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9절 기념행사를 김정은 집권 10년차를 축하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고 데일리NK가 13일 소개했다. 김정은이 사실상 축하를 받는 입장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그의 연설은 기획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5 또는 0으로 끝나는 정주년, 소위 ‘꺾어지는 해’의 국가적 명절에 열병식 등을 진행하며 비교적 성대하게 치른다. 올해 북한 정권수립일은 73주년으로 통상적으로 볼 때 열병식을 열 만한 해가 아니다.
그런데도 노농적위군과 사회안전군 7,000~8,000여 명을 동원해 열병식을 거행한 것은 김정은의 집권 10년 차를 축하하기 위한 의미가 크다고 매체의 북한 내부 소식통은 설명했다.
김정은은 지난 2012년 북한 최고지도자 자리에 올라 내년이 집권 10주년이 되는 해다. 하지만 내년은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생일) 110주년과 광명성절(2월 16일·김정일 생일) 8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어느때보다 성대한 기념식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매체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내년 태양절 110주년을 맞아 3만 8,000여 명 규모의 역대 최대 열병식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이미 착수했다. 역대 최대 인원이 참가한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당시 열병식 때보다 무려 1만 5,000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렇듯 내년에는 태양절과 광명성절 기념에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김정은의 집권 10주년 경축 의미가 다소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이에 북한은 김 정은의 집권 10년 차를 축하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9·9절 73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군 최고 지휘관이 하는 열병식 사열을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하고, 리일환 당 비서가 연설을 맡은 이유도 이번 기념식이 당의 주도하에 기획되고 진행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은 축하를 받는 쪽이라 그의 연설은 처음 행사 기획 단계에서도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리 비서는 연설에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 따라 고귀한 투쟁으로 지켜내고 떨쳐온 공화국의 영예를 끝없이 빛내어가려는 천만 인민의 애국 열의는 하늘에 닿고 있다” “그 어떤 도전과 난관도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높이 모시고 혁명의 새 승리를 향해 나가는 우리 국가, 우리 인민의 영웅적 진군을 절대로 멈춰 세울 수 없다”는 등 김 위원장에 대한 찬양과 충성을 강조했다.
한편, 예비군 성격을 띠는 노농적위군과 우리의 경찰에 해당하는 사회안전성을 주축으로 열병식을 진행한 이유는 인민군 병력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감소로 해마다 초모(징집) 인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다 북한은 군 병력을 생산 분야에 투입하기 위해 군인들의 의무 복무기간을 감축했다. 아울러 북한은 전략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전략군 부대 규모를 확대하고 일반 행정과 보병 병력은 감축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는 전투 병력 보강을 위한 전 인민의 무장화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앞으로 전민 무장화와 전국 요새화가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사회안전성의 역할과 의미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타운
뉴스타운TV 구독 및 시청료 후원하기
뉴스타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