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 신용불량자가 왜 이처럼 크게 증가했을까요? 그 이유에 대하여 "개인의 인간성이나 소비성향에서 답을 찾기보다는 한국사회에서 답을 찾아야 신용불량자를 감소시키는 사회 개혁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어느 학자는 말했습니다.
우선 길거리에서 아무에게나 신용카드를 발급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겁니다. 신용카드의 빚을 갚을 수 없는 사람에게 신용카드를 무차별적으로 발급했으니 이미 문제는 발생하게 되어 있었다는 겁니다. 모든 것을 신용카드회사에 맡기면 모든 것이 잘 되리라는 신자유주의적 사고 방식을 정부가 가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신용카드회사는 고객을 끌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신용도에 주의하지 않는 우를 범했습니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하는 유혹이 너무나 강한 것이 현실입니다. 주식시장이나 경마장, 그리고 카지노나 복권시장에서 '대박'소식이 계속 들려오기 때문에,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투기에서 일반서민이 돈을 딸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돈을 잃은 사람이 본전을 찾으려고 시도하다가는 더 큰 빚을 지게 마련입니다.
1997년 12월의 아이엠에프 사태 이후 소득불균등이 더욱 심해졌고 고소득층의 '과시소비'가 저소득층을 크게 자극했습니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다리가 찢어진다'는 속담에 따라 저소득층은 큰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장기적인 불황에서 취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었으며 '사람구실'을 하지 못 하는 행시주육(行尸走肉)의 비정규직이 급격히 늘었습니다. 그래서 민생고에 가족들마저도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로 빚을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리하여 숱한 서민들이 신용카드회사로부터 신용불량자로 '찍히고' 연 200%의 고리에 매달려 사는 빈민층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는 자명하지 않을까?" 라는 것이 그 학자의 이른바 '카드 유해론'의 골자였습니다.
정부는 우리 사회를 통치하는 유일한 공권력입니다. 하지만 300만명이 넘는 신불자와 줄을 잇고 있는 자살행렬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건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정부는 여전히 신불자와 극빈층의 연이은 비극에 대하여 치지도외하고 있습니다. 자살률이 특별히 높은 나라인 일본에서는 '자살'이라는 검색어로 무려 몇 만개의 웹사이트를 건져 올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또한 미국에서는 자동차 사고 다음으로 많은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 자살이라고 한다.
우리 나라의 자살률도 최근 들어 세계 평균을 웃돌기 시작했으며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유교에서는 부모로부터 받은 자기 몸을 함부로 해칠 수 없다고 가르쳤습니다. 기독교도 자살이란 살인과 마찬가지이며 영혼에게 큰 벌이 내린다고 경고했습니다.
어느 학자는 "자살은 살인보다 훨씬 악질적이다. 왜냐하면 후회의 기회를 앗아가기 때문이다, 또한 신 앞에 무릎을 꿇을 수 있는 가능성조차 스스로 제거한다"라며 자살을 비판합니다. 그러나 오죽 살기가 힘이 들었으면 그처럼 자살을 할까 싶은 마음에 동병상련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자살급증의 현상이 이젠 그만 중지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가뜩이나 출산율 저하가 세계 정상을 달린다는 우리나라입니다. 여기에 더하여 자살률마저도 세계정상으로 등극(?)한다면 이는 설상가상으로 표현해야 할까요, 아니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상실로 표현해야 할까요? 정부의 신불자와 극빈자의 자살방지에 관한 시급한 대책이 도출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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