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왕으로 돌아온 전도환 왕초의 무소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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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왕으로 돌아온 전도환 왕초의 무소유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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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 구축 박차와 효(孝) 정신으로 무일푼 정신 계승해야

거지 왕(王) 전도환. 그는 누구인가? 거지왕을 자처한 노인이 나서 화제다.

이번 출현은 이미 예고된 바지만 막상 화려한 신고식을 겸한 데뷔 인터뷰에서 ‘본인은 현금 30만원 밖에 없다’고 폭탄 선언을 함으로써 기정 사실로 됐다. 한국방송에서 그걸 확인하려는 소동이 있었으니 장삼이사(張三李四) 필부도 다 아는 일로 장안에 화제다.

한 때 업계 최고 대우를 받으며 수천 억을 거머쥐었고 그의 수하에 있던 많은 장졸들 식솔까지 쌀가마를 몰래 나눠줘 인심 좋기로 소문이 파다했던 그다. 그뿐인가. 못 먹고 못 살았던 동생과 처남 등에게도 새마을 사업을 맡겨 곳곳에 도로 깔다 남은 폐 자재를 자신의 곡간에 쌓아둠으로써 재활용의 귀재를 몇이나 키웠는지 모른다.

그런 그의 최근 행보는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한다. 그가 법정 스님의 무소유(無所有)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무일푼으로 사람들의 칭송을 한 몸에 듬뿍 받고 있는 속마음까지를 들여다 볼 수 없음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다 이렇게 아름답게 산화해 갈 모양이다.

“역시 전도환이야.”
“전통 아니면 누가 하겠어?”
“아무나 못할 일이야!” 라는 말도 들린다.

거지왕 전도환을 돕자는 자선단체까지 만들어졌다하니 세상사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더니 고사성어가 아깝지 않다. 상전벽해의 세월이 아니어도 이는 뭇중생을 구제하겠다던 스님들의 호주머니를 속속 들여다보는 일이요, 여지없이 비웃고 있으니 21세기 기록에 남을 위인 탄생을 기뻐하자꾸나.

왜일까? 그 잘나가던 왕초가 이렇게 변신하게 된 말못할 사정이라도 있는 건가? 아이엠에프 이후 사회안전망 구축을 보란듯이 비웃고 있는 저 노인 거지왕이 불쌍하다. 어디 여기에서 머물면 다행이다. 이 정신사적 쾌거를 길이 보존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가 할 일이 아직 많다.

건장한 자식들이 한 둘이 아니거늘 그 싸가지 없는 것들은 제 어미에게만 맡겨두고 ‘펜션을 시공합네’ 하며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종횡무진 회사를 확장하고 있다. 월 20만원만 부쳐 드렸어도 이런 사태까지 번지지 않았음이 분명한데 벌어먹겠다고 바쁜 개(그애의 다른 표현)자식들은 뒤늦게 그 소식을 접하고 대성통곡,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외친다니 뒤늦게 후회한들 뭐하랴. ‘살아신제 섬긴일란 다하여라’는 송강의 글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지는 차림부터 다르다. 재산도 없다. 거처는 청계천이나 을지로 지하도, 서울역 주변 지하에 자리잡는다. 그래서 그런지 거지왕 전도환은 남들이 그렇게 좋다고 하는 40평 짜리 아파트에도 살아본 적이 없다. 여지껏 연희궁 언저리에 있던 자신의 집 200평 짜리 허름한 곳에 살다 최근 인심 좋게 이신자 여사께 내주고는 얹혀 산다고 하니 남성들은 훗날을 생각해 아내 사랑 평소에 실천할 지어다. 이 얼마나 고귀한 사랑의 표현인가. 지고지순한 두 노인들의 보듬고 살피는 과정이 아름다움의 극치다.

누구라면 그 추운 백담사로 기어 들어가자 할 때 이혼 도장을 요구했을 지도 모르겠다. 공기 좋다던 시골살이 한 번 해보자 해도 그런데 두 분의 조화는 하늘을 감동시켰음이라. 주지 스님의 가르침을 대중 앞에서 펼쳐 보이나니 거룩하다. 변치 않는 우정의 표본이요, 동무로서 한 길을 가고자하는 동지애적(同志愛的) 발로가 아니고 무엇인가?

거지왕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흘러간 인물이 김춘삼이라는 분이다. 김두한도 한 때는 거지 출신이었다. 거지 업계에서 자수성가한 두 위인은 사상을 떠나서 일세를 풍미했다.

거지 왕이니 응당 거지 중 상거지가 거지 왕일진대 대한민국에서 거지왕 타이틀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70이 넘은 전직 대통령이다. 물태우고 속태우가 작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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