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이자 적과 같은 한국과 일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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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이자 적과 같은 한국과 일본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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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춤을 추고, 일본은 그 춤을 동의했다 : BBC
- 이번 정상회담 : 일본에게 전략적이고 외교적인 승리 : BBC
- 이번 윤 대통령 외교 “오무라이스 외교(Omurice diplomacy)”라는 별칭
- 한국과 일본은 친구이면서도 적과 같은 관계(frenemies)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회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 NHK회면 갈무리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일본을 방문, 오후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데에 성공을 거두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적인 대일(對日)양보가 회담 성사의 주요 이유이다. 한국 정상이 도쿄에 초청된 것은 12년만의 처음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는 복합적 어려움이 있다. 역사 때문에 수십 년 동안 한국은 일본에 반성과 사과를 요구했고,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문제는 해결됐다는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왔다.

한국은 1910년부터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일본에 의해 식민 지배를 받았다. 일본 군인들은 수십만 명의 한국인들을 강제로 광산과 공장으로 끌고 가 고된 노동을 시켰다. 여성들은 일본군들의 전시 위안소로 끌려가 성노예(sexual slavery)로 내몰렸다. 이들 여성을 이른바 ‘위안부(comfort women)'라고 부르며 실상을 호도해왔다.

이러한 상처들은 잊혀지거나 용서되지 않는 일들이다. 그러나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어떠한 진정한 반성과 사죄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이 노예의 희생자들 가운데 일부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요구를 철회하고, 전범기업인 일본기업을 대신해 한국기업들을 통해 모은 돈을 피해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동북아시아의 안보를 위해 과거를 제쳐두려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야당 지도자는 그 거래를 “우리 역사상 가장 큰 굴욕(biggest humiliation in our history)”이라고 낙인찍었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16일 보도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은 도쿄 방문을 성사시켰다. 로이터 이날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산한 후 도쿄의 친구를 찾아 비행기에 올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국이나 일본의 외교관들은 조용하면서도 적지 않게 놀라고 있다. 특히 정치나 외교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초년생에게는 감히 용감하고도 기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윤석열씨는 검찰이었다고 BBC는 소개했다.

대통령 취임(2022.5.10.)후, 윤 대통령은 분열된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외교정책의 초석으로 삼았다. 핵으로 무장한 북한이 점점 더 위험해짐에 따라 윤석열의 한국은 일본과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의 군대가 함께 일하게 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또 중국의 부상(浮上)과 맞서기 위해 필사적으로 파트너들을 더 가깝게 만들려고 하는 동맹국인 미국을 기쁘게 하고 싶어 한다고 BBC는 꼬집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일본 협상을 “획기적인 새로운 장(a ground-breaking new chapter)”이라고 대환영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한 초대장을 보냈다. 4월 26일 바이든-윤석열 정상회담이 계획되어 있다.

BBC는 이것을 두고 “세계에서 한국의 위치에 대한 새로운 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 대신 윤 대통령은 인도-태평양을 가로질러 한국이 할 수 있는 더 큰 역할을 바깥쪽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정상회의에 기시다 일본 총리가 초청을 하게 되면 윤 대통령으로서는 임무를 완수하게 될 것이라고 BBC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으로부터 경제적 보상도 받아야 한다. 특히 관계가 좋지 않았던 지난 2019년 일본은 한국이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요한 화학물질에 대해 수출규제를 가했다. 이를 해제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한국 정부 관리가 말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한국 기업과 정부가 합심해 국산화를 이룩했거나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무난히 어려움을 극복해냈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 자체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는 평판이 많다. 16일 오후 윤석열-기시다 도쿄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대한(對韓)수출규제는 해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수년간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은 도쿄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양보했다. 굴욕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거의 일방적으로 양보했다.

