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도 못 먹고, 양치질 할 때는 물론, 말하는 것조차 불편하다.

눈에 띄는 염증이 아니라 남들은 윤씨의 엄살이 심하다고 하지만 본인이 느끼는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결국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그는 ‘베제트씨병’이란 생소한 이름의 병을 진단받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세상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그 속도를 따라가기도 버거운데 요즘은 경제 위기다 뭐다 해서 온통 머리 아픈 이야기들뿐이다.

그래서 우린 술도 한 잔 하고 담배도 피우고, 여행도 다녀오는 등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다면, 다양한 질병의 근원이 되는 것은 물론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내 몸을 향해 쏘는 화살, 자가면역질환!

사람의 생체 내에는 자기 몸에 대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규율(자가관용: self tolerance)이 있는데 자가면역질환이란 이 규율을 위배하는 것이다.

즉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군대와 같은 역할을 하던 면역세포가 변형을 일으켜 오히려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 것. 쉽게 말해 몸 안에서 일종의 쿠데타가 일어나는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대표적인 것으로 루푸스, 베제트씨병, 류마티스 관절염 등을 들 수 있다.

◈ 원인 불명의 난치성질환, 루푸스

루푸스는 자신의 세포에 있는 핵에 대해 항체가 형성되어 자신의 신체를 면역세포가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피부, 신장, 신경조직, 폐, 심장, 혈액을 만드는 조직 등에 나타나 우리 신체의 중요한 내부 기관에 이상을 일으킨다.

주로 20대에서 40대의 가임 여성에게 많이 발병하고 보통 10년 생존율은 90%에 이르며 우리나라에는 약 10만 명 가량의 환자가 루푸스로 고통 받고 있다.

◈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많이 발생하는, 베제트씨병

베제트씨병은 면역의 불균형으로 인해 생긴 구강점막, 눈의 점막, 성기의 점막을 공격하는 자가항체의 공격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병으로 주로 10대, 20대 중반의 연령대에서 많이 나타난다.

지나친 과로와 매독, 담배 등이 원인이 될 수 있고, 특히 베제트씨 병 중 홍채염은 반복 발생하면서도 중증에 해당해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의 위험까지 있다.

◈ 단순한 관절질환이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은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면역세포가 오작동하여 관절과 근육, 인대를 공격해 관절과 몸이 뻣뻣하게 굳어가는 질환이다.

대부분 류마티스 관절염을 단순한 관절질환으로 여겨 관절 치료에만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데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전신질환이기 때문에 관절 치료뿐만 아니라 체내의 잘못된 면역기능을 치료해야 한다.

이 외에도 얼굴에 나비 모양의 피부 병변이 발생하는 피부근염, 원형탈모증, 궤양성 대장염 등 다양한 질환들이 있다.

스트레스와 정크푸드, 자가면역질환에 걸리는 지름길!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크게 의학적인 면과 임상적인 면으로 나눌 수 있다.

의학적인 면으로는 유전자 이상, 면역세포의 이상이나 불균형 등을 들 수 있는데 특히 여성호르몬도 자가면역질환의 한 원인이므로 자가면역질환은 남성에 비해 여성의 발병률이 높다.

한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루푸스는 남성의 10배, 류마티스 관절염은 남성의 3배 정도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반면 임상적인 면으로는 스트레스와 과로, 잘못된 식습관을 들 수 있는데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과 같은 정크푸드 위주의 식단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질환의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기혈을 소통시키는 한의학의 전통 경락치료방법, 면역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한약관장요법,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만큼 질 한약요법 등의 치료를 병행한다면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적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들인다면 내 몸 안의 쿠데타를 진압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