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中)’이 ‘우물(北)’을 건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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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中)’이 ‘우물(北)’을 건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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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중-미 과거 관계 변화 대응

 
   
  ^^^▲ 자본주의 물결에 중국여성들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북한의 여성과 중국 여성의 생활양식이 엄청난 차이가 나듯이 중국은 이제 북한에 대한 자세가 변하고 있다.
ⓒ 사진/time.com^^^
 
 

오늘날은 치열한 경쟁시대다. 과거와는 달리 무엇이든지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심지어 음모까지 동원시킨다. 개인과 개인, 기업과 기업, 지자체와 지자체, 국가와 국가 간에 철저하게 경쟁하는 시대다. 여유가, 배려가 실종된 듯한 세상이다.

21세기가 들어서면서 세계질서의 재편을 시도하는 미국과 그 속에서 자국에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상황을 이끌려는 각 나라들이 첨예하게 이해득실을 따지며 자기 앞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우선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이런 심리가 있다면 남을 배려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은 “하수불범정수(河水不犯井水)”라는 글귀를 즐겨 사용했다고 한다. 즉 “하천(江)의 물은 우물물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세상의 한 가운데 있다는 중화사상(中華思想)을 가진 중국인들이 자주 애용하는 말로 아버지 격인 중국은 자그마한 국가의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97년 홍콩의 중국복귀 전 영국과 협상과정에서도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한, “물이 흐르고 흐르다 보면, 도랑도 생겨난다”는 수도거성(水到渠成)이라는 말도 있다. 그래야 후에 물고기도 생겨나고 이끼도 끼게된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중국인들의 느긋한 국민성을 느끼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 이제 자본주의 국가?

중국도 이제 많이 변했다. 과거 중국에는 성사명자(姓社名資)와 주사야자(晝社夜資)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즉 성은 사회주의요 이름은 자본주의, 낮에는 사회주의 밤에는 자본주의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제 중국공산당 강령만 빼 놓고는 실제로는 성자명자(姓資名資)요 주자야자(晝資夜資)가 됐다. 이름도 성도, 낮이나 밤이나 자본주의 색채를 이미 띠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순망치한(脣亡齒寒)관계에 있던 중국과 북한관계가 과거와는 달리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듯하다. 북한-중국간이 ‘입술과 이’사이처럼 아주 가깝게 있었는데 이제 서서히 상황 변화에 따라 미국-중국사이가 순망치한 관계로 가는 것인지 지켜볼 일이 이미 생겨났다. 마치 입술과 이사이에 성냥개비를 꺾어 넣으면 자연상태보다는 거리가 좀 더 떨어지게 된다. 성냥개비라는 매개체(상황변화)가 북-중-미 사이의 어떤 변화를 의미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북한의 핵문제가 우리들의 초미의 관심사이다. 북한은 미국과 양자회담을 줄곧 주장해오다 미국이 요청한 다자(6자)회담을 갖기로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오는 9월 초 베이징에서 가질 6자 회담에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져 해결이 잘 되길 우리는 모두 바라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북한이 6자 회담이 아니면 별다른 돌파구가 없어 보여서 6자 회담에 응했든 아니면 다른 의도가 있어서 응하기로 했든지 간에 회담을 갖기로 했다. 이번 북한의 회담 참여 결정은 북한 자체의 결정보다는 중국의 중재 노력이 주효했다는 점에 무게 중심이 가 있다.

중국의 중재 노력에 대해서 미국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중재라는 표현을 놓고 보면 별것 아니지만 중재를 하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중국의 사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 단순히 중재가 아니라 이는 중국-북한간 관계와 미국-중국간 관계에 일정한 변화가 일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혹시 아버지 같다고 생각한 중국의 ‘이’가 아들과 같다고 생각한 북한의 ‘입술’을 한 입 물었다는 것이 중재라고나 할까?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은 미국을 핵으로 위협하던 북한 김정일의 입술을 한 입 물고는 “친애하는 김정일 동지, 이제 6자 회담에 나오시오!“라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얼마나 아프게 입술을 물었는지 살짝 물었는지는 알 수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중국과 형제국가로서 중국에 석유와 에너지 그리고 식량을 의존해왔다. 원조국가인 중국이 이제 더 이상 미국과 대치(북-미 양자회담 주장)하지 말고 다자 회담에 나오라고 상당한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북한은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러시아가 참여하는 6자 회담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북한의 회담 참여는 김정일이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말없이 참여승인을 했다. 북한은 어떤 경제적 이익이나 안전보장을 사전에 보장받기도 전에 6자 회담 참여를 하게 된 것은 중국의 중재가 결정적이었으며, 북한은 단지 북의 핵 시설이나 현재의 북한 정권에 대한 선제공격을 하지 말아 달라는 약속을 희망해왔다.

왜 중국은 북한에 압력을 넣었을까?

중국의 생각이 달라져서? 중국 역시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서? 전문가들은 중국은 2 가지 위협을 느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는 북한이 핵폭탄의 제조국이자 수출국으로 거의 부상했다는 점과 다른 하나는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고 북한체제 변화를 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결과로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는 견해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을 해체하고 사찰을 받게 하는 등 회담 중에 중국을 얼마나 계속 활용할 수 있을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몇 개월 내에 과거 북한의 속임수와 묘책을 간파하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중지시켜야 할 시급성 때문에 중국은 김정일의 입술을 몇 번 더 물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중국은 2008년 하계올림픽 대회 개최로 인한 자국의 경제문제, 일본이 이런 위기를 활용해 미사일방어체제를 갖추거나 일본 자체가 핵보유국으로 가는 것 등 중국 자체 문제와 주변국가의 비상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중국이 북한에게 압력을 넣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이 붕괴되거나 한반도에서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자체의 향후 계획들이 엉망이 될 것이 뻔하다. 그리고 일본이 중국에 위협을 가하는 상황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현재의 평화 공존의 상태가 계속 유지되기를 희망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간의 이와 입술 사이는 얼마나 갈까?

이제 중국으로서도 이념보다는 실리를, 통제보다는 자율을 추구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정신으로 더욱 더 나아가려 한다. 스스로 신념에 찬 발걸음으로 소신껏 걸어가 탄탄대로를 가려고 한다.(신보행래 개탄도=信步幸來 皆坦道)

따라서 지금까지의 대북한 자세도 변화시키지 않을 수 없는 국제적 상황 변화에 중국이 대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강물은 우물물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그들의 철학이 강물이 우물물을 건드리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변화됐다.

지금 미국은 중국에게 어느 때보다도 신뢰를 보내고 있다. 미국이 북한의 이러저러한 잠재적 위협을 종식시키려고 심각한 고민을 하는 한 미국은 중국에게 더 신뢰를 보낼 것이다.

국가 간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 친구가 되는 것이다. 이제 미국과 중국은 친구관계인 것 같다. 순망치한 관계인 것이다. 그 관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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