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하워스의 8월은 늘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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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하워스의 8월은 늘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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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브론테가 사색하던 곳, 자주색 히스꽃 보려고,

^^^▲ 브론테 자매들^^^
영국의 맨체스터는 공업도시다. 북동쪽으로 60km 쯤 가면 키슬리라는 도시가 있고, 거기서 다시 남서쪽으로 6km정도를 가면 하워스(Hawoth)라는 도시가 있다. 이곳이 <폭풍의 억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의 고향이다.

모직 산지였던 이 곳은 산업혁명과 더불어 기계가 수동에서 수력으로 바뀌면서, 하워스의 공업시설이 강변으로 옮겨감으로써, 현재의 이 마을은 대체적으로 19세기의 모습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마을 중심 길은 포석으로 덮인 울퉁불퉁한 길이고 오르막길이다.

길을 따라 브론테 이름을 딴 상점들이 많아서, 이 곳이 브론테의 고향임을 누구든지 알게 된다. 마을 위쪽의 교회 경내에 브론테 기념관이 있다. 그 뒤편으로 산책로가 있고, 폭풍의 언덕에서 묘사한 장면들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가 있는 풍경들이 보인다.

하워스는 1840년대에는 공업도시였지만 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오염된 물로 인해 오래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당시 그 곳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몇 년간 25세에 불과하였던 것을 감안해 보아도 알 수가 있다. 브론테 형제들도 둘은 어려서 죽었고, 셋은 30세 전에 죽은 것도 그래서 우연이 아니다.

브론테 기념관은 아버지가 시무했던 교회에서 기증한 목사관이 기념관으로 만들어 졌다. 그 곳에는 오빠가 그린 세 자매의 초상화가 있고, 피아노 등 당시 사용했던 개인 소장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기념관 창 밖으로는 이끼 낀 묘비들이 서 있는 교회묘지가 보인다.

더 뒤편으로는 그들 자매가 어릴 때 뛰어 놀며, 상상력을 키우던 황야가 물결치듯 끝없이 펼쳐지고, 야생 관목으로 뒤덮여 있다. 8월 말경에는 작은 히스꽃들이 만개하여서 온통 자주 빛으로 뒤덮인다. 이곳이 소설 <폭풍의 언덕>을 쓴 배경과 소재가 되었던 장소다.

폭풍의 언덕은 1846년에 출간되었지만 독자들이 외면했었다.

1818년에 태어난 브론테(E.Bronte)는 1남 5여중 넷째 딸로 태어났다.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서 교회를 전전하면서 자랐다. <폭풍의 언덕>은 그가 28세 되던 해에 출간되었지만, 너무도 격정적이라는 점을 들어서 독자들이 외면했다. 하지만 그가 죽고 나서야 젊은이들에게 큰 감명을 주어서 명작이 되었다.

이 소설의 전개는 주인공이 히이드 클리프의 집에 세를 들면서 그곳의 하녀와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설명형식으로 과거적 사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형식으로 쓰여졌다. 등장 인물 역시 두 집의 명문가를 배경으로 주인과 그 주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주로 등장하며, 3대에 걸친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 지주가 길거리에 버려졌던 주인공을 주워다 키우게 된다. 성장한 그는 주인의 딸을 사랑했지만, 신분차이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연인이 다른 사람과 결혼 후에 딸을 낳지만 그 남편이 죽는다. 열정에 불타는 주인공은 원한을 가져서 양가에 복수하고 많은 것을 얻지만, 옛 연인의 환영에 사로잡혀 죽는 것으로 작품은 끝난다.

^^^▲ 와이컬러 홈^^^

이 작품에서 그 곳의 바람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표현으로, 전나무가 몇 그루 있지만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으며, 한쪽으로만 가지를 뻗고있다는 표현을 쓰고 있는 것에서도, 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불고 있는지를 상상해 볼 수가 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도덕적, 윤리적인 문제가 되는 작품이다. "그러면 그 젊은 부인과 사촌간이란 말이지, 그래요. 게다가 그녀는 자기 남편과도 역시 사촌간이지요, 한쪽은 외사촌이고, 또 한쪽은 고종사촌이죠." 양가가 3대에 걸쳐서 서로가 결혼을 해서, 우리의 촌수로 따지면 모두가 친족의 형제들이다.

그래서 혹자들은 이 책이 비도덕적이며, 신을 배반한 작품이고, 구원이 부족한 책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경멸하여야 할 인물들로 채워져 있어서 읽어 볼 가치가 없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고향인 하워스 사람들과 영국인들은 브론테를 유별나게 칭찬한다.

비평 전문가들은 "약간의 밝은 햇빛과 같은 문체들이 이 작품에 묘사되었다면 더 현실성을 증대시켜 전체적으로 나약함보다는 꿋꿋함을 갖게 하는 좋은 작품이 되었을 것"이라는 평을 하기도 한다. 결국 식어버린 사랑 때문에 복수하는 것으로 일관된 신파조의 권선징악 작품이라고 악평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품 속에는 종교적인 것을 배경으로 깔고 있기는 하다. 주인공은 확연하게 신을 믿지는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믿음에 대한 것을 인정하는 묘사들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열심히 기도하는 하인들을 멸시하면서도, 신을 적극적으로 부정하지는 안는다.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자기만을 위한 생활을 해서 이기적인 사람이고, 성경이란 것은 손에 대지도 않았다. 하지만 죽어서 교회 묘지에 묻히기를 원해서 하녀에게 부탁을 한다. 내 시체는 저녁에 교회묘지로 몰래 옮기고, 목사는 올 것도 없으며, 그리고 설교 같은 것은 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교회묘지에 묻어달라고 한다.

나는 내가 바라는 천국에 거의 와 있고, 남들이 원하는 천국에는 하나도 바랄게 없으며, 또한 가고 싶지도 않다고 하면서, 만약 교회에서 거절하더라도 몰래 묻어 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렇게 해주지 않으면 죽은 후에 내 영혼이라도 나타나서, 꼭 그 앙갚음을 하겠다고 말한다.

이러한 면에서 브론테의 종교관에 대해서 살펴 볼 수가 있다. 아버지가 목사였고, 어린 시절의 성장과정이 신앙 중심적이어서, 그러한 면이 작품 속에서 여러 가지로 표출되어 있다. 주인공이 영혼에 대해서 인정하는 측면과 인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의 존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고 있다.

이 작품은 1939년에 최초로 영화화하여 세계 사람들에게 많은 감명을 주어서 더욱 인기를 가진 작품이 되었다. 그의 고향인 하워스에 가면 <폭풍의 언덕>에서 사용되었던, 많은 소재들을 생생하게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매년 8월이면 꽃구경을 겸한 방문객들이 많이 모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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