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나 뉴질랜드에서는 남극지방의 ‘오존’층이 정상두께보다 얇아져 강력한 자외선이 발사됨으로 낮12시부터 오후3시까지 ‘오존’경보를 발령하는데 이때 국민 모두는 외출 시 의무적으로 차양 넓은 모자를 쓰고 활동해야한다.
우리나라는 이 권역에서 벗어나 다행이지만 그러나 4시4철 쓰임새에 따른 모자를 몸에 지니고 산다. 양복에 걸 맞는 모자로는 해드(head), 캡(cap), 보닛(bonnet), 후드(hood), 베일(veil) 등 그 종류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전해내려 오는 젊은이들에게는 생소하고 낯 설은 ‘나까오리’와 ‘도리우찌’라는 모자가 가있는데 노년층에게는 아주 친숙한 모자이다. 그러나 이 명칭이 우리나라말이 아닌 일본말이다. 이는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했기에 지금까지도 그렇게 거리낌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나까오리’
‘나까오리’는 ‘나까오리 보시(ナカオリボゥシ-中折り帽子)’를 줄인 말인데 우리말로 바꾸면 모자상단부분의 가운데를 일자로 접는다는 뜻이다. 궁여지책으로 우리 말로 바꿔놓은 것이 중절모(中折帽)라고 했는데 이는 일본글 자를 그대로 옮겨놓고 발음만 우리말로 한 것이다. 한글사전에도 그렇게 나와 있으니 따를 수밖에 없지만 어쩐지 개운치가 않다.
‘도리우찌’
서양말로는 ’헌팅캡(hunting cap)이라고 하며 일본에 들어오며 도리우찌(トリウチ-鳥打 또는·鳥撃)’라고 바꾼 일본 말말인데 ‘도리우찌 보시(トリウチボウシ-鳥打帽子)‘의 준말이다. 이를 우리말로 바꾸면 ’새잡이 사냥꾼의 모자‘이다. 이를 줄인 말로 다듬는다면 ’사냥모자‘라고 해야 하는데 좀처럼 쓰질 않는다.
그런데 이 모자에는 또 하나의 이름이 있으며 좋지 않은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왜정 때 일본의 고등계(지금의 정보과) 형사들이 이 모자를 많이 쓰고 다녔다.
이와 함께 이들 형사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소위 형사끄나풀 이라는 보조원들 마자 이 모자를 쓰고 다니며 한인들을 괴롭혔기에 이 모자는 보기만하여도 역겨우며 소름끼치는 모자였다.
그래서 당시 이 모자를 쓰고 다니는 그들을 개똥같은 인간이라고 비하하며 모자의 이름까지도 ‘개똥모자’라 했으리라 믿어진다. 그런데 교묘하게도 해방이후 남북이 갈라지며 북한의 충성분자인 당 간부들 마자 이 모자를 쓰고 다니는데 개똥모자와의 묘한 인연이 얽혀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도 뚜렷한 우리말 이름이 없는 마당에 어색한 ‘사냥모자’라 기보다는 차라리‘개똥모자’라 부르는 편이 한결 부드러운 것 같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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