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려준 밥상도 못 챙기는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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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려준 밥상도 못 챙기는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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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고 하기엔 헛발질이 너무 심하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한나라당에서 '차떼기당’의 악몽을 되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태백 영월 평창 정선의 한나라당 김택기 후보가 선거운동원에게 4100만원을 건네주다 현장에서 선관위 단속요원에게 적발된 것이다.

가뜩이나 '부자정당'이라는 말을 듣는 판에 돈다발을 돌리다 발각됐으니 한나라당이 '부패정당'이라는 말을 들어도 달리 할 말이 없을 듯하다.

한나라당은 서둘러 최동규 전 중소기업청장으로 후보를 교체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가 싶었던 '공천 책임론'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부적격 공천의 결과가 '돈 선거'로 귀결됐다는 당내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헌 당규에 위반되는 공천을 한 당사자가 누군지 조사해서 해당행위가 밝혀질 경우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당의 온도 변화를 모르고 갑자기 영입된 후보가 관행이라고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데 한나라당은 앞으로 돈 때문에 문제 생기는 후보가 나오면 선거 중이라도 제명하는 등 강력하게 하겠다"며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국민들에게 말발이 얼마나 먹힐지는 미지수다.

김 후보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등을 떠돌다 정치시즌을 맞아 최근 한나라당에 입당한 전형적인 '철새정치인'이다.

16대 총선 땐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게다가 그는 1993년 한국자동차보험(현 동부화재) 사장 시절 국회 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800만원의 뇌물을 상납한 혐의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전력(前歷)이 있는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한나라당에서 공천권을 거머쥘 수 있었는지 의문이 안 생길 수가 없다.

더구나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이 김 후보와 유사한 인물 13명을 ‘부적격 후보’로 지목하고 수차례 재심을 요청했음에도 그냥 지나쳤다는 데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공천과정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기회가 있었다는 얘기다. 더 안타까운 것은 김 후보와 비슷한 사람이 10여명 이상이 더 있다는 데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꼴이 됐다. 국정을 책임진 여당이라고 하기엔 헛발질이 너무 심하다. 도대체 어쩌자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

한나라당 스스로 의혹을 자초하며 문제를 키운 셈

일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당헌 당규를 무시한 당 실세들이 앞뒤 안 가리고 전리품 나누듯 '계파안배'에만 매달린 결과다.

한나라당 공천시스템에도 상당한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공천 발표만 했을 뿐 공천의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공정한 공천이었다면 함구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보복공천'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여론을 주도한 것과 비교되는 점이다.

결국 한나라당 스스로 의혹을 자초하며 문제를 키운 셈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집단적으로 허우적거려야 하겠는가. 그게 뭔지, 만져보는 것도 모자라 기필코 먹어봐야 알겠다는 데엔 고개가 저절로 돌아갈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상득 국회부의장, 이재오 전 최고위원 등 실세들의 파워게임으로 인해 한바탕 난리를 치른 한나라당이다.

해당 지역의 후보를 교체하고 당 대표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것만으로 외면하는 민심을 돌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10년 세월에 학을 뗀 국민들이 대선을 통해 차려준 밥상도 못 챙기는 집단이니 그저 한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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