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건설계획은 문화재파괴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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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구간 정밀조사시 문화재등 수천~수만 기 발견될 것”

^^^▲ '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이 7일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대운하 예정지 내 지정문화재 및 매장문화재 분포 현황 공개를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박종학(환경운동연합) 제공^^^
문화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26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7일 서울 누하동 환경운동연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당선자 측에 "대운하공약을 전면 백지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국민행동은 기자회견에서 이 당선자와 인수위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운하를 ‘역사문화를 파괴하는 불도저 운하’, ‘역사문화유산 말살정책’으로 규정했다.

“천문학적 규모 예산 필요한 대운하 구간 문화유산 조사…전면백지화가 타당”

이 자리에서는 문화재와 관련된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건 한반도운하구간 2100km 전체를 조사할 경우 수천에서 수만기의 문화유적이 발견될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발표된 바는 지난 3일 인수위가 문화재청에서 접수한 지정문화재 현황에서 밝힌 바 지정문화재 72곳, 매장문화재 177곳과는 큰 차이가 있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은 “강은 선사시대 문화가 형성되고, 역사시대 교통·운송로인 동시에 전략요충지였던 곳”이라며 “주거지와 산재하는 동식물 자원, 선사유적, 성곽, 진지, 사찰, 고분군 등 복잡다단한 문화재가 수장되거나 이전·복원되어야 하는 만큼 고고학, 미술사학, 민속학, 지질구조학, 동식물학, 건축학 등 다양한 시각에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조사규모에 비추어봤을 때 계획을 백지화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한반도운하를 진행하면서 정밀한 문화재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역사·문화를 말살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전문발굴인력이 개발을 위한 발굴(구제발굴)에만 사용되기에도 벅찬 현재의 인력구조와 운하의 규모에 비추어 보았을 때, 정밀한 문화재조사는 몇십년이 걸려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 인수위가 문화재청에서 접수한 한반도 운하 예정지 주변 지정문화재 현황은 정밀도가 낮은 기존 문화재분포지도를 참고해 만든 것. 황 위원장은 이 보고서에 대해 “한강·낙동강 둔치 100m반경 이내로 한정해 보고된 자료이므로 누락된 건이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행동이 문화재분포지도의 정확성을 불신하는 이유는 각 지자체가 개발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축소보고하거나 지표에 대한 육안조사방식으로 작성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기반시설지역 발굴, 정밀발굴, 배후지 문화재 이전·복원, 수중발굴 등 문제 ‘산더미’”

황 위원장은 “운하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터미널, 갑문, 수중보, 도로, 편의시설, 관광단지 등의 기반시설을 포함한다면 문화유적 조사대상 반경이 수km에 이를 수 있다”며 “그에 비해 140여곳 2000명 수준에 불과한 문화재조사인력이 운하 전구간을 조사한다 해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며, 실제로 지금도 개발을 위한 발굴에만 인력이 사용되기도 벅차 이러한 조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만약 조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발굴비용만 수천억원 이상 소요된다는 것이 국민행동측의 추산이다. 황 위원장은 “완벽하게 이루어졌다고 보기 힘든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의 경우에도 총연장 5.8km구간의 문헌 및 육안조사에 5천만원, 부분발굴 조사와 확인된 유적 발굴비만 8억원 가량 소요됐다”며 “2100km에 이르는 운하의 길이를 청계천에 단순 대입하더라도 발굴조사비만 최저 2300억원이 소요되고, 늪지대와 유사한 하상둔치에 대한 발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과 비용은 훨씬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황 위원장은 지정문화재의 현상변경, 유역이 변경되며 하상으로 유입된 문화재의 수중발굴과 같은 문제도 제기했다. 현상변경은 이전 및 복원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점과 역사파괴행위라는 점, 수중발굴은 역시 인력과 장비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대운하는 문화논리 무시하고 경제논리만 중시…특정집단의 판단이 사회전체에 피해 줘”

이날 국민행동은 △문화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운하 추진의 문제점 △운하가 불필요한 이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한반도 운하 검증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문제도 함께 제기했다. 이러한 문제제기 역시 대운하에 대한 논의를 원점으로 돌려놓자는 쪽으로 수렴됐다.

