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금법 혁신 훼손 위험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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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독금법 혁신 훼손 위험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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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거대 테크를 해체할 것이 아니라 어느 시대에도 미국의 최대 무기였던 자유시장, 법의 지배, 그리고 적정한 절차의 모든 것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중국에 전하는 교훈의 하나이자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거대 테크를 해체할 것이 아니라 어느 시대에도 미국의 최대 무기였던 자유시장, 법의 지배, 그리고 적정한 절차의 모든 것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중국에 전하는 교훈의 하나이자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지금까지 중국의 반()독점법(독점금지법)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히 미국적 자본주의 사회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왔다. 1773년 미국 보스턴 찻집 사건도, 영국의 동인도회사의 찻잎 독점 판매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나온 반독점법이라는 주장도 있다.

트러스트(Trust)시장 독점을 노리는 기업에서 유래한다. 19세기 미국 경제에서 일대 세력을 구축한 석유회사 스탠더드 오일이 그 한 예이다. 반독점법이란 그러한 기업들과 맞서 싸우는 것을 말한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24일자 기사에서 반독점법에 대해 “20세기에 보다 넓은 의미를 갖게 되면서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자유 확보도 의미하게 되면서, 반독점은 미국의 신념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풀이했다.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에서는 지난 2008년 독점금지법이 시행되었으나, 미국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사실상 외국기업 옥죄기에 사용돼 왔다. 따라서 중국의 독점금지법은 조지 오웰식 직권남용의 전형으로 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조지 오웰의 ‘1984’에나 나올 법한 전체주의 국가로 보아도 무방한 중국공산당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직권남용은 국제사회가 다 아는 사실이 됐다.

그러던 중국 정부가 갑자기 자국 기업에 대해 독점금지법적용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중국 공산당의 그러한 활동은 기묘한 단어가 상기된다. 옛 동독의 국가안전보위부(Mfs : Ministerium fur Staatssicherheit) 이른바 슈타지(Stasi : 비밀경찰)'와 같이 기습적인 수사를 자랑으로 여기는 조직이 끝없는 공포와 경악스러운 이야기를 생산해 내고 있다.

그러한 중국판 슈타지의 활동으로 중국이 세계에 자랑스럽게 여겼던 알리바바와 같은 빅 테크(Big Tech.)들은 순식간에 당국에 꼬리를 흔들어대지 않으면 안 되는 애완견의 처지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있다.

중국판 슈타지의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규제 면에서 새로운 독재주의의 대두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중국 양측에 있어, 자국의 거대 IT기업이 가지는 엄청나게 큰 힘을 어떻게 할지는 두고 볼 대목이지만 공통되는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공산당 총서기)2020년 가을 독점금지법을 총괄하라는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国家市場監督管理総局, SAMR)에 서명을 한 후, 중국은 독금법 적용의 속도, 범위, 처벌의 엄격성 모두에서 미국을 단숨에 제치고, 새로운 '기술기업 때리기(tech crush)'방식을 제사하게 됐다. 거대 IT기업을 괴롭게 생각하는 미국 사람들에게 중국은 그러한 기업에 분수를 알게 하겠다며 본보기를 선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의 독금법 활용법처럼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 먼저 속도의 차이가 크다.

반대편의 의견도 배려해야 할 필요가 있는 민주주의 미국에 대해 속도는 중국 공산당이 쥐고 있는 최대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전체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전광석화처럼 강압적으로 일처리를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 경영자들은 정치인을 주물럭거릴 수 있으니 따분하기 그지없는 의회 청문회에 소환될 필요가 전혀 없다. 대신 중국 당국은 인터넷 통신판매 최대기업 알리바바 그룹 및 그 산하 핀테크 기업 앤드 그룹(ANT Group)도 창업을 한 마윈(Jack Ma) 전 회장에게 행한 것처럼 눈에 띄는 행동을 당분간 삼갈 것 같은 상황으로 보이지만, 중국판 슈타지에게는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들은 앞뒤를 가리지 않고 하고자 하는 일은 밀어붙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개기술기업들의 억만장자들은 즉각 당국의 의도를 읽어냈다. 인터넷 쇼핑몰인 핀둬둬(拼多多, Pinduoduo)와 동영상 게시 앱 틱톡(TikTok)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字节跳动, ByteDance) 창업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모두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전 회장이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지 불과 6개월 만의 일이다.

202012월 알리바바 그룹을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지난 41822800만 위안(32,2088,76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때까지 4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초스피드이다. 미국 법무부와 11개 주가 202010월 미국의 구글(Google)을 검색 비즈니스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제소했지만, 재판이 시작되는 시기는 2023년이나 돼야 한다. 분명한 속도의 차이가 엄청나다.

각종 법 개정으로 막대한 권력을 장악한 중국의 독금법 당국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이다.

