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장 말이 법" 교수 해임·학생 1백명 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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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장 말이 법" 교수 해임·학생 1백명 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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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사각지대'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 분규사태

올해로 설립 4년째를 맞는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는 전문 직업인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 유일의 예술전문 직업학교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 학교는 학내 분규 문제로 학교 측과 교수/학생 사이에 마찰이 격화되고 있다.

인터넷 신문 유뉴스(www.unews.co.kr) 나현윤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10월 9일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 8개 학과 중 3개 학과가 폐과된 이후 남은 3개 학과 학생들이 학장으로부터 전원 제적 통보를 받았다. 4일 학장이 밝힌 “학내 소요 불참 및 수업참여에 관한 동의서를 8일까지 제출하지 않을 시 전원 제적되며 등록금 환불규정에 따라 9일~10일 등록금 환불하겠다”란 통보대로 실행된 것. 결국 학생들과 교수들은 하루아침에 학교에서 쫓겨났다.
 

 
   
  ^^^▲ 학생들의 시위 자보를 찢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들. © 인터넷신문 유뉴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 정문 입구에서는 학장으로부터 고용된 용역업체 직원들이 매일 학생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나섰으며, 학교측은 이에 대해 "학사행정의 일환으로 휴학자 및 미등록자 출입을 통제해 재학생들의 학습효과 및 수업의 공간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 보장"이라고 설명했다고 유뉴스 보도에서는 전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휴학생, 제적생, 해임된 교수들의 출입을 막고 학생들에게 겁을 주기 위한 것이다"고 반박하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은 이후로 연습실과 강의실, 과사무실도 사용 금지되고 폐쇄되었다.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의 학내 분규가 본격화 된 것은 올해 5월로 하성호 전 학장의 파행적인 학사운영에 교수, 학생들이 함께 문제제기를 하고 나서면서부터였다. 교수들의 경우 실제보다 낮은 액수의 임금이 지급되는 등 투명하지 못한 예산관리에 대한 불만이 증폭되었고 학생들도 등록금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처우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 전 학장은 학내 분규의 당사자로 실용음악과 학장인 마동원 교수를 지목해 해임을 주장했으며 곧 이어 학교 매각 통보와 함께 학장 퇴임의사를 밝히기에 이른다. 그리고 하 전 학장의 퇴임 바로 다음날 현 학장인 장보고씨가 재단 인수자로 나섰다.

인터넷 신문 유뉴스의 서울공연예술전문학교 마도원 교수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장 학장이 재단인수자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분규 중이라 값이 싸기 때문에 인수를 했다. 이제 내가 샀으니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도 나와 상의하면 된다’고 주장했었다. 그때는 전 학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었기에 새로운 재단 인수자의 등장은 우리에게 희망이었다”고 말했다.

방학 중 장 학장과 교수 및 학생들은 서로의 협의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 2학기의 시작은 순조로워 보였다. 그러나 개강 이후 장 학장이 학내 구성원들과의 합의안을 파기하면서 교수 및 학생들과의 마찰이 시작되었다.

장 학장은 개강 후 학생들이 별로 없던 3개 학과를 폐과시켰으며 학장에 의한 학생선발과 학과 커리큘럼 통제 등에 반발한 교수와 조교가 해임되기도 했다. 해임 된 실용음악과 마도원 교수는 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수회의가 한차례도 소집되지 못한 상황에서 모든 것이 학장의 손가락 하나로 이루어졌다. 학장은 자신이 경호협회 회장이라는 것을 얘기하며 ‘말 안 들으면 우리 애들 푼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며 “현재 부당하게 해임됐기에 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 학장측은 반박문을 통해 "마도원 교수는 3년 간 교내 분규를 주도하고 학사행정에 지장을 준 인물인데다 실용음악과 일부 재학생들도 학교측에 이 교수의 해임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후 학장의 파행적인 학사운영에 반발한 교수들은 전원 사퇴서를 제출했으며 학생들은 학내에서 시위를 벌였다. 학장은 곧이어 학내에 용역업체 직원들을 고용해 정문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으며 연습실과 강의실 등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유뉴스 보도가 나가기 며칠 전에는 학생을 용역업체 직원이 폭행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학내 분규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학장으로부터 고소와 제적을 당한 김정근(실용음악과 2)씨는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문제들이 연일 터지고 있다”고 유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 학생들은 “무서워서 학교를 나올 수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는 이름 그대로 직업능력훈련법인으로 노동부에서 인가를 받은 직업전문학교이다. 직업전문학교는 취업을 위해 노동부 인가를 받아 정부지원으로 운영되는 학교를 일컫는다. 엄밀히 따지면 직업전문학교는 보통 대학들처럼 교육부의 인가를 받지 않는 면이 있어 대학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는 직업전문학교로는 국내유일의 예술대학이며 애초 정상적인 설립 허가 과정이 아닌 ‘특수목적사업’이란 예외 규정으로 분류되어 정부 지원 혜택은 물론 학점 은행제 적용에서도 제외되어 있다. 하지만 등록금이나 학과 커리큘럼, 강사진은 전문대학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

