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北 로켓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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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北 로켓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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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아포리즘

 
   
     
 

북한이 공포한대로 5일 11시 30분에 정체불명의 로켓을 발사했다. 이 로켓은 '미사일이다 인공위성이다' 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채로 태평양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탄두를 장착했다면 미사일이요, 인공위성을 장착했다면 인공위성이 된다.

따라서 탄두인지 인공위성인지에 따라 로켓은 미사일이 될 수도 있고 인공위성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발사체에서 분리되지도 못한 채 태평양 심해 속으로 떨어졌다니 구체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어졌다. 정부는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하여 분명한 입장을 천명해 왔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면 지체 없이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참여한다는 보복성 발표였다.

그러나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고 난 이후 정부는 오락가락하고 있다. 북한은 한다면 하는데 남한의 이명박 정부는 한다고 해 놓고도 안 하고 있다. 식언을 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식언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는 행위로 그쳐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판단과 함께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각종 FTA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다. 한국정부를 신뢰하지 못할 경우 수출 의존국인 한국의 상품은 세계의 경제시장에서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야 이런 저런 입장이 있어서 미루는 것이겠지만, 세계 각국은 냉정한 눈으로 한국정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을 비롯한 행정부의 입장에서는 충분한 이유로 인해 하루 이틀 늦어지는 것일 수도 있으나 세계 각국, 특히 6자 회담에 연관되어 있는 6자 회담국들은 비상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국민의 입장은 더 심각하다. 현 정권을 믿어 주느냐 그렇지 못하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이 대통령의 국가안보의식과 외교 현안과 경제 현안에 접근하는 접근양식과 처리능력(capacity)에 중대한 하자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1. 최악의 아포리즘, 어이 상실

북한의 로켓발사가 오락게임인가? 북한의 로켓발사는 핵탄두장착에 대한 실험발사라는 사실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이며 이미 충분히 예견되어 왔다. 실상 무용지물인 6자 회담을 현재까지 끌고 가고 있는 것도 북한의 핵탄두장착에 대한 방지를 위한 회담이었다.

6자 회담은 북한의 핵실험 방지라는 초기목표를 상실했고 금번 북한의 로켓발사로 인해 두 번째 목표까지 상실함으로 막대한 경비만 쏟아 붓고 북한의 시간 끌기 및 이를 빌미로 한 지원 받기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오히려 6자 회담은 북한, 중국, 러시아의 입장만 공고히 해 주었을 뿐 한국, 미국, 일본이 원하는 목적은 1%도 얻어내지 못하고 막대한 국민의 혈세만 소진하고 말았다.

이 대통령은 NSC 소집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15분 동안 청와대 녹지원에서 청와대 수석들과 함께 식목일 기념 식수행사를 하면서 "북한은 로켓을 쏘지만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고 말했다. 연합신문을 비롯하여 일부 언론들은 이 내용에 대해 사족을 달아 주기를 “이번 사태에 냉정하게 대처할 것임을 내비쳤다.”는 사족을 달아 주었다.

그러나 냉정한 눈으로 이 대통령의 아포리즘을 분석하면 이 대통령의 특유의 냉소적 비웃음의 말투라는 것 외에 함의되어 있는 고언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다. 만약 북한의 로켓이 한국 상공을 통과한다고 했으면 이렇듯 최악의 아포리즘이 나올 수 있었을까?

2. 왜 지하벙커인가?

상류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민은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에도 과거와 같이 사재기 등으로 요동하지 않았다. 만약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선전포고를 하고 미사일을 한국에 발사할 것이라고 해도 과거와 같이 요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유는 피할 곳도 없거니와 핵폭탄이 터진다면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 서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입장은 이러한데 대통령과 NSC 위원들은 지하벙커에 숨어서 대책회의를 개최했단다. 무려 4시간 50분 동안이나 했다는 대책회의의 결론은 허망하기 짝이 없다. 혹시 청와대 벙커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체 4시간 50분 동안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인가? 국민은 북한의 로켓 발사로 인해 경제적 위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고민에 빠져 있었다. 미래를 예측조차 할 수 없는 형편없는 현재의 안보와 경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동안 대체 그 안에서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인가?

북한은 로켓을 발사해도 우리는 나무를 심는다는 거창한 아포리즘을 남길 정도라면 전 국민이 지켜보는 앞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청와대 회의실에서 NSC 회의를 진행할 수는 없었나?

NSC의 지하벙커 대책회의는 국민적 자존심에 막대한 상처를 주고 괴리감과 박탈감까지 만들었다.

3. 대응책은 무엇인가?

NSC 회의에 참여한 한 총리는 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PSI 전면참여를 포기하면 잘못"이라는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의 질문에 "포기하지 않는다"며 "다만 시기만 조정 중"이라고 대답했다.

한 총리는 또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해서는 정부가 '로켓발사'라고 하면 제재가 어렵다"는 지적에 대해 "안보리에선 미사일, 인공위성 둘 다 포함된 것으로 알고, 로켓 추진체에 의해 발사되기 때문에 장거리 로켓 표현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는 미사일 사거리를 300㎞로 제한한 한미간 미사일지침에 대해 "국방장관 회담에서 심각하게 생각할 시점이 됐다"고 개정 필요성을 거론했다. (연합뉴스 2009.04.06)

4.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

현재까지 정부에서 나온 대응책이라고는 무용지물인 6자 회담론과 유엔을 통한 항의가 고작이다. 북한지원과 관련된 내용은 이전대로 진행한다는 내용이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유지는 북한이 하자고 하면 그대로 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부운하건설에 대한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김정일이 핵무장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동일본질의 망령이다. 이 대통령이 경부운하건설에 대한 망령에 사로잡혀 국정을 그르치고 있는 동안 촛불시위사건, 용산참사사건, 국민소득 1만5천불 추락사건, 고환율지속사건 등과 함께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는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다.

무능한 경제정책과 소나기 피하기식의 문제처리능력으로 오래갈 수 없다. 경부운하망령을 떨쳐내고 국정에만 올인을 하던지 한 총리를 비롯한 무능하기 짝이 없는 내각을 몽땅 이끌고 대통령직을 사퇴하던지 양단간에 결단해야 한다. 더 이상 국민과 역사를 조롱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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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2009-04-06 14:02:54
방공호에서 5시간 가까이 회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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