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을 응징하고, 불신의 늪을 메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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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을 응징하고, 불신의 늪을 메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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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세상

양길승씨가 청주에서 술 접대를 받았다는 것은 이유 여하를 떠나서 비난을 받을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거짓말을 했다는 것은 그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닉슨이 대통력직을 내놓은 이유도 단순히 워터게이트 사건이 아니라, 그런 일이 없다고 발뺌했던 거짓말에 있었습니다. 어차피 거짓말을 했다고 해서 무마될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면 이미 자신의 손을 벗어난 사건입니다.

더구나 거대 야당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력도 옛날과 비교할 수 없이 좋아졌습니다. 지난 정권에서도 옷로비 사건을 은근슬쩍 덮어두려다가 더 큰 역풍을 만났습니다. 자신의 도덕성을 과신하지 말고, 겸손하게 진실을 밝히는 것이야 말로 노무현 정부가 할 일입니다.

국민의 정부가 가지고 있는 힘은 무엇인가요? 그것은 도덕성입니다. 그것 하나 믿고 지난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이 표를 몰아주었습니다. 제 자신도 전에는 김대중씨를, 이번엔 노무현씨를 위해서 한 표 행사했습니다.

정치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희망을 찾으면서 희망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희망을 말하는 사람을 쳐다봅니다. 희망을 말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격을 판단합니다.

종교인들은 '진리를 비추는 빛을 바라보아야지 빛을 든 사람을 보지 말라' 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양치기 소년이 "늑대가 왔다" 고 울부짓어도 두 번 씩이나 속았던 사람들의 마음을 돌이키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술값 215만원이 갖는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그게 많은 건지 적은 건지 말입니다. 그 돈은 저의 두 달치 월급보다 많은 돈입니다. 요즘 직장도 없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가난한 이웃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름니다.

하루에 자살하는 사람들이 36명이라고 합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술 한번 먹으면 그 정도는 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더구나 정치하는 분들에게 그 정도가 무슨 큰돈이라고. 떡 값이 수 십억인데요.

그건 그렇고 국민들이 현 정권에 대해서 느끼는 불만이 아주 많습니다. 이 정권이 개혁을 원하는지, 보수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지 종잡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클린턴처럼 '나는 민주당이지만, 정책에 있어서는 공화당의 보수성을 닮아 가겠다'고 공언하는게 좋겠습니다. 아예 "이제는 경제야, 멍청아!" 했던 클린턴 흉내를 내던지 말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색깔이 모호하기는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를 닮았습니다. 개혁을 말하면서 추진력은 없고, 이웃 나라들과의 우호를 얘기하면서 신사참배를 하거나 유사법제를 밀어붙이는 고이즈를 보면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지금 노무현 정권의 친구는 어디에 있습니까? 보수적인 한나당이 손을 내밀고 있습니까? 아니면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재계로 부터는 이상한 사람으로, 노동계로부터는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얘기나 듣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씨를 찍었던 사람들 중엔 "일단 두고 보겠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실망시키지 말았으면 합니다.

양길승씨가 당한 일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듬니다. 정말 비열한 방법입니다. 뭐 할 짓이 없어서 그런 일를 벌이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잘못한 사람의 죄가 100 이라면, 음모를 꾸미고 함정을 판 사람의 죄도 100 입니다. 절대로 용서해서는 안됩니다.

이 사건에 대해서는 '읍참마속'의 결심이 필요합니다. 이왕에 양길승씨의 사표를 수리했다면, 술자리를 갖게된 동기를 추궁하고 거짓말을 한 것에 대해서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합니다. 그래서 현 정권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몰래 카메라를 동원한 음흉한 사건에 대해서도 철처하게 규명해서 엄한 벌을 내려야 합니다.

<삼국지>를 보면 매형의 역모 사건을 조조에게 밀고한 처남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으로 그 매형과 친누나, 조카가 모조리 처형당했습니다. 사건을 일단락 지은 뒤에 조조가 물었습니다. "그래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말입니다.

처남은 "매형이 데리고 살던 첩을 달라"고 했습니다. 처남은 몰래 정을 통하던 애인때문에 매형을 밀고했던 겁니다. 조조는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서 친누나의 집안을 풍지박산으로 만든 그 못된 인간을 처형시켜 버리고 말았습니다.

양길승씨 사건도 똑같은 방법으로 처리 되어야 합니다. 몰카 사건을 그냥 놔두면 정부가 정치인을 사찰하고 도청하는 불법행위를 막을 명분이 사라짐니다. 정부의 사생활 침해는 잘못된 것이고, 개인의 불법행위(몰카,도청 같은)는 그럭저럭 넘어가도 된다는 말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런 일로 인해서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공자님도 군인과 식량 그리고 믿음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하였습니다. 서로 믿지 못하는 불안한 사회가 우리의 이상입니까?

권력을 이용하려는 불법행위는 엄단되어야 합니다. 동시에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 불신도 그냥 놔 두어서는 안됨니다. 불법과 불신이 없는 맑은 세상은 혼자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여당,야당이 따로없고 정부와 국민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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