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데탕트와 하이브리드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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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 데탕트와 하이브리드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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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와 이란의 ‘하이브리드 외교(Hybrid Diplomacy)’ 주목해야
국가들이 세계 강대국에 의해 형성되는 대신 관계와 동맹을 형성하고, 균형을 맞추며 세계 강대국으로부터 보다 더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새로운 중동이 세계의 무대에서 대활약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알자지라 비디오 갈무리
국가들이 세계 강대국에 의해 형성되는 대신 관계와 동맹을 형성하고, 균형을 맞추며 세계 강대국으로부터 보다 더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새로운 중동이 세계의 무대에서 대활약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알자지라 비디오 갈무리

지난 310일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의 이란은 양국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협정을 발표했다. 그것도 미국이 필요 없다는 생각에 물러난 중동 지역의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인 중국의 베이징에서 사우디-이란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교 정상화를 했다.

사라지는 미국 대신 떠오르는 중국이 중동지역 헤게모니를 쥐는 듯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의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의 수는 점전 줄어드는 반면 중국이나 러시아와 손잡는 국가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양사이다. 지역 전문가들은 중동지역에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렇다면 사우디와 이란은 왜 갑자기 화해를 하고 정상화를 선언했을까? 사실은 2년여 동안 양국은 서로 필요에 의해 물밑 접촉을 통해 관계정상화를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와 이란은 그들의 욕망 때문에 관계정상화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평가이다. 양국은 모두에게 비용이 많이 들며, 독성이 강하고, 이제부터라도 중동에서는 재앙적인 갈등을 종식시키고, 미국과 러시아가 남기 전략적 공백을 메우고,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파트너로 자격을 입증하기 위해 중매자 역할을 하려 한 중국의 열망이 한데 뭉쳐진 것이다.

2년여 동안의 어려운 협상 끝에 협정이 체결되었다는 것은 두 나라에게는 유망한 일이다. 하지만 오랜 숙적들이 국교를 정상화한 후에 대천사(archangels)가 될 수 있을 것인가? 가톨릭에서 대천사는 능력이 뛰어나거나 높은 지위에 있는 천사를 말한다.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는 관계 복원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하다.

이란과 사우디는 서로의 사랑스러운 마음을 맨 앞에 내걸고 그 사랑을 유지하겠지만, 국익에 의해 추진될 수밖에 없으며, 정치적, 경제적 계산에 의해 형성된 편리한 결혼으로 바뀔 수 있다. 아니면, 서로 다른 이념적, 지역적 의제에 의해 침식되는 불편함으로 가득한 결혼이 될 수도 있다.

리야드와 테헤란은 각각 지난 1998년과 2001년에 체결된 협력과 안보 협정을 다시 활성화하기로 합의했지만, 12년 동안 적대 관계를 유지한 후 1990년대의 현상 유지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 갈등은 그들의 종파적 암시로 완전히 파괴적이었고, 두 나라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경제를 무력화시키고, 사회를 분열시켰다. 더 많이 간섭할수록 예멘인, 시리아인, 이라크인, 레바논인, 바레인인들은 더 많은 고통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는 길은 두 지역 강대국이 돌아가는 길이 아니다. 그들이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 새롭고 복잡한 지역 질서, 오히려 무질서에 비추어 볼 때, 두 나라는 그들과 이웃 국가들의 국익에 봉사하는 새롭고 지속 가능한 길을 계획해야 한다고 알 자지라의 선임 정치 분석가 마르완 비샤라는 주문하고 있다.

이 두 이슬람 종파의 맹주인 이란과 사우디는 지금까지 다른 중동 사회를 약화시키는 데 재산을 낭비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 과정에서 밑바닥까지 비용이 많이 드는 군비 경쟁을 벌여왔다.” 군사력 면에서는 사우디는 이란에 적수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사우디는 안보 면에서는 미국과, 석유 등 경제면에서는 중국과, 석유 카르텔인 오펙플러스(OPEC+) 활동에서는 러시아가 필요하다. 그러한 사우디가 이란과의 관계정상화를 했다고 해서 절친한 형제처럼 사랑을 나누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른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이란인들과 사우디인들은 자신들의 지도자들이 외국의 허세가 아닌 국내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고, 해외에 무정부 상태를 확산시키는 대신 국내에서 민주적 화합을 추구하기를 원할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방법은 긴장을 낮추고, 피해를 완화하며, 이웃들에게 입힌 피해에 대해 보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게 진정성의 담보이다. 석유가 풍부한 두 나라는 시리아인, 예멘인 및 대리 분쟁의 다른 희생자들이 산산조각 난 삶을 재건하는 것을 돕는 것이 도덕적으로 의무이다. 물론 중국과 서방세계도 도와야 한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는 줄어드는 영향력을 다시 중동지역에 확산시키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 일단 밀고 들어간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에 중동지역 영향력을 내줄 수 없을 것이다.

