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교희 장편소설 '에스프레소'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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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교희 장편소설 '에스프레소'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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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는 사랑의 의미

^^^▲ '에스프레소' 표지^^^
박삼교희 선생이 장편소설 '에스프레소'를 펴냈다.

애정결핍에서 위험하고 맹목적인 사랑으로 치닫는 나.

관념적이면서도 사랑을 부정하고 육체적 쾌락에만 매달리는 그녀.

더없이 현실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열정적인 사랑을 찾아나서는 여동생.

우울한 과거로 인해 사랑이란 단어에 메마른 시각을 가지게 된 한 남자.

그들이 사는 세상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보는 사랑의 의미!

우리가 홀로 외로이 있을 때는 당당한 자부심 따위는 그림자도 없이 사라 진다.

나는 서른여섯의 노처녀다. 직업은 피부과 페이닥터. 하나하나 뜯어보면 꽤 괜찮게 생긴 이목구비임에도 불구하고 조합, 배치상의 문제로 ‘예쁘다’는 말과는 인연이 없다. 몸매도 포기한 지 이미 오래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타고난 팔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자와도 무관하게 살아왔다. 슬픈 짝사랑이나 비참한 외사랑이 남자와 관계된 내 추억의 전부다.

고단한 페이닥터의 따분한 일상…….

어느새 가득 차버린 나이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운명적인 만남을 기대하며 물오른 노처녀의 욕구를 자위로 해소해나가던 나는, 어느 날 병원 원장과 사고를 쳐버린다. 숫처녀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싶어 호기를 부린 것이다.

뜻밖에도 그 남자는 내게 청혼을 해왔다. ‘무난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게 그 이유였다. 애틋한 연애결혼을 하고 싶어서 여태껏 선 한번 안 보고 버텨왔던 내가,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는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내 동생이 그의 아이를 가져버렸다. 조건 좋은 남자를 물색 중이던 동생이 어느새 그에게 작업을 걸었던 것이다.

나는 운명적인 여인을 만난다. 옛사랑이 남긴 상처와 애정 없는 결혼생활의 실패로 사랑이란 단어 자체를 부정하게 된 아름다운 이혼녀…….

그녀는 말한다. 몸은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믿을 수 있는 건 오로지 에로스뿐이라고. 자유분방한 그녀의 치명적인 매력은 서서히 나를 길들이기 시작했다.

세상엔 수많은 내연(內緣)이 존재한다. 불륜, 근친애, 그리고 동성애……. 알려져선 안 될 그 은밀한 인연들…….

드디어 내게도 비밀이 생겼다. 아무에게도 말 못할. 나는 그녀의 내연녀가 되었다.

어느 날, 그녀는 내게 갑자기 등을 돌린다. 그녀는 ‘지쳤다’고 말했다.

언젠가 그녀가 말했었다. 사랑은 일종의 정신병일지도 모른다고. ……그래, 난 미쳤다. 미쳐버렸다. 이미 치유 불가능한 중증이 되어버린 나는, 친구’라는 허울을 쓰고 그녀 곁을 하염없이 맴돌기 시작한다. 그녀를 되찾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사탄이 되겠다는 각오로…….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드디어 실낱같은 희망의 끈을 발견했다!

작가는 일본 와세다대학 교육학부 사회과 졸업하고 동대학원 경제학연구과에서 사회보장 전공했다. 다년간 기업들의 통번역을 담당해왔으며『나는 왜 눈치를 보는가(나를 발견하는 심리학)』를 본명으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도서출판 <청어>/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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