 것이‘마호병’이다. 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꾼다면 보온병(保溫甁)이래야 적합할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말로 고쳐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오염된 말을 여과 없이 2세에게 물려 준 우리가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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