강내희 문화연대 공동대표는 “(대운하계획이 구체화되어 갈수록)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1년 이후 세계를 망치고 있듯이, 이명박 당선자가 당선 후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미와 가치, 멋을 중시하는 ‘문화’의 논리는 무시되고 이윤만이 우선시되는 ‘경제’의 논리만이 반영되어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현실이 문화연구전공자로서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또 “개발 즉시, 직접 이득을 보는 이들에게만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운하 추진에 더욱 가속도를 붙이고 있어 경제적 이득 계산도 의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발업자 출신 대통령이 총선 시장에서 이득을 얻으려고 서두르고 있어 개인과 그와 관련된 집단의 판단이 사회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추진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의 방법으로, 21세기가 아닌 전근대의 방법으로 혹세무민”

윤준하 환경연합 공동대표는 “대운하는 신의 섭리를 거역하는 것으로 이 당선자의 종교와도 맞지 않는다”며, “수자원공사도 필요없다고 한 사업인데다, 삼면이 바다인 천혜의 해양강국 조건을 가진 우리나라에서 해양을 발전시킬 계획을 세우지 않고 왜 운하를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구간에 포함된) 충주댐은 직강이라 위험하고, 달래천은 비용이 많이 들고 괴산이 수몰된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죽령을 타고 운하가 건설되면 송계계곡을 망칠 뿐 아니라 영광이 수몰돼 문제가 된다”며 “정작 대구에서는 한강과 낙동강을 하나로 이어나가는 것도 알지 못하고 있고, 만약 이를 알게 된다면 반대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대운하계획은) 경제살리기 공약을 기폭제 삼아 선진국이 아닌 후진국의 방법으로, 21세기가 아닌 전근대의 방법으로 혹세무민하는 것”이라며 “이 당선자가 저급노동자에 해당하는 건설노동자를 늘려 일자리를 늘려보려는 것과 만리장성을 만든 진시황처럼 업적주의에 빠져 있는 것을 보면 선진화 비전보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가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대운하 추진은 시작하면 되돌리기 힘든 사업…추진 제동 걸고 국민검증위원회 구성할 것”

안병옥 환경연합 사무총장은 추진과정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안 총장은 “행정수도 이전문제 발생시 국민투표를 주장하던 한나라당에서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운하 문제에 대해 왜 국민투표를 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며 “대운하를 추진하는 측에서 관련된 기초 사실을 왜곡·과장하고 있어 사실확인 차원의 국민검증위원회의 구성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안 총장은 한나라당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운하 추진집단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안 총장은 “소식통에 따르면 대운하는 한나라당내 차기 권력싸움수단으로 나온 것”이라며 “작년 대통령후보경선 때, 이명박 후보 측에는 조직이 없었는데 이재오 의원이 중심이 돼 경부운하 통과지역에 추진기구와 조직을 만들었고 이 조직들이 이명박 후보 지지세력으로 결집됐다는 게 그의 전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이재오 의원이 조령에서 개최한 출판기념회에 만여명에 달하는 인사들이 몰려 성황을 이룬 것은 이러한 경부운하 조직의 실체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대선의 지지자들을 총선에까지 동원하려는 계획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백화점 하나를 만들 때도 사전환경성검토·환경영향평가과정을 모두 거치면 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특별법을 추진하는 이유는 이러한 절차를 모두 무시하고 가자는 것”이라며 “일단 시작하면 되돌리기 힘든 사업이니만큼 곧 구성될 국민검증위원회에 경제·환경·문화타당성 검증에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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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08-01-08 08:35:07
글의 중간에 강대표라는 사람이 부시가 세계를 망쳤고, 이명박 당선자도 대한민국을 망칠 것 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만 봐도 저들의 속셈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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