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카스트 시대는 이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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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카스트 시대는 이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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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카스트 시대는 인구

딸에게 쓴 편지 등을 부치고자 어제는 퇴근길에 동네의 간이우편취급소에 들렀다. 단골로 가는 곳이었는데 하지만 주인아줌마는 안 보이고 처음 보는 이가 창구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

“우표 열 장만 주세요” 우표를 받아 들며 주인아줌마는 어디 가셨냐고 물으니 아이를 낳으려고 갔기에 당분간 못 나올 거라고 했다.

작년에도 첫 아이를 출산하느라 한동안 안 보였던 아줌마였기에 ‘반가움에’ 한 마디 했다. “요즘엔 아이를 많이 낳으면 애국자라던데 그렇다면 여기 주인아줌마도 애국자시네요”

나의 말에 씨익 웃는 이는 아마도 친, 인척 되는 분으로 보였는데 아무튼 요즘 아이를 안 낳는다고 국가적으로도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그래서 다산(多産)하는 경우엔 출산장려금과 각종의 인센티브까지 주겠노라는 당근정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여 당면한 인구감소의 대재앙 ‘예고’를 막겠다는 건 찰 하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 겹쳐져 온 우려는 없지 않았다.

그건 과연 현재 낳은 아이가 자라서 대학에 가자면 지금보다 최소 몇 배의 등록금이 들 터인데 그 ‘무서운’ 돈을 어찌 하여 부담할 거냐는 것이었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우리 사회에 현안으로 부각되고 대두되고 있는 게 바로 신(新) ‘카스트 시대’의 도래라는 것이다. 많이 사라졌다곤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인도의 그 가공할 카스트 제도 말이다.

이같은 주장의 근저는 부모의 부(富)와 직업, 그리고 교육의 수준이 그대로 자녀세대에게 대물림되는 게 바로 오늘날 한국사회의 단면인 때문이다.

기왕지사 누리고 있는 부의 소유자들은 평일에도 골프나 즐기고 펑펑 놀아도 돈이 돈을 벌어준다. 반면 빈자들은 새벽부터 동동거려봤자 입에 풀칠을 하기에도 버겁다.

부자는 양주 먹고 자녀를 외국으로까지 유학도 보내지만 빈자는 소주도 그나마 먹을 수 있으며 등록비가 비교적 저렴하다는 국내의 국,공립 대학에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다.

과거 우리의 부모님들은 정작 당신은 일자무식에 가난뱅이였다손 치더라도 자녀만 잘 가르치면 반드시 성공하고 돈도 잘 벌며 이른바 신분상승까지 일궈낼 수 있음을 잘 알았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성공신화’의 패러다임은 갈수록 사라져만 가는 어떤 신기루 현상으로 날로 고착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집도 절도 없는 이가 여럿채의 빌딩까지 지니고 있으면서 호의호식하는 부자를 생전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이치처럼 그렇게.

하루아침에 아래(下)로부터 위(上)로의 신분상승이란 현대판 신데렐라의 등장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따름이란 얘기다. 만날 뉴스를 검색하는데 사회면을 보자면 하루도 자살자가 빠지지 않는 날이 없는 게 오늘날 우리사회의 비극이다.

이같은 비극의 뒤안길에는 아무리 노력을 해 봤자 빈자는 여전히 그 음습한 구석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절망의 그림자가 더욱 짙어진 때문의 귀결이다. 이미 시작된 대한민국의 카스트 시대는 인구감소와는 또 다른 재앙의 단초이다.

갈수록 두터워만 가고 있는 계층 간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한 지금도 악법 중의 최고 악법으로 회자되고 있는 인도의 과거 신분제도였던 카스트 제도라는 것이 시나브로 우리 사회 역시도 검게 물들일 것이 자명하다.

교육비와 생활비의 걱정이 없어야 아이도 예전처럼 다산하고 가정엔 웃음꽃이 피며 사회에도 자살자와 강력사건과 사고 또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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