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전대통 ⓒ 뉴스타운^^^ | ||
요즘 이른바 보수신문의 지면을 보면 어지러울 정도다. 중앙일보의 사내 칼럼은 글로는 커녕 말로도 해선 안 될 표현으로 박근혜 전 대표를 폄하해서 지칭했다.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고 빗대어 썼지만, 사실은 그것이 그 신문의 속내일 것이다.
‘장자연 리스트’가 ‘보수 리스트’ 임을 자복(自服)하면서, 그러니 “그것을 알 필요가 없다”고 일갈(一喝)했던 얼마 전의 사내 칼럼과 더불어 ‘불후(不朽)의 명칼럼’으로 남을 만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화합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면 2012년엔 ‘좌파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는 ‘보수 공멸론(共滅論)’ 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이 맞는다면 민주당이 기고만장해 있어야 하는데, 정작 민주당에선 정강 정책을 보다 오른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설마하니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집권하게 됐다는 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볼 때는 ‘보수’가 공멸하는 확실한 방안은 ‘MB호(號)’에 같이 올라타고 타이타닉처럼 장렬하게 침몰하는 것이다. MB 정권이 국민신뢰를 회복할 가능성은 코끼리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 보다 더 어렵다.
지금 이 정권이 겪고 있는 ‘불신'의 뿌리는 깊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과 대선 과정에서 제기됐던 숱한 의혹은 지금도 많은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거기에 지난 1년간의 오만과 독선으로 점철된 실정(失政)이 덮쳤으니,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는 형편이다.
지금과 같은 국정체제 하에서 여당 대표나 국무총리는 ‘심부름꾼’(Errand Boy)에 불과하다. 박 전 대표는 탄핵역풍 속에서 존망(存亡)의 위기에 처했던 한나라당을 컨테이너 당사(黨舍)에서 일으켰다.
보기에는 좋지만 먹으면 시기만 한 레몬 같은 여당 대표와 달리, 야당 대표는 명실상부(名實相符)한 당 대표다. 그런 야당 대표를 지낸 박 전 대표에게 여당 대표를 맡아야 하니 뭐니 하며 투정을 부리는 것은 일종의 모욕이다.
국정에 대한 불만도는 위험스러울 정도로 높지만, 그 원인이 보수니 진보니 하는 이념에 근거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런 불만의 기저(基底)에는 ‘구(舊)정치’(Old Politics)에 대한 불신과 식상(食傷)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대다수 국민은 노무현도 아니고 이명박도 아닌, 원칙과 절차를 존중하는 ‘제3의 정치’를 갈구하고 있는데, 그 공백을 박근혜 전 대표가 채우지 않았나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박 전 대표가 누리고 있는 높은 지지도를 설명할 방도가 없다.
우리는 여기서 이웃나라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주시해야 할 것이다. 반세기 넘게 지속된 일본 자민당의 권력 독점이 드디어 막(幕)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통야당이던 사회당은 몰락해 버렸지만, ‘구(舊)정치’에 식상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모자이크 같은 민주당이 지난 2007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누른데 이어 중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경제위기로 인해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 고조(高潮)되어 있는 현재의 상황은 ‘제3의 길’을 내건 민주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 보면 고이즈미라는 ‘이단자(maverick)’가 없었더라면 자민당은 벌써 정권을 내 주었을 것이다. 자민당 총리 같지 않은 자민당 총리 덕분에 자민당은 2005년 총선에서 압승했던 것이다.
‘노인의 나라’ 일본도 ‘구(舊)정치’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젊고 역동적인 우리나라는 어떠하겠는가. ‘구(舊)정치 탈피’가 이 시대의 요구라고 하더라도 친노(親盧)와 친(親)MB가 그것을 주장할 자격이 없음은 또한 분명할 것이다.
뉴스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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