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도청(盜聽)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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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도청(盜聽)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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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도청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박진형 기자 = "누군가가 나의 전화통화 내용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합니다"

최근 정치권 등에서 이른바 '도청관련 자료'가 잇따라 폭로되고 야당 대통령후보 마저 도청을 우려, 휴대폰을 3-4개 갖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지자 실제 도청이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를 떠나 '도청 가능성'에 대한 공직자 및 시민들의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물론 검.경 등 사법당국은 범죄 예방.확인을 위해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얻은 경우에 한해 감청을 하고 있고, 관계기관도 "도청은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할 수도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등 정치권의 잇단 '도청자료' 폭로를 계기로 도청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18일 과학기술단체 초청 토론회에서 "제일 필요한 게 휴대폰이고 가장 겁나는 것도 휴대폰"이라며 "도.감청이 된다고 해 그동안 3-4개를 갖고 다녔다"고 말할 정도로 예민해 했다는 것.

이 후보는 그동안 수행비서가 별도로 갖고 다니는 것을 포함, 모두 4개 가량의 휴대폰을 사용하며 수시로 전화번호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비화기칩'이 장착돼 도.감청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휴대폰 2개도 따로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치권의 도청 불안 만큼이나 비밀보장이 요구되는 사업을 하는 직업군 을 중심으로 청계천 및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는 도청 예방을 위한 도청 탐지기 구입이 잇따르고 있다. 또 이들은 휴대폰도 2개 이상 가지고 다니거나 회사 지급 휴대폰외에 개인 휴대폰을 갖고 다니는 등 '도청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청계천 전자상가의 한 상인은 "최근 도청을 우려해 21만원대의 비싼 도청 탐지기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한달에 3∼4명 이상 되고, 구입 문의전화도 늘어났다"고 전했다. 또다른 상인은 "도청을 예방하려는 사람들은 요정 등 술집을 운영하거나 비밀보장이 요구되는 사업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도청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수시로 휴대폰을 바꾸거나 전화번호 를 바꾸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정보 계통의 경찰 관계자도 "가급적 중요한 정보이야기는 일반전화로 하지 않고 도청이 쉽지 않은 휴대폰으로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육선전실장은 "노동운동가들도 도청이 평소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전화통화를 도청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을 정보로 활용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신회사쪽 노조원들로부터 듣기로는 휴대폰 도청이 일반 전화보다 오히려 더 쉽다고들 했다"면서 "가족과의 사적인 통화마저 누군가 듣고 있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인 만큼 도청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oung@yna.co.kr jhpark@yna.co.kr (끝) 2002/10/2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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