마르완 비샤르는 리야드와 테헤란은 이제 외국의 간섭, 특히 이스라엘의 식민주의와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서방의 지지에 대해 공통적이고 확고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면서 이는 의심할 여지없이 파괴하기로 결심한 새로운 걸프 데탕트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유일한 국가가 바로 이스라엘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각성시키고 있다.

이 사우디와 이란 두 나라는 중동에서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해 개입하려는 세계 강대국들의 모든 시도를 거부해야 한다. 여기에는 중국도 포함된다고 비샤라는 주문하고 있다. 중국 역시 또 다른 형태의 강대국, 외세(外勢)라는 뜻이다.

리야드와 테헤란 사이를 중재하고 마지막 축하 악수를 주최한 베이징이 이번 협상의 최대 승자로 떠올랐다. 미국의 영향력 영역의 일부로 간주되는 어려운 지역에서 복잡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에, 책임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더 큰 신뢰와 명성을 얻을 것이다.

나아가 후원자로서, 중국은 장기적으로 경제와 군사력을 부양하는 데 필요한 석유가 풍부한 지역에 더 많은 접근을 제공하는 화해와 정상화 과정을 꿰뚫어보기 위해 계속 관여하고 싶을 것이다. 즉 후원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된 다른 지역 중재와 달리, 이것은 중국과 글로벌 경쟁자인 미국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걸프전의 단계적 축소(de-escalation)가 예멘 전쟁을 끝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분노와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중재를 막으려 하자 중국이 중동에서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이 가까운 시일 내에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전쟁을 평화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미국의 중국의 중재노력을 환영하지 않았다는 게 복수의 외신들의 전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나 이웃국가 핀란드, 폴란드 등지에서는 전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전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 싫은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에너지, 군수산업 등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이 이른바 아브라함 협정(Abraham Accords)’을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확대하거나, 제재와 지역적 압박을 통해 이란에 새로운 핵 협정을 부과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훼손하고 있어, 미국은 쓰디 쓴 웃음을 지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우디와 이란을 압박하며 고립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사우디, 이란이 중국의 손을 잡음으로써 미국이 오히려 고립무원의 입장에 서게 되는 아이러니가 되고 있다.

아직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국이 후원하는 협정은 친()이스라엘 및 반()이란 블록에 유리하게 지역을 양극화하려는 미국-이스라엘 계획을 무산시킬 수 도 있다. 특히 이란과 앙숙관계인 이스라엘이 아브라함 협정으로 사우디와 관계 정상화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으나, 이번 사우디-이란 국교정상화는 이스라엘의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아직 말하기는 이르지만, 중국이 후원하는 협정은 친이스라엘 및 반이란 블록에 유리하게 지역을 양극화하려는 미국-이스라엘 계획을 무산시킬 수 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을 등지거나 동맹을 바꾸려 하지 않고 있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군사 및 경제 문제에서 미국에 너무 의존해 왔다. 그러나 크고 작은 다른 지역 행위자들과 마찬가지로 리야드도 하이브리드(Hybrid)가 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이익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외교적 혼합에 한 가지 관계를 더 추가했을 뿐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최근 모하마드 빈 살만(MBS) 총리 겸 왕세자의 사우디 외교수완이 한국을 능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요즘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달라붙고 있어, 한국에 꼭 필요한 하이브리드 외교(Hybrid diplomacy)’가 실종되고 있다.

이미 러시아, 중국과 관계를 발전시킨 이란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고 공정한 핵 거래를 하기로 동의한다면, 미국을 하이브리드 외교에 추가할 수도 있다. , 사우디-이란 협정은 변화하는 지역과 지정학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국가들이 세계 강대국에 의해 형성되는 대신 관계와 동맹을 형성하고, 균형을 맞추며 세계 강대국으로부터 보다 더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새로운 중동이 세계의 무대에서 대활약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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