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빨간 돼지 저금통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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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빨간 돼지 저금통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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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뚱뚱한 돼지여야 '저금통'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걸까?

^^^▲ 빨간 돼지 저금통여러분은 ‘빨간 돼지 저금통’하면 무엇이 생각나세요? 내집 장만 무슨 저축? 아니면, 정치권의 비자금?^^^
요즘은 돼지 저금통이 암컷 수컷으로 세분화되어 제조되는 데다 누드 저금통이며 노랑,파랑,녹색 돼지며 애미 애비 애기 돼지며 어떤 돼지는 동전이 많아지면 질수록 몸뚱이가 커져서 더 넣게 만드는 영악한 놈도 있다.

이렇게 돼지 저금통은 진보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왜 하필 뚱뚱한 돼지여야 '저금통'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 걸까?

이런 의문은 '저금통'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의외로 쉽게 답이 나온다. 서양의 경우이긴 하지만 어쨌든 우리 나라에는 '저금통'따위가 전통적으로 없었으니까 뭐 따질 것도 없고.

로마시대에 이미 저금통이 있었는데 매우 '풍만한 여체'거나 '풍만한 동물' 모양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러니 요즘에 풍만한 여자 가슴모양으로 저금통을 만들어도 무방하긴 할 것이나 여성 운동가들로부터 불매운동을 당할 운명에 처할 테니 아예 만들 생각을 않는것이.

내가 어린 시절에는 돼지 저금통이 모조리 한가지였다. 즉, 씨꺼먼 눈동자(매우 작은)에 콧구멍에 강조되고, 다양한 싸이즈에 씨뻘건 몸뚱이를 가진 돼지였던 것이다.

이런 것들은 특정한 한 곳에서 판매되는 게 아니라 자전거로 싣고 다니며 판매되곤 했다. 마치 두부 장사들처럼 자전거에 '빨간 돼지 저금통' 잔뜩 실은 아저씨들이 골목을 누비며 저금통을 팔았다. 그 때는 왜 그렇게 촌스럽게만 느껴졌던지.

더 근본적으로 나는 저금통이란 것 자체를 환멸했다. 돈 모아서 뭐 하려고? 뭐 이런 식이었던 것 같다 .그냥 어머니 지갑이 저금통이었지 뭐.

우리 어머니는 용돈이란 걸 준 적이 없고 알아서 지갑에서 꺼내 쓰게 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 아낄 것도 없고 모을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도 나는 낭비한 적도 심하게 돈을 쓴다고 얻어맞은 적은 한번도 없다.

참 이상한 일이지만,그런데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가끔 이런 빨간 돼지가 그리워지곤 한다. 그래서 이걸 하나 구할려고 했는데 뜻대로 쉬운일은 아니었다.

이젠 누구도 단순, 획일화된 저금통은 싫어하는 모양이다. 취향과 용도에 맞게 빨간 돼지 저금통은 개량되었다. 마치 애완견들이 잡종교배되어 새로운 품종이 계속 만들어지듯이.

그럼에도 '슈퍼 돼지' 종자를 찾던 '간첩 이철진'인가 처럼 우리 돼지 저금통의 씨 종자는 다름 아닌 그 온 몸의 피가 뿜어져 나온듯한 씨뻘건 생명감 넘치는 복덩어리 그 촌스런 모습 그것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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