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작품, 어른 작품과 맞장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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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작품, 어른 작품과 맞장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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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녀석 작품집을 보고

^^^▲ 다섯 살배기 아들녀석
ⓒ 박소영 기자^^^
미술학원에도 방학이 찾아왔습니다. 다섯 살배기 제 아들녀석이 오늘(29일)부터 방학이라네요. 방학 숙제는 따로 없답니다.

그런데 웬 파일? 아들녀석은 "내 작품집!!" 하면서 자랑스럽게 내밉니다.

저는 "작품집?"하면서 눈가에 웃음을 만들었습니다. 금세 후회할 줄은 전혀 모른 채 말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순간, 가슴에 다가오는 진짜 '작품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럼 차근차근 아들녀석의 작품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아들 자랑하면 팔불출 아니던가?' '어른 작품도 아닌데 무슨 해설씩이나?' 하지 마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작든 커든 진정한 작품은 감동을 선사하는 것일 테니까요.

자, 이제 열린 마음으로 한 컷 한 컷을 지켜봐 주십시오.

^^^▲ 네모
ⓒ 박소영 기자^^^

여러 개의 네모 가운데 오른쪽 가운데쯤에 자리잡은 네모를 봐 주세요. 제 남편, 아니 어린이 작가의 아빠 얼굴이랍니다. 제 남편 별명은 스퀘어(square)입니다. 얼굴이 광장처럼 넓다는 뜻이지요. 아들녀석은 네모를 그려보라는 학원 선생님의 주문에 제 아빠 얼굴을 생각해 낸 거죠. 참 기특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위력은 따로 있습니다. 그간 네모 얼굴에 스트레스를 받아온 남편의 마음이 달라진 겁니다. 보톡스 주사를 맞지 않겠다는 거예요. 앞으로는 네모를 자기의 캐릭터로 삼고 마음 편히 돌아다니겠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어때요? 위대한 작품 아닌가요?

^^^▲ 간호사 선생님
ⓒ 박소영 기자^^^

의약분업이다 뭐다 해서 이미지가 끝간데없이 추락했었던 의사와 간호사. 아들녀석의 입에서는 간호사 선생님이 자연스레 나옵니다. 의사 선생님은 물론이고요. 전 아직도 아버님 일 때문에 선생님 호칭이 안 나오는데 말예요. 의약분업 관련 파업 때문에 제대로 치료를 못 받고 돌아가셨거든요.

아무튼 '간호사의 옷에 새겨진 적십자가 의사와 간호사 선생님 가슴에도 새겨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입니다.

^^^▲ 커피를 이용한 작품
ⓒ 박소영 기자^^^

저는 이 작품을 보는 순간 울었습니다. 웃기지 말라고요? 정말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어느 날 아들녀석이 등교하면서 느닷없이 "엄마, 커피 주세요!"했습니다. 저는 일단 "어린이는 커피를 먹으면 안 된다"며 달랬고요. 그리고 "누가 가져 오랬니?"하고 물었죠. "선생님이!"가 답이었습니다.

마침 커피가 바닥난 상황이었는지라 무척이나 당황스럽더군요. 순간 저는 '이곳의 촌지 문화는 현금 요구에서 현물 요구로 바뀌었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는 아이에게 사탕 하나를 쥐어주면서 등교를 시켰습니다. 얼마나 우울했던지.

그런데, 이 작품을 보십시오. 커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참회의 눈물을 흘렸지요. '선생님, 죄송합니다!'


^^^▲ 아지랑이
ⓒ 박소영 기자^^^

아지랑이를 그려보라고 선생님이 주문했나 봅니다. 아들녀석은 지렁이를 그려놨군요. 아지랑이와 지렁이, 비슷하네요. 충분히 용서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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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2003-07-29 18:19:31
맞장이라 어디서 들어 본 말인데
글쎄 그다지 권할만 단어는 아닌것 같군요.
다른 표현도 있을텐데.....
메인페이지가 로드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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