“한국의 한 고위 외교관이 말했듯이, 한국은 이웃 국가들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기 위해 무도장(dancefloor)을 가로질러 걸어갔고, 불을 켜고,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일본은 춤을 추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한국은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 일본의 일방적 승리

한국의 지도자는 그의 기대되는 방문에 대해 많은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오므라이스(omurice), 즉 오믈렛(omelette)을 얹은 볶음밥을 먹을 것이라고 한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기시다가 정상회담이 끝나면 윤 대통령을 데리고 유명한 식당인 렌가테이(Rengatei)에 갈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가 “매우 노력한다(Going the extra-mile)”는 것은 일부 일본 언론 보도가 묘사한 것이다. 소셜 미디어(SNS)의 다른 언론 보도는 그것을 "오므라이스 외교(Omurice diplomac)"라고 불렀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외교부와 국방부 관리들도 안보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과 일본은 더 긴밀한 관계로부터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것은 일본에게 전략적이고 외교적인 승리이다.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인 일본은 오는 5월에 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담을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의 G7 의장국이기 때문이다.

북한과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은 의심할 여지없이 최우선 의제이다. 한국과의 긴밀한 안보 관계는 일본이 이러한 위협들과 그것들을 다루는 방법을 다루면서 훨씬 더 확고한 지위를 제공할 것이다.

이것은 또 미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일본은 미국이 점점 더 불안정한 지역에서 핵심 동맹국이자 권력 중개자로서 여전히 의존할 수 있다는 것을 안심시키기를 원한다.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일본의 한반도 식민통치 기간 동안 강제노동 분쟁으로 한일관계가 곤두박질쳤던 이후 처음이다. 그 해 두 나라의 지도자들은 G20에서 잠깐 만났지만, 양자 회담이 없었기 때문에 그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화면, 반도체 등 첨단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가하자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달 초 한국이 오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을 때, 최소한 외교관들과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흥분감이 있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러한 윤 대통령의 움직임을 환영했고,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관계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을 환영했으며, 양측은 거의 4년 전에 부과된 무역 제한을 철회하는 회담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은 역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모든 끝난 일이라며 한국의 일방적 양보만을 더 요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이것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 사이의 협력과 파트너십의 획기적인 새로운 장"이라면서 “그들의 조치가 완전히 실현되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우리의 공유된 비전을 지지하고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것은 두 지도자 모두에게 순조롭지 않을 것이다. 양국의 강경파 정치인들 사이에는 여전히 역사적 긴장과 불신이 너무나 팽배하다. 일본 군국주의와 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극우정치인들은 잘못이 하나도 없는 일본이 한국이 1%라도 양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기시다 총리를 윽박지르고 있다.

그리고 한국은 과거 일본의 식민통치의 우매한 백성으로 간주하고 만일 한미일 군사(안보)동맹이 될 경우, 한국은 반드시 일본의 지휘아래 놓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의 고통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일본의 반성과 사과가 없으며 그리고 배상 책임도 없다고 주장하고, 한국의 수많은 피해자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등 고압적인 자세에 윤석열 정부는 대일 굴욕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강력한 저항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토끼의 해 즉 ‘계묘 국치’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되기도 했다.

북한은 북한대로 단, 중,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제 7차 핵실험이라는 무기를 만지작거리며 한반도와 지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솔로몬 제도에 대한 의심스러운 군사 기지 프로젝트(중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에 대해 미국과 아시아 태평양의 동맹국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이 중국 정찰 풍선(spy balloon)을 격추한 뒤, 일본 정부는 2019년 이후 자국 영토 상공에서 포착된 미확인 비행물체 3개가 중국 정찰 풍선인 것으로 의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 방위성은 앞으로 외국 기구에 의한 일본 영공 침범과 관련하여 무력 사용에 관한 규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다 야스카즈 방위상은 앞서 정부가 외국 풍선을 격추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일본은 또 대만에 대한 잠재적인 중국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필연적으로 대만을 끌어들일 것이다. 이러한 불안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전쟁에서 모스크바에 더 많이 기울수록 계속 심화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걱정스러운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두 나라는 이제 지역 안보에 관한 한 점점 더 긴장된 현재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일본 편에 서서 한국을 압박해, 가상 시나리오인 2027년 시진핑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대만 유고시 주한미군은 자체적으로 한국군은 일본 자위대의 지휘아래 대만 상륙작전에 참가할 수도 있다는 처참한 또 다른 시나리오가 있어 우려스럽다.

가깝고 멀고, 멀면서도 가까운 한일은 이 같이 절친한 친구 같으면서도 적과 같은(frenemies) 이중적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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