실제 이 학교의 한 학기 등록금은 평균 230만원. 일반 4년제 대학에 준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다른 대학들에 비해 교육 환경은 턱없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김정근씨는 “우리의 교육은 누구에게나 기회를 부여해야 하며 정당하게 등록금을 낸 학생의 권익은 당연히 보장받아야 한다”며 아무리 학위 없고, 자격증 없는 직업학교라지만 학교에서 이유없이 쫓겨나거나 무시되어서는 안된다고 유뉴스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직업전문학교는 교육부 소관이 아닌 노동부의 인가를 받아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대부분이기에 학내 문제에 대해 노동부의 개입은 한계가 있다.

노동부는 인터넷 신문 유뉴스와의 전화통화 에서 "직업전문학교 모두를 우리가 관할 하기는 힘들다. 각 담당 사무소에서 관할을 하기에 우리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를 담당하고 있다는 노동사무소 측도 '전에 일하던 사람에게 인수인계를 제대로 받지 못해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곧 노동부 측은 허가만 해줄 뿐이고 직접 학내 문제에 개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 노동부에서는 학교 법인에 결격 사유가 생길 때 청문회를 통해 인가를 취소하고 폐쇄하는 권한만을 갖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마도원 교수는 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동부가 직업전문학교를 허가만 내줄 뿐 그에 따른 관련 법규나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현재 제적된 학생들은 등록금 50%를 돌려 받지만 학교로써는 내년에 다시 신입생을 모집하면 되기에 남는 장사라고 공공연히 얘기한다”며 “직업전문학교에도 교권이 있다. 그러나 결국 법의 사각지대일 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학생들은 학교측의 부당 착취로 인한 피해보상 등과 관련, 집단 소송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노동부측의 관련 법규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더라도 사회 통념상 법률적인 투쟁이 가능하다"며 "학생, 교수의 제적 및 파면에 대한 무효 확인 소송이나 정상적으로 등록금을 지급했음에도 권리를 박탈했던 학교측에 대한 피해보상 요구와 형사소송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마 교수는 "노동부 측에 직접 찾아가 이런 학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관련 법규가 있냐고 물으니 얼버무리기만 했다"며 "이제는 우리가 직접 방법을 찾으려 한다. 학생, 교수들과 함께 얘기해서 동의가 구해진다면 법적 투쟁까지 가겠다"고 주장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현 학장 또한 일련의 사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 심각한 진통이 예상된다. 현 장 학장은 유뉴스 나현윤 기자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잘 모르면서 학교문제에 관여하지 말라. 현재 학내 분규 참여했던 학생들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것이다. 당신(유뉴스 나현윤 기자)도 관여하면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것이니 나서지 마라"고 말했다고 한다.

유뉴스 기사가 올라온 후 서울공연예술직업전문학교 학생들은 11일 학교측이 전원 제적 당한 3개 학과 강의실로 사용되던 건물의 1층과 지하를 임대한다는 공고문을 붙였으며 최종 제적생 100명의 명단이 공고되었다고 전해왔다.

학교 측은 "일부 학생과 교수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학내 분규를 배후 조종하고 있다"며 "일부 학생들의 주장은 허위에 불과하고 학교는 학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대다수 학생들은 학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 면학에 열중하길 바란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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