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장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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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장미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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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가득한 가을, 커피 한잔

^^^ⓒ 김기영 기자^^^
청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가을 오후. 영화 시사회가 있어 충무로에 위치한 대한극장으로 향했다.

대한극장은 역사가 오래된 서울의 대형 극장이다. 성인이 되서 처음 갔던 극장이다.

그 당시에는 대한극장의 커다란 영화 간판의 위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대한극장이 제일 크고 멋있는 극장인줄 알았다. 스크린의 크기도 그 당시 국내 극장 중 제일 크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 김기영 기자^^^
그렇게 큰 스크린에서 영화를 보면서 스크린 속 세상에 푹 빠졌을 것이다. 순수한 아이에서 어른이 된 나에게 영화와 극장만큼 크고 상상 가득한 세상은 없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대한극장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여러 개의 스크린과 식당, 커피 전문점 등이 있는 멀티플렉스복합극장으로 변신하였다. 새로운 모습의 대한극장을 처음 방문했을때는 왠지 옛 추억 속 대한극장보다 정감이 가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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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절은 극장에서, 세상에서 사람과 사람의 정이 느껴지던 시절이어야 그랬던 것 같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시대도 변했다. 그리고 사람들도 변했다. 편리한 세상으로 변했지만, 사람들은 모두 혼자가 된 느낌이다.

그 시절에는 팝콘과 콜라를 마시며, 친구와 연인과 가족이 정겹게 영화를 봤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또한 영화만큼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오락이 없었다. 지금은 혼자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가 사람들에게 흥미를 주는 문화가 아닌, 시간을 때우거나 갈 때가 없을 때 잠시 들르는 장소로 변했기 때문일까.

^^^ⓒ 김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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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굳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대형TV와 DVD로 극장과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편하게 소파에서 감상할 수 있다.

게임 등 오락거리도 넘쳐나서 극장에서 7천원을 지불하고 영화를 관람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멀티플렉스 극장이 아닌, 작은 극장들은 모두 사라지고, 그나마 여러 개의 스크린이 있는 극장만이 명백을 유지하고 있다.

대한극장도 그 와중에 살아남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다. 새롭게 오픈한 대한극장에 최근 새롭게 떠오른 명소가 있어 영화 관람 전 방문했다.

대한극장 제일 꼭대기에 있는 ´하늘로즈가든´이 그곳이다.

처음 대한극장이 멀티플렉스로 오픈했을 때에는 커피를 파는 가게만 있었는데, 최근 향기로운 장미가 가득한 정원으로 새롭게 단장하였다.

^^^ⓒ 김기영 기자^^^
기자와 하늘로즈가든을 방문했던 네티즌들의 글과 사진을 보고 언제 기회가 되면 가보려 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서 방문하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층의 버튼을 누르고, 하늘로즈가든으로 향했다.

8층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눈 앞에 붉은, 노란, 순백의 장미가 눈 앞에 가을의 따뜻한 햇살과 함께 내 시선에 들어왔다.

대한극장을 옛날 방문해 간판을 보고, 커다란 스크린을 보고 놀랬던 기억처럼, 두 번째로 대한극장에서 또 한번 놀라운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 김기영 기자^^^
장미. 열정과 사랑의 상징이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날카로운 가시에 찔려 붉은 피를 흘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장미라는 꽃을 처음 알았을 때는 장미가 붉은 색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직접 장미를 처음 봤을 때, 다른 색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미를 한 장소에서 많이 본 기억은 일산의 호수공원의 장미정원에서였다. 두 번째로 대한극장의 ´하늘로즈가든´.

그러나 두 장소에서 본 장미의 느낌은 조금 다르다.

호수공원의 장미정원은 봄에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 장미가 로즈가든만큼 크고 예쁘지 않았던 것 같다. 꽃이라는 것이 빨리 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김기영 기자^^^
두 장소 모두 야외였다. 호수공원은 공원의 넓은 장소에 퍼져 장미가 피어 있었고, 하늘로즈가든은 큰 장소는 아니지만 옥상의 정원에 피어 있었다. 두 장소 모두 바람과 햇살을 듬뿍 받을 것이다. 그런데 느낌이 달랐다. 하늘로즈가든의 장미가 훨씬 예쁘고, 커 보였다.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갖고 있는 사람에게 아름다운 피사체를 보고 그냥 보고만 있을수는 없는 법이다.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렌즈를 장착하고, 밧데리와 메모리 카드를 넣고, 전원을 눌렀다.

그리고 렌즈를 통해 장미를 보았다. 역시 꽃이었고, ´장미´ 였다.

꽃 중에 여왕이라고 불리운다고 알고 있는데, 역시 퀸이었다. 가끔 여행을 통해 여러 종류의 꽃들을 많이 볼 기회가 있다. 여러 모양의 크기, 향기의 꽃들을 보는데, 장미 만큼 크면서 색깔이 뚜렷하고, 향기가 있는 꽃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 김기영 기자^^^
그리고 그 향기와 아름다움의 유혹 속에 날카로운 가시로 상처를 주는 어둠의 의미가 숨어 있다는 것 또한 장미의 또 다른 매력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야외 카페에서 주문한 후, 하늘로즈가든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서울이 한 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N타워가 흐릿하게 보였다. 붉은 장미가 N타워를 향해 뻣어 있는 풍경이 예술이었다. 꽃과 도시, 그리고 인간의 삶이 겹치는 순간이다.

인간이 세상에 나와 아름다움을 처음 본 순간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마도 순수함과 아름다움만이 세상에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세상의 어둠을 보면서, 아름다움과 그렇지 못한 것들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삶이 시작과 끝이 그렇듯, 빛과 어둠이 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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