* 독금법의 적용 범위도 상당히 다르다.

중국에서는 독금법을 적용하는데 미국처럼 성가신 법원이 막아서는 일이 없다.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에서 허용되는 온갖 수단을 동원, 괘씸한 놈에게 철퇴를 내리는 것이 중국 공산당의 전형적인 행태이다. “독금법 예외주의라는 저서를 펴낸 홍콩대학 법학과 장 안젤라(張湖月)교수는 중국에서는 일련의 기술기업에 대한 독금법 적용 강화가 시작되기 전에 당국이 권력과 영향력을 보다 더 확보하고 유지하려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독점금지법의 운용 당국이 최근 권력을 맹렬히 휘두르는 것은 여러 분야의 법 개정으로 절대 권력을 쥐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의 차별적 가격 설정부터 우월적 지위 남용, 거래처의 부당한 취급, 테크 기업의 합병으로 당국에 사전신청 누락 등 이제 단속 대상은 폭넓다.

중국 배차 앱 최대기업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지난 6월말에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지 며칠이 지난 후에 중국 당국에 국가안전 보장상의 이유로 그 데이터 관리에 문제가 없는지 스파이 행위가 없는지에 대한 심사를 받았다.

디디추싱처럼 독점적이라고 비판받은 중국 기업이 법원에 보호를 요구하는 일은 없다. 중국에서는 독점금지법 당국이 사법부의 체크를 받을 일은 없다. 중국 당국은 모두 수사에서 기소, 판결까지 전권을 장악하고 있다즉 경찰, 판사, 배심원의 역할을 모두 맡고 있다.

미국은 정반대다. 미국 수도 워싱턴의 연방지방법원은 6월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이 202012월에 미 페이스북(FB)을 고소한 소송으로, 미 정부는 FBSNS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쌓아 올리고 있다고 증명할 수 없었다고 해서 소송을 기각했다. 속도나 적용 범위나 중국을 이길 수 없다.

* 중국 테크기업 시가총액 급감, 세 번째 차이점은 처벌의 엄격함이다.

중국 테크 대기업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벌금이 아니다. 앤트 그룹처럼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하거나 기업으로서의 신뢰를 잃는 것이다. 당국은 국영 미디어나 대중의 분노를 이용해, 그러한 기업의 매출액이나 주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련의 단속 강화로 중국 5개 인터넷 매체의 시가총액은 올해 이미 1530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미국에서는 소송과 조사, 공청회 실시에도 불구하고 알파벳, 아마존닷컴, 애플, FB,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이 1.5조 달러나 늘었다. 중국 기업들이 정부에 항복하는 반면 미국 기업들은 FTC 위원장 등 규제파에 공공연히 반박, 반격하고 있다. 조 바이든 정권이 사법부의 반트러스트법(Anti-Trust) 담당 톱으로 선택한 구글 비판자로 알려진 FTC위원장도 비슷한 반격을 각오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중국 기업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

미국에서는 최근 '중국'보다 '기술대기업(Big tech)'이 이미지가 나쁜 만큼 미국의 독점금지법 당국은 중국 독점 금지법 당국이 쥐고 있는 막강한 권력을 부러워할지도 모른다. 중국 정부는 대립하는 미국으로부터 반독점법이라는 장기를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목적도 실현시켰다.

시진핑 주석은 스스로의 정적이 될 수도 있는 국민의 인기를 먹고사는 기술대기업 각사의 억만장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고, 또 중국 정부는 방대한 디지털 데이터를 감시할 권한도 손에 넣은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을 위해 플러스로 작용한다. 목표는 공산당 지배 하에서 중국의 기술대기업 각사가 세계 최첨단의 혁신을 차례차례로 일으켜, 기술로 세계 톱을 달리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자립을 목표로 하는 것은 리스크를 수반한다. 중국 유력 테크(기술대기업)들은 미국 상장 계획을 줄줄이 접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상장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총 2조 달러 가까이 되지만 상장을 포기한다면 종전처럼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된다. 테크 기업 때리기는 기술혁신을 잇달아 낳는 이들의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을 무너뜨릴 위험도 있다. '야성적 충동이란 경제가 인간의 합리적,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만 돌아간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비경제적인 본성도 경제를 움직이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괴롭히는 가운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과 중국 각각의 디지털 시장에서는 테크 각사가 서로의 영역에 진출하는 한편, 신흥 기업이 기존 기업에 싸움을 거는 등 경쟁은 격렬해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 탄압이 아니라 지원이다.

미국 정부는 거대 테크를 해체할 것이 아니라 어느 시대에도 미국의 최대 무기였던 자유시장, 법의 지배, 그리고 적정한 절차의 모든 것을 강화해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중국에 전하는 교훈의 하나이자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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