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할 게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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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은 할 게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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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 불러오는 함정의 천착

최근 지인 중의 하나가 부인으로부터 '이혼'이라는 쓰디쓴 상흔을 입고 낙마했다. 그래서 자학과 번뇌의 질곡으로 빠져들어 술에만 탐닉하고 직장마저 때려친 채 남은 생마저도 쉬 포기하려는 나약함을 보여주고 있어 가슴이 절절이 아리는 즈음이다.

진부한 주장이겠지만 부부의 이혼은 두 사람은 물론이요, 애꿎은 자식들에게 역시도 평생을 씻어낼 수 없는 극심한 상처로서 각인됨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최근 결혼한 부부 세 쌍 중 한 쌍 꼴로 이혼하는 가히 이혼 신드롬의 세월을 맞고 있다고 한다. 과거 조선조 때까지만 하더라도 시집을 간 여인의 이혼은 가히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일종의 금기가 되던 불문율이었다.

또한 이혼을 한(혹은 당한) 자식을 둔 집안에서는 그걸 참으로 큰 수치로 알았기에 제 아무리 사위가 사람구실을 못하고 칠칠맞더라도 출가를 하는 자신의 딸에게 그 부모들은 한결같이 "벙어리 3년, 봉사 3년으로 꾹 참고 살라"는 엄명을 내렸던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은 흘러서 우리 주위에서는 이혼을 한 가정을 너무도 쉬 볼 수 있게 된 것인 작금의 현실이다. 언젠가 나 역시도 아내와 대판 싸울 당시에 아내는 "이혼해 달라!"고 해서 날 경악시켰고 분개하게 했는데 이제는 이혼의 패러다임 역시도 상전벽해처럼 변했는지 아무튼 요즘엔 부인이 이혼을 하겠다고 하면 일부의 경우엔 친정집 식구들까지도 죄 나서서 "그래, 잘 했다. 너나 하니까 여지껏 참고 살았던 것이었다, 그러니 얼른 이혼해라!"며 부추긴다고 까지 하니 실로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겠다.

아무리 작금의 세월을 일컬어서 '여인천하'라고까지 부른다지만 이처럼 이혼율이 급증하는 사회는 실로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요즘 세상이 남자의 목소리는 갈수록 낮아지고 가정에서의 위치와 영향력 역시도 과거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급전직하되었다고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요즘 여자들은 자신의 남편과 싸우다가 툭하면 "이혼해 달라"고 덤빈다니 이처럼 남자들의 시세가 형편없다니 참으로 울적하기 짝이 없다.

이혼을 하면 금방 새로운 신천지가 도래할 듯 보일지 모르겠지만 그건 그야말로 착각이라고 나는 단언한다. 이혼을 하고 주변을 수습한 뒤에 다시금 정립하려면 숱한 시일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함은 상식이다. 순간의 분기탱천함을 슬기롭게 제어하지 못해 '이혼'이라는 멍에를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주위엔 너무도 많아 안타깝다.

참을 인(忍)자 셋이면 살인도 피한다고 했다. 안 좋은 일이 닥쳐도 애써 '매사에 그저 내가 못 나서 그러려니...'라는 생각을 견지한다면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위기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말이 쉬워서 그처럼 참는 것이지, 기실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속을 애써 꿍꿍 참는다는 것이 보통 힘이 드는 게 아님은 역시도 경험자는 다 아는 참으로 질곡과도 고통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저 바라만 봐도 아까운 내 자식들에게 후일에 "쟤 부모는 오래 전에 이혼했대!"'라는 더러운 소리를 듣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참고 살아야하는 것이리라. 또한 내 자식들이 결혼할 즈음이 되었을 때 역시도 사돈이 될 집안에서 내 아들 혹은 딸에게 "자네 부모님은 뭘 하시는가?"라고 물었을 때 내 아이들이 "저희 부모님은 오래 전에 이혼하셔서..."라고 한다면 그 혼담은 과연 어찌 되겠는가?

아마도 금방 파혼으로 귀결됨은 역시도 불문가지일 것이다. 부부간의 이혼은 누구라도 경험할 수 있겠지만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하듯 이혼이 불러오는 그 거대한 상흔의 함정을 이제는 우리모두가 진지하게 고찰해 봐야한다고 느낀다.

이혼은 정말이지 할 게 못 되는 일종의 사회 병리현상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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