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중국과 북한의 강한 대응 조치로 탈북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탈북 네트워크가 거의 와해 수준이라고 VOA가 10일 전했다.
지난 10여 년간 탈북민 수 백 명의 한국행에 관여한 탈북민 출신 브로커 K 씨는 코로나 여파로 브로커 일을 중단한 채 요즘 개인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 동남아 국가들의 코로나 대응 조치로 탈북민들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해지면서 사실상 직업을 바꾼 것이다.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는 K 씨처럼 한국과 중국, 동남아 내 브로커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직업을 바꾸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로커는 탈북민들이 한국 등 자유세계로 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길잡이이다.
탈북 지원단체들에 따르면 브로커들은 2010년 전후에 10명 안팎의 탈북민들을 한 번에 이동시키면서 한 달 평균 1만 달러 이상의 고수익을 챙겨 수 백 명이 경쟁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 당국의 국경감시 강화로 탈북민들이 줄고 중국이 전자식 신분증과 모든 대중교통 시스템에 안면인식, 실명 관리제도 등을 도입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면서 최근에는 이른바 택배 시스템으로 대부분의 탈북민들을 이동시켰다.
과거처럼 브로커가 탈북민들과 함께 이동하는 게 아니라 탈북민을 특정 차량에 태워 보내면 주요 도시에서 인계해 다시 다른 도시로 보내는 방식으로 제3국까지 이동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넘게 탈북민 2,000여 명의 한국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브로커 W씨는 중국 주요 도시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브로커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지금도 계속 월급을 주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W씨는 “지난해 열악한 상황에서 새 경로를 뚫어 그나마 40여 명 구출에 성공했지만 올해부터는 중국 공안당국의 백신 접종증명서 확인과 라오스로 향하는 남부 도로의 검문소 대거 확대로 이동조차 못 해 브로커들도 모두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은 그나마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춘 중국 내 브로커들을 가족처럼 생각해 월급을 주고 있지만 대부분의 다른 한국 내 브로커들은 그럴 여력이 없어 중국 내 네트워크가 사실상 와해됐다는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4월~6월 2분기에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은 2명으로 2003년 이후 분기로는 18년 만에 가장 적었다.
탈북민 구출 활동은 지원단체들이 자금을 대고 대부분 한국에 사는 탈북민과 조선족 브로커들을 통해 중국과 북한 내 브로커와 연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김 목사는 한국에 브로커 50여 명이 활동했지만 대부분 핵심 브로커 5명에 의존했고, 이들과 연계된 중국과 동남아 내 핵심 브로커 30여 명이 현지인들에게 일감을 주는 방식으로 구출 활동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핵심 브로커들조차 손을 놓거나 직업을 바꾸면서 부작용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성은 목사는 지난 1년 동안 갈렙선교회를 찾아와 북한과 중국 내 가족을 구출해 달라고 호소한 탈북민들이 상당하다며, 이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한 사기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선교단체 관계자는 중국 내 탈북민 규모가 많이 감소하면서 “일부 악덕 브로커가 중국에 잘 정착해 가정을 이룬 탈북 여성들의 한국행을 선동해 가정이 깨어지고 탈북민들에 대한 지역 주민의 적대감이 커지는 아픔이 지속돼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탈북민은 불쌍하니 구출해야 한다는 선입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교회나 지원단체들은 분별력을 갖고 도움이 절박한 탈북민 구출에 전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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