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진초 선생 장편소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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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진초 선생 장편소설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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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맞딱드리는 17살 사춘

^^^▲ 작가 김진초 선생(맨 오른쪽),
ⓒ 김동권^^^
이제는 먼 추억으로 사라진 교외선, 다시는 탈 수도 달릴 수도 없는 교외선.

중년쯤 되는 이, 어느 누구라 교외선에 얽힌 부끄러운 추억 하나쯤 없으랴? 주인 잃은 역사엔 거미줄만 무성하고 녹슨 철로 위론 이따금 화물차만 무뚝뚝하게 지나가는데, 교외선이 지나던 마을.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이며 송추가 고향인 작가 김진초 선생이 장편소설 추억의 “교외선”을 내놓았다.

이 작품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이 배경인 산골소녀를 그린 성장소설이다. 집단 따돌림, 1·21 사태, 풋사랑, 개똥철학, 도시 염탐, 말릴 수 없는 유행병, 물난리, 평화시장 미싱사, 남과는 다르게 살고 싶은 욕구 등으로 좌충우돌 부딪치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무릎이 꺾이며 어렴풋이 인생을 알아가는 누구보다 역동적이고 기가 넘치는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다.

장미 한 송이 구경할 수 없던 마을을 깔보던 소녀는 아버지가 심어놓고 간 장미를 발견하고 목이 메어 맨발로 뛰쳐나간다. 길은 길로 열려 있고 소녀는 길이 쓰러질 때까지 달리기로 한다. 때마침 교외선이 지나가고 소녀의 열일곱 살이 함께 달리니 독자도 덩달아 숨 가쁘게 따라갈 수밖에 없다.

이 작품은 김진초 선생이 2년 전 ‘토지문화관’에서 열정을 갖고 집필한 소설이라고 한다. 작가는 생전의 박경리 선생을 회고하며 이 책을 내놓는다고 밝히면서 박경리 선생님 곁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털빛 좋은 고양이의 안부를 걱정한다.

‘버리고 갈 것만 남아 참 홀가분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가신 큰 거목 박경리 선생님. 친구처럼 가족처럼 따르던 고양이를 두고 가시면서 정말 홀가분하셨을까?

대학시절 신촌역까지 통학을 했던 김윤식 시인은 ‘레일 위를 숨 가쁘게 달려가 버린 우리 모두의 지난 시절.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교외선 열차. 그런 것들이 이 소설 속에서 더욱 슬프고 아프고 아름답다.’ 했고, 소설가 문형렬 선생은 ‘지난 시간에서 1960년대처럼 푸대접받은 시절도 없다.

이 소설은 보릿고개로 허덕이고 학생들이 솔방울을 따러가거나 송충이를 잡으러 다니던 그 시절, 어느 가족사와 주변 인물들을 교외선의 선로를 따라가듯 선명하게 그려내면서 열일곱 살 소녀의 꿈과 희망을 밝힌다.

뭐든 할 수도 있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열일곱 살.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며 아주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꿈 많은 평화시장 미싱사 소녀의 얼굴은 우리 시대의 잊을 수 없는 자화상’ 이라 했다. 또한 평론가 이경재 선생은 ‘세상을 껴안는 웅숭깊은 넉넉함을 보여주었던 작가 김진초 선생이 씁쓸하지만 새콤했던 지난 시절을 으스러지도록 꽉 껴안고 있는 성장소설이다.

그 품안에는 지난 시절의 슬프지만 따뜻한 가난이, 무장공비가 환기시키는 이데올로기의 맹목이, 교복과 미싱으로 대표되는 사회의 갈라진 골이 빼곡히 담겨 있다. 여리기만 한 십대 소녀는 순수한 갈망과 방황에 몸을 맡긴 끝에 스스로 교외선이 된다. 교외선이 송추와 서울을 이어주었던 것처럼, 이후 소녀는 원고지라는 레일 위에서 고독한 인간들의 영혼에 소통의 물길을 여는 작가로 성장한다.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독자는 깨닫게 되리라. 진정으로 성장한 것은 열한 살 소녀가 아니라, 바로 “교외선”을 읽은 자기 자신임을.’ 이라고 평했다.

김진초 선생은 1997년 소설전문지 [한국소설]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첫 창작집 '프로스트의 목걸이'를 시작으로, '노천국 씨가 순환선을 타는 까닭', '옆방이 조용하다', 장편소설 '시선'에 이어 다섯 번째 작품집으로 이번에 '교외선'을 펴낸 것이다.

2006년 인천문학상을 수상하였고, 현재 계간 '학산문학' 편집장으로 있으며, 월간 '한국소설'편집위원 · 한국소설가협회 중앙위원, 인천